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힘든 훈련의 와중에도 웃음을 잃지 않는 영운중 역도팀 선수들이 훈련장에서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1999년 학교 개교때 함께 창단
선수사랑 지극한 감독과 코치 지도
학교의 신뢰와 지원이 큰 힘이 돼

극한의 중량을 가진 바벨을 머리 위까지 들어 올려 힘을 겨루는 스포츠 역도. 바벨을 들어 올리는 그 찰나의 순간을 위해 땀 흘리고 있는 선수들이 있다. 영운중학교(교장 엄홍기) 역도팀이다.
 
영운중 역도팀은 1999년 학교가 개교하면서 함께 만들어졌다. 당시만 해도 역도팀이 전무했던 김해에 역도를 뿌리내리고자 했던 사람은 김해역도연맹 김도희 전무였다. 장미란 선수의 코치로 활동했던 김도희 전무는 3년간 영운중 역도팀 코치로 있으면서 길을 닦아놓았다.
 
현재는 정수용 감독과 조혜정 코치의 지도 아래 3학년 6명, 2학년 1명이 선수로 뛰고 있다.
 
처음에는 교실에서 훈련을 해야 할 만큼 상황이 열악했다. 운동을 할 공간도 없었고, 제대로 된 운동 기구도 없어 힘들었다. 그렇게 어려운 상황에서 과연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었을까? 대답은 '그렇다'이다. 팀이 만들어진 그 해부터 실력있는 선수들이 배출됐다. 전국의 역도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얻었던 영운중 역도팀은 전국소년체전에 역도 여자부문이 생기면서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정수용 감독은 "2005년 부임 이후 지금까지 소년체전에서 가장 못한 기록이 동메달이었다"며 "메달의 개수는 차이가 있었지만 입상은 끊임없이 해왔다"고 말했다. 올해 소년체전에서는 금3개, 은1개, 동4개로 개교 이래 최다 메달을 획득했다.
 
그러다보니 역도는 전국대회에서 꾸준히 메달을 따내는 김해시의 효자종목이 됐고, 교육지원청과 학교로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선수들이 훈련하는 모습을 지켜보면 그야말로 '헉'소리가 난다. 한 시간만 지켜봐도 이 선수들이 얼마나 고된 훈련을 견뎌내고 있는지 느껴진다.
 
선수들은 오전수업을 마치고 점심을 먹고 난 뒤, 2시 반부터 6시까지 훈련을 한다. 이후 저녁을 먹고 잠깐 쉬었다가 7시 30부터 9시 30분까지 야간운동을 한다. 정수용 감독은 "오후운동만 해서는 훈련 량이 부족해 야간까지 하고 있다"며 "하루에 여자 선수들은 2천kg 이상을, 남자 선수들은 3천kg 이상을 든다"고 말했다. 매일 6시간 이상을 훈련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전국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없다는 것이다. 많은 에너지와 힘, 끈기가 필요한 역도. 시합은 단 3초 만에 끝나지만 그 순간을 위해 엄청난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영운중은 특이하게도 취미로 역도를 배우고 싶어 하는 학생들에게 연습실을 개방해주고 있다. 그렇게 운동한 학생들은 도민체전에 경남대표로 나가서 수상할 정도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
 
경남에는 총 7개의 역도팀이 있는데, 경기도와 강원도에 있는 역도팀 수는 경남의 3배나 되고 그만큼 투자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비해 영운중이 지역에 뿌리 내린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지도자들의 힘 덕분이다. 현재 역도팀 감독을 맡고 있는 정수용 교사는 역도선수 출신이다. 또 조혜정 코치는 이번 소년체전 때 만삭의 몸을 이끌고 학생들을 지도한 열혈 지도자다. 이 두 사람의 만남은 선수들의 실력을 향상시키는 데 큰 시너지 효과를 냈다.
 
정 감독은 선수들의 훈련이 끝나기 전에는 먼저 집에 가지 않고, 조 코치는 여자 선수들과 함께 합숙하면서 엄마처럼 챙겨주고 있다. 여름에는 선수들을 유원지에 데려가기도 하고, 겨울에는 스키장에도 간다. 선수들이 지칠 때 쯤 힘을 낼 수 있도록 해주는 것도 지도자들의 몫이다.
 
학교의 전폭적인 지원도 선수들에게 힘이 된다. 연습실에는 7~8개 되는 영양제와 한약이 쌓여 있다. 점심은 학교 급식으로 먹고 저녁은 주로 선수들이 힘을 낼 수 있도록 특식을 챙겨 먹인다. 학교에서 무조건적인 믿음을 주고 선수들은 그것에 결과로 보답한다.
 
영운중 역도팀은 선수 수급이 특이하게 이루어진다. 초등학생들에게 역도란 낯선 운동이다. 정 감독은 "설명회에 나갔더니 학생들이 아무도 지원하지 않았다"며 "학교에서 직접 훈련모습을 보여주고 흥미를 보이는 학생들에게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역도가 하고 싶다고 바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정 감독은 한 달여간의 기간을 주고 정말로 운동이 하고 싶은지 학생 스스로 심사숙고하게 한다.
 
주장인 권대환(16) 군은 "무거운 것을 계속 들어야 하니까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은 있지만, 시합 가서 메달을 따고 기록이 느는 걸 볼 때, 이 운동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지금의 3학년 선수들은 영운고등학교로 진학해 선배들과 함께 운동을 하게 된다. 앞으로도 부상 없이 계속 역도를 하고 싶은 것이 이들의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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