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지역을 대표하는 여성작가모임 가야여성문학회가 13번째 동인지 '페르소나 persona'를 출간했다.
김해지역을 대표하는 여성작가모임 가야여성문학회가 13번째 동인지 '페르소나 persona'를 출간했다.

 

"페르소나는 간단히 말해 인간의 정신구조 중 자아의 외부를 형성하는 사회적 인격을 말하는데, 이는 자아의 본모습을 감추고 사회에서 요구하는 주어진 역할을 수행하는 인격을 의미한다."「이애순의 '가면의 역설'중에서」

가야여성문학회(회장 송미선)는 지난달 13번째 동인지 '페르소나 persona'를 발간했다. 

이번 동인지에는 송미선 회장을 비롯해 나갑순, 진혜정, 하영란, 이나열, 이애순, 허모영, 변정원, 하성자, 윤영애, 배혜숙, 김정옥, 손순이, 최선화, 최엠마 등 15명의 작가가 함께 했다. 

동인지에는 회원들의 시·수필·시조·동시 등 작품 42편이 실렸다. 초대글로는 김영옥의 시, 장진화의 동시, 정일야의 수필이 게재됐다.

책은 크게 '특집-페르소나'와 '가야문단' 두 부분으로 나뉜다. 특집에는 9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진혜정 작가는 '타친구와 수다 한나절'에서 "지금 제 상황이나 내 마음을 꾸미지 않고 그대로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사실이 고마웠다"며 좋은 친구들에 관한 감사함을 풀어냈다. 하영란 작가는 "높은 자존감이 나를 주고 바쳐주고 있다면 다른 사람의 두꺼운 가면이 보인다고 하더라도, 나의 자존감이 바닥을 치치는 않을 것이다. 약한 사람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저런 가면을 썼구나 하고 인정할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표현했다. 

페르소나와 진아(眞我)에 대해 고찰한 이나열 작가는 "페르소나는 개인이 사회적 요구들에 대한 반응으로서 공적인 얼굴이라는 의미"라고 했다. 허모영은 탈을 소재로 "권력과 힘, 돈으로 차별받지 않는 세상, 각자의 능력이 존중받는 세상, 억울함을 당하지 않는 세상, 내 얼굴을 가리지 않고도 자신의 의견을 당당히 말할 수 있고 자신을 드러내는 맨얼굴"로 소통하는 세상을 기원했다.  

변정원 작가는 "국가, 사회, 가정 그리고 나 자신에까지 약속을 지킬 때 아닌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고, 가하면 가하다고 말할 수 있는 힘이 생겨날 것이다"라며 가면의 긍정성에 대한 작품을 실었다. 하성자 작가는 <얼굴, 가면 위의 가면>에서 "이해하지 못할 게 없는 수준이라는 가면에 가까운 가면 제작법을 찾아보고 만들어 써 보기, 이해충돌을 감당하고 해결하는 지혜 가면 써 보기, 삶은 행로마다 고난일 테지만 용기 있게 용기 가면 써 보기, 자신감 하나 보탠다 해도 가면이 무거워지지는 않을 테니 과감히 써보기"를 권하고 있다.

가야문단에는 '위내시경 후기 / 통영 바다 일몰'(진혜정), '달리는 종 / 하젤 장미'(송미선), '민들레꽃처럼/ 그녀 / 그녀·2 / 억새의 마음 치유'(윤영애), '페르소나/ 성형미인'(이나열), '부여박물관의 석양 / 달'(배혜숙), '고향 집 대숲에 바람 불면/ 어긋난 사랑법'(김정옥), '폐선의 꿈/ 나의 신부, 자작나무에게/ 사막꽃/ 사랑 또는 그림자'(손순이), '연을 꿈꾸다/ 꽃무릇'(하성자), '이제 내 어깨에 기대보렴/ 인정의 무게/ 바다가 물고 들어온 꼬리'(하영란), '엄마/ 옛날 노래'(변정원), '공감 능력'(나갑순), '동사가 주는 힘'(이애순), '법고창신法古創新'(허모영), '히어로의 콘서트'(최선화), '왜 그리 하나 되려 애쓰는가!'(최엠마) 등 시조, 시, 수필, 동시 등 회원 작품이 수록됐다.

송미선 회장은 "두께가 문제 될 때도 있지만 상황에 따라 적절한 가면을 선택하여 맡은 역할을 무리 없이 소화합니다. 유연하고 활기찬 사회생활을 위해서는 가면의 활용도를 높여야 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김해뉴스 송희영 기자 editor@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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