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부터 허리가 아파 파스를 붙이거나 찜질을 반복해 온 환자가 병원을 방문했다. 평소 과도한 운동 탓에 생긴 허리통증이라 생각하고 가볍게 여겼으나 어느 순간 통증은 허리 아래쪽으로 내려왔으며, 특히 양반다리를 할 때 사타구니쪽이 아파 앉을 수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진단 결과 '대퇴골두무혈성괴사'였다. 흔히 허리디스크와 혼돈하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이 질환은 엉덩이 고관절이 혈액순환 장애 탓에 썩어 들어가는 병으로, 전체 고관절 질환 중 약 70%에 이르며, 특히 30~50대 남성에게서 발병률이 높다.
 
발병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의학계에서는 과도한 음주문화, 외상에 의한 골절, 탈구 등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특별한 허리질환이 없는데 허리, 엉덩이 통증이 심하고 사타구니 앞쪽이 뻐근하게 당겨 걷기에 불편함이 있으며, 양반다리로 앉았을 때 저릿함을 느끼게 되면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진단은 X-선촬영과 MRI 촬영으로 뼈의 변화를 확인하게 된다.
 
대퇴골두 무혈성괴사의 경우 환자의 상태에 따라 비수술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가 가능하다. 비수술적 치료는 냉온열 요법, 전기치료 약물요법, 운동요법, 주사요법을 통해 통증 완화 및 괴사가 더 이상 진행되지 않도록 예방한다.
 
하지만 증상이 악화된 상태라면 수술을 고려하게 되는데 수술은 손상된 관절부위를 인공관절로 보강해준다. 이른바 인공관절수술이다. 인공관절수술은 무릎수술과 마찬가지로 작은 피부절개로 수술 후 빠른 회복이 가능하게끔 최소침습적 방법을 시행한다.
 
최근에는 관절면 마모가 적어 기존의 뼈 부위를 제거하지 않고 마모된 관절면만 제거하는 표면치환술도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소개되고 있다. 또한, 고관절에도 무릎이나 어깨관절처럼 관절내시경수술을 시행한다. 고관절내시경은 고관절의 비구순 파열, 고관절충동증후군, 화농성 관절염, 고관절 안에 떠다니는 관절내 유리체 제거 등에서도 기존 광범위한 절개대신 최소침습적 방법으로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그 밖에 엉덩이 통증질환 중 치명적인 것은 고관절골절이다. 신체의 유연성 및 균형 감각이 떨어지고 뼈가 약한 노인에게서 흔하다. 노인성 엉덩이 골절은 조기치료 및 재활이 매우 중요하며 합병증이 나타나기 전 골절 부위를 고정하는 수술적치료를 하게 된다. 인공고관절은 수술 후 3~4일이 지나면 목발이나 보행기를 사용해 걷는 것이 가능하고, 1~2개월 뒤면 일상생활을 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다만 달리다가 한 발로 멈추거나 도약을 자주 하는 등의 격렬한 운동은 삼가야 한다. 또한 1년에 한번은 반드시 정기적인 검사를 받아야 한다.
 
엉덩이 관절은 무릎관절 다음으로 큰 관절이며, 어깨관절 다음으로 운동범위가 넓다. 걷고 뛰며, 의자에 앉아 있을 수 있는 것이 바로 고관절 덕분이다.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음주를 자제하고 다리를 꼬지 말며 바른 자세로 앉는 것이 중요하다. 무릎, 사타구니, 허리 등이 아프다면 간과하지 말고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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