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실리테이터공동체 공감가치의 이상화 대표.
퍼실리테이터공동체 공감가치의 이상화 대표.

 
지역 최초 전문 자격인증 취득
토론서 상호작용 촉진자 역할
시민 토론회 개최·양성 교육도
"의견 당당히 제시하는 사회되길"

 
 
"이건 왜 이렇게 생각하십니까?" "이러한 점을 개선하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요?"
 
토론은 문제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갈등의 해결방안을 찾아 합의를 이뤄낸다. 이 때 '퍼실러테이터'는 중립적인 입장에서 집단이 훌륭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상호작용을 촉진하고, 지원하는 조력자 역할을 한다.
 
경남지역의 다양한 토론이 필요한 곳에는 김해의 퍼실리테이터 공동체인 '공감가치'가 있다. 공감가치를 이끄는 이상화 대표는 지역 최초 한국퍼실리테이터협회 정회원 자격인증을 받은 전문 퍼실리테이터이다.

이 대표는 2018년 김해사회혁신가네트워크와 김해문화재단의 활동에 참여하면서 퍼실리테이터에 대해 알게 됐다. 그 매력에 빠져 공부를 해 자격증을 따고, 지난해에는 공동체까지 설립했다. 최근에는 퍼실리테이터 1급 자격증도 획득했다. 
 
이 대표는 "기관들이 퍼실리테이션의 중요함을 인지하고 있다.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에서 퍼실리테이터를 찾는 횟수가 늘고 있다"며 "지역에도 퍼실리테이터들이 있는데 외부에서 초청하는 걸 보고 공동체를 설립해 존재감을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공감가치는 김해사회혁신가네트워크 회원들 중 퍼실리테이터에 관심을 가진 회원들이 모여 공동운영하고 있다. 회원 8명 중 5명은 자격인증을 받아 정식 퍼실리테이터이기도 하다.
 
이들은 △갈등 해결 △지역사회 의제 발굴 △문제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 도출 △퍼실리테이터 양성 △단체 워크숍 △지방자치 관련 교육(주민참여예산학교, 주민자치회 연수) 등 토론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간다. 
 
지금까지 김해시민 원탁 토론회, 김해시지역사회보장협의체 문화다양성 토론회, 김해문화도시센터 찾아가는 문화토론 설계, 인제대-경남도 광역치매센터 치매등대지기 서비스 기획 아이디어 토론 등 분야를 아우르는 활동을 진행했다. 
 
이에 이 대표의 핸드폰 사진첩에는 참석한 토론회의 사진뿐만 아니라 그들의 생각이 빼곡히 적힌 알록달록한 판자 사진도 많다. 이 대표의 자리에는 작은 캐리어가 놓여 있다. 그 안에는 회의에 필요한 종이, 펜, 포스트잇, 다과 등으로 가득하다. 이 대표는 "형형색색의 종이를 많이 사용한다. 자신의 생각을 예쁜 종이에 적고 판자에 붙이는 활동은 기억에 더 오래남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으로 지난해 참여한 경남도 치매극복 프로젝트 '로즈마리 제작단'의 세부 프로그램인 '나의 인생 박물관'을 꼽았다. 창원·양산시 어르신센터의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치매로부터 자유롭고 행복한 노후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과거와 현재, 미래의 삶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활동을 이끌었다. 이 대표는 "어린시절·고향에 대한 생각들을 말하며 눈물을 흘리는 어르신이 있는가 하면 자식과 여행을 갔던 추억 등 행복한 기억만 갖고 있는 분들도 있었다"며 "참여한 어르신들이 나의 나이든 모습이라고 생각했다. 많은 생각이 교차해 마지막날에는 꽃 한송이를 건네며 이야기를 들려주셔서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역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활동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공감가치는 지난해 12월부터 매월 '우리가 바라는' 시리즈를 진행하고 있다. 정치인, 교육정책, 복지정책에 대해서 토론을 마쳤다. 토론회에는 지역 의원, 교사, 복지사 등 다양한 분야의 종사자들이 자리해 의견을 제시했다. 이 대표는 "회원들과 회의를 하다가 시민들이 원하는 정책은 뭐가 있는지 궁금해졌다.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민들이 원하고 개선됐으면 하는 부분들은 무엇인지 토론해보는 자리를 마련하고 싶었다"며 "매번 상상하지 못한 의견들이 제시돼 놀란다. 앞으로도 시리즈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갑자기 토론을 이끌어달라는 요청이 들어오는 경우 헐레벌떡 저녁에 사전컨설팅을 하러 먼길을 갈 때도 있지만, 이 대표는 행복하고 재밌다고 한다. 이 대표는 "지역에 건전한 토론 문화가 확산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한 활동이다. 김해시 차원에서도 시민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공감가치를 찾는 빈도가 늘고 있다. 활동을 하는 보람을 느끼고 있다"며 "앞으로도 시민들이 정책에 관심을 갖고,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건강한 지역사회가 정착되도록 퍼실리테이터로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해뉴스 이선주 기자 sunju@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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