▲ 지난 20일 일본 학자 50여 명이 대성동고분군 발굴현장을 방문해 출토된 유물 앞에서 사진 촬영을 하며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사진/ 박나래 skfoqkr@
일본 학자 50여명 지난 20일 방문
발굴현장 살펴보며 비상한 관심
츠데히로시 오사카대학 명예교수
"통형동기 가야에서 전해진 듯"

"일본의 '임나일본부설'을 일축하는 유물들이 김해에서 잇따라 출토되고 있다."
 
일본 역사학계는 그동안 일본이 4세기 후반 한반도 남부에 진출해 백제·신라·가야를 지배했다는 내용의 '임나일본부설'을 주장해 왔다.
 
그런데, 대성동고분군 7차 발굴조사에서 '임나일본부설'을 반박하는 유물들이 대거 출토됐다. 김해시는 지난 8일 발굴조사 자문회의에서, 가야시대 4세기 전반 왕급 대형 목곽묘 2기와 5세기 후반 석곽묘 5기 등 귀중한 학술자료들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대형목곽묘 91호에서는 금동·청동제마구류 등 중국 모용선비, 특히 전연시대(337~370년)의 유물들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출토됐다. 88호에서는 통형동기와 파형동기, 동촉, 골촉 등 왜의 유물이 다수 출토됐다. 
 
이 유물들은 중국의 선진문물이 한반도를 거쳐 일본으로 전래됐다는 역사적 증거로 평가되고 있다. 4세기 대에는 가야가 신라보다 힘이 셌고, 특히 금관가야의 위상이 매우 높았음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자문회의에서 발굴조사자료집이 1차로 발표된 이후에도 발굴 현장에서는 계속해서 새로운 유물들이 출토되고 있다.
 
이 유물들은 4세기대 가야 역사에 대한 기존의 기록을 수정해야 할 정도로 충격적인 것이어서 국내외 학계가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지난 20일 오전 일본 학자 50여 명이 발굴현장을 방문했다. 일본 학자들은 지난 17~18일 대구에서 열린 '제10회 영남·큐슈 고고학회 합동 고고학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이들은 고고학대회 이후 대구 인근의 발굴현장을 방문하려던 계획을 수정해 김해를 전격 방문했다. 이들은 대성동고분군 박물관에서 조사결과에 대한 설명을 듣고 "충격적이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개별적으로 질문을 하고, 유물과 현장을 일일이 촬영하는 등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다.
 
현재 발굴조사단에는 국내외 언론사들의 인터뷰와 자료 요청이 빗발치고 있고, 국내외 대학들과 박물관 등에서도 수시로 발굴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KBS '역사스페셜' 촬영팀은 수주일 째 발굴현장에서 상주하며 발굴현장을 방문한 학자들 모두를 인터뷰하고 있는 상태이다.
 
20일 현장을 다녀간 일군의 일본 학자들 외에도, 개인적으로 발굴 실태를 살펴본 일본 학자들도 30여 명에 이르고 있다. 일본 고고학계의 최고 권위자로서 4세기대 일본 고분 연구 분야의 전문가인 츠데히로시(都出比呂志) 오사카대학 명예교수도 현장을 다녀갔다.
 
츠데히로시 교수는 "김해에서 대단한 유물들이 출토됐다. 일본에서 출토된 통형동기보다 시대적으로 앞선 통형동기가 출토된 점으로 미뤄봤을 때, 이 통형동기는 가야에서 일본으로 전해진 게 아닌가 짐작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해시민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주부 김순자(42·회현동) 씨는 "매일 저녁 산책하며 오르내리던 대성동고분군 언덕 밑에 이런 유물들이 묻혀 있었다는 사실이 놀랍다. 김해가 '가야 고도'란 사실이 실감난다"고 말했다.
 
김해시 최성열 문화관광국장은 "발굴 조사가 완료되면 최종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며 "새로운 역사적 사실이 밝혀지고 있기 때문에 대성동고분군 일대의 발굴조사는 국가 차원에서 시행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김해시와 경남도는 이런 의견을 문화재청에 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7차 발굴조사는 지난 6월 4일부터 시작됐으나 유물이 계속 나오고 있어서 김해시는 문화재청에 조사기간을 8월 말까지로 1차 연장 신청했고, 현재 재신청을 해둔 상태다. 시는 이번에 출토된 유물들을 대성동고분박물관 개관 10주년이 되는 오는 2013년에 특별전시회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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