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352·곤충 165·조류 53종 등 멸종위기 9종 포함 총 616종 서식

생태수로 2곳 676m 규모 조성 장소별 동·식물 이름 따 구분
수면 높이 데크 등 탐방객 편의 야외학습장·전시관·전망대 등
3층 규모 생태학습관 습지 한눈에 이달 15일부터 이틀간 체험축제

"계절마다 바뀌는 화포천습지의 모습에 그리고 그 속에 어우러져 살고 있는 생명들의 모습에 행복해하고 즐거워하실 것입니다. 되도록 가족과, 친구와, 연인과 함께 오셔서 오감을 통해 느껴지는 자연의 느낌을 당신의 소중한 그 분들에게 선물해 주십시오." (화포천습지 안내 책자 중에서)
 
화포천은 진례면 신월리 대암산(해발 659m)에서 발원해 13개의 지천과 합수되면서 남에서 북으로 진례면, 진영읍, 한림면을 지나 낙동강과 만나는 하천이다. 길이는 22.2㎞, 유역 면적은 138.3㎢에 이른다. 이 중 물을 담는 그릇 구실을 하는 화포천습지는 국내 최대의 하천형배후습지로 길이 8.4㎞, 면적 299만 5천㎡ 규모이다. 통상 하천의 물은 동쪽이나 남, 서로 흐르는데 화포천습지의 물은 북쪽으로 빠져나간다.
 
화포천습지를 서식지로 삼은 생물은 식물 352종, 곤충 165종, 조류 53종 등 616종이다. 귀이빨대칭이나 수달, 독수리 등 멸종위기동식물 9종도 발견되고 있다. 화포천습지는 약 2천 년 전에 생성됐으며, 당시에는 갈대와 갯벌로 뒤덮여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 화포천습지가 생태공원으로 지정돼 상당한 의미를 낳고 있다. 우선 개발의 압력으로부터 벗어나 다양한 생물들이 마음 놓고 살 수 있게 됐다. 또한 김해시가 '친환경 생태도시'라는 이미지를 갖게 됨에 따라 관광브랜드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화포천습지의 경우 2004년부터 생태학과 분류학 분야 전문가들이 지속적으로 조사를 해왔다. 생태습지 조성이 가속화한 건 2008년부터였는데, 마침내 생태공원으로 지정된 것이다. <김해뉴스>는 오는 14일 본격 문을 여는 화포천습지 생태공원과 학습관을 사전 답사했다.
 
■ 화포천습지 생태공원
화포천습지 생태공원에서는 사계절 내내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이곳에는 강이 두 번 굽이치는 구간이 있는데, 그만큼 퇴적과 침식이 활발해 생태계의 변화가 다양하고, 생물들도 다양한 특징을 갖는다. 봄에는 솜털 달린 버드나무 씨앗이 눈처럼 흩날리고, 노랑어리연꽃이 수로를 노란색으로 가득 채운다. 여름에는 물이 범람해 습지를 뒤덮는다. 가을에는 넘실대는 물억새 파도를 볼 수 있고, 겨울에는 수많은 겨울 철새들을 관찰할 수 있다.
 

▲ 봄이 되면 화포천을 노란 꽃으로 가득 채우는 노랑어리연꽃.
화포천습지 생태공원에는 길이 5.5㎞의 생태 관찰로와 676m의 생태수로 2개소, 파고라(그늘막) 등이 마련돼 있다. 생태공원은 큰기러기쉼터, 노랑부리저어새쉼터, 노랑어리연꽃뜰, 창포뜰, 물억새뜰처럼 각 장소별로 많이 관찰되는 동식물의 이름을 따 구분했다. 생태학습관에서 출발해 큰기러기교와 노랑부리저어새교를 건넌 뒤, 대통령길을 거쳐 고라니교와 수달교를 지난 다음 퇴래둑방2길을 따라 다시 생태학습관으로 돌아오는 2㎞짜리 코스가 주 체험로이다.
 
데크는 수면의 높이 정도로 야트막하다. 그래서 손으로 습지의 풀들을 만져볼 수 있고, 마치 습지 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든다. 데크 위를 걷다보면 새들이 푸드덕 날아가고, 풀벌레 소리가 가까이 들린다. 습지의 느낌이 생생하다.
 
봄, 가을에는 화포천 수로를 따라 배를 타고 가면서 생태체험을 할 수 있다. 봄에는 수생식물들이 올라오기 전, 가을에는 겨울철새들이 오기 전까지다. 그밖에도 여름에 습지가 잠기거나, 겨울에 철새들이 자리를 잡으면 통행이 불가능해지는 곳도 있다. 시민들의 협조와 배려가 필요한 대목이다.
 
■ 화포천습지 생태학습관
화포천습지 생태학습관은 3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1층은 야외학습장과 쉼터 구실을 한다. 2층에는 다목적 강의실과 생태지도사들의 준비실이 마련돼 있다. 3층에는 전시관과 야외전망대가 있다.
 
3층 전시관은 규모는 작지만 세심하게 신경을 쓴 흔적들이 보인다. 전시관에 들어서면 화포천 생태습지의 역할과 중요성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왼편에는 생태지도사들이 매일 습지의 상태를 체크해 생태지도를 만드는 공간이 있다. 이 생태지도를 보면 현재 화포천의 실정이 한 눈에 들어온다. 수중생물 등의 모습을 모형으로 재현해 놓은 디오라마관에는 왼편으로 물 위 생물들이, 오른편으로 물속 생물들이 배치돼 있다.
 
▲ 14일 개관하는 화포천습지 생태학습관.
바깥으로 나오면 어항에서 실제로 서식 중인 어류들을 확인할 수 있고, 전망대에서 화포천습지의 모습과 철새를 조망할 수 있다.
 
학습관 창문에는 독수리같은 맹금류의 모습이 부착돼 있는데, 새들이 학습관 창문으로 날아들어 부딪치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화포천습지는 언뜻 보면 평화로워 보이지만, 조금만 관심 있게 들여다 보면 숱한 생명들이 분주하게 숨을 쉬고,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망원경으로 습지를 살펴보니 새들이 먹이를 찾아 이곳 저곳을 날아다니고 있다.
 
이곳에서 체험학습 신청을 하면 조그마한 책자를 주는데, 생태지도사의 도움을 받아 습지에 사는 새들을 찾아내 지도에 표시를 해볼 수 있고, 야생동물의 흔적들도 기록할 수 있다. 책자를 다 채우고 나면 나만의 화포천습지 기록지가 탄생한다. 1인당 3천 원의 체험비가 있다.
 
한편, 이곳에서는 오는 15일부터 이틀 동안 '가족과 함께 하는 화포천습지 생태체험 축제'가 열린다. 생태전문가와 자연생태지도사 50명의 안내로 '야생동물 에코백만들기' 등 실·내외 8개 행사를 즐길 수 있다. 문의/화포천습지 생태공원(055-342-9834), 홈페이지(http://hwapo.gimhae.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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