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티스트 그룹 '뮌'의 영상설치작품 '우연한 균형'. 사진/박정훈 객원기자
클레이아크 큐빅하우스 '익스플로어'전
창동·고양 작가 작품 오는 11월4일까지

"영화 '아바타'에 나오는 신비스런 나무 같아요."
 
10여 그루의 나무가 제각기 붉은 빛을 내며 천정으로 올라간다. 푸른 빛으로 반짝이며 바닥을 향해 내려오기도 한다. 아티스트그룹 '뮌'의 비디오 영상작품 '우연한 균형'이다.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큐빅하우스와 국공립창작스튜디오, 두 기관의 교환전시회 '익스체인지(Exchange)'가 지난 24일 시작해 오는 11월 4일까지 열린다.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의 창동·고양창작스튜디오가 국내외 작가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기획한 것이다.
 
국립 창동·고양창작스튜디오에서 활동한 뮌·박기진·이문호·장성은 작가의 작품은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큐빅하우스에서 '익스플로어(Explore)전'으로 11월 4일까지 선보인다. 클레이아크 세라믹창작센터에서 활동한 김영현·박소영·이택수·주세균·최윤정·최해리 작가의 작품은 국립창동창작스튜디오 전시장에서 '오버 앤 오버(Over and over)'전으로 10월 21일까지 전시된다.
 
큐빅하우스의 '익스플로어(Explore)전'에 전시된 작품들은 공간의 의미를 개성있게 표현하고 있다.
 
뮌의 작품 '우연한 균형' 속의 나무는 인터넷으로 전송받은 세계 환율시장의 실시간 데이터를 보여준다. 나무는 환율이 오르면 붉은 빛으로, 환율이 내리면 푸른 빛으로 바뀌는데, 변하는 시점은 시시각각이다. 지나가는 시간의 흐름과 거대자본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설치작품이다.
 
박기진의 '발견'을 보려면 좁은 계단을 올라간 뒤 거대한 금속 원통 속을 내려다 봐야 한다. 금속 원통 속은 잔잔한 파동을 일으키는 우물이다. 작가는 아프리카의 두 호수에 서식하던 같은 종의 물고기가 지각변동으로 땅이 갈라진 후 서로 다른 모습으로 진화한 데서 착안, '물'을 광대한 공간으로 시각화했다. "물은 계곡에서 개울로, 강으로, 바다로 연결되어 있다"는 박기진 작가의 말을 생각하면서 금속 원통 우물을 내려다보면, 세상의 원천으로서의 우물이 느껴진다.
 
이문호 작가의 '공포. 저것이 끝이란 걸 안다면'은 우드락으로 제작된 건물 복도 모형이다. 복도의 끝은 어두운 저 뒤편으로 계속될 것도 같기도 하고, 어디쯤에선가 뚝 끊어질 것 같기도 하다. 작가는 익숙한 공간 속의 현실과 비현실, 2차원과 3차원, 실재와 허구를 표현했다.
 
장성은 작가의 사진작품은 우리가 흔히 맞닥뜨리는 특정 공간의 크기와 높이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작품이다. 어깨를 맞대고 나란히 선 다섯명의 인물은 골목길의 폭을 짐작하게 한다. 목말을 타야 담벼락 끝에 겨우 손이 닿는 두 사람의 모습은 담벼락의 높이를 말해준다. 구두를 방바닥에 가득 늘어놓은 사진은 방의 크기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장성은 작가는 "한 장소가 너무 익숙해져서 그 소중함이나 크기에 대해 무감각해지는 현상을 짚어봤다"고 설명했다.
 
공간의 의미를 재해석한 이번 전시회의 작품들은 관람객들에게 좁게는 집, 넓게는 사회적 공간을 새롭게 인식하는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클레이아크 홍보지원팀 조지혜 씨는 "이번 교환전은 다른 지역적 공간에서 활동하는 작가들 간의 소통과 네트워크는 물론, 기관의 상호협력을 도모하려는 취지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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