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에서 온 가족이 모두 다 한 곳에 모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먼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이 낫다'는 시쳇말처럼 친척은 우리와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다가올 추석이라는 명절만 봐도 그렇다. 추석은 음력 8월 15일로 우리 민족의 최대 명절 가운데 하나로 손꼽힌다. 사전을 보면 명절은 해마다 민속적으로 일정하게 지키며 즐기는 날이라고 풀이한다.
 
하지만 이 의미 이외에 명절 속에 숨겨진 뜻은 온 가족이 모여 음식을 만들어 나눠 먹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라고 마련된 소중한 자리라고 생각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오는 29일 시작되는 3일간의 추석 징검다리 연휴를 앞두고 많은 사람이 고민에 휩싸였다. 고민의 내용은 '어떻게 하면 귀성을 잘하고 차례를 잘할까'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추석 연휴를 잘 즐길까' 하는 것이다.
 
각종 신문·방송의 보도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상당수가 이번 추석에 모처럼 찾아온 황금연휴를 즐기기 위해 항공권을 예매하기 바쁘다고 한다.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오는 28~30일 일본을 비롯한 중국, 동남아 지역의 국제선 예약률이 평균 80~90%를 이른다. 특히 추석 당일인 다음달 1일의 예약률은 90%를 넘었다. 국내선 항공기 예약률도 평균 80%대를 웃돌고 있다. 이처럼 해가 거듭할수록 추석 등 명절 연휴에 국·내외 여행객은 늘어가는 추세이다. 오죽하면 항공업계와 호텔업계에서는 이 기간에 '행복한 비명'을 지른다고 표현할까?
 
반면 고향에 있는 부모들이 객지에 있는 자식들을 찾아가는 역귀성 현상도 해를 거듭할수록 늘고 있다. 자식들은 고향을 등지고 여행을 떠나고 부모는 자식을 찾아가는 기이한 현상이 명절이면 어김없이 벌어지는 것이다.
 
이번 추석에는 국·내외 여행 대신 고향을 찾아 부모님과 친지들을 만나면서 연휴를 보내면 어떨까? 어릴 때 소꿉친구도 만나보고, 친구 부모님께 문안도 드리면서 사람 사는 정이 뭔지를 느끼고 오면 어떨까?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