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봉초등학교 육상팀 선수들이 밝은 표정으로 훈련에 임하고 있다. 사진/ 박정훈 객원기자
교기 아니어도 본격적으로 지원
8종목에 선수 골고루 분포
문준서 군 전국 소년 체전 금메달

올림픽 정식 종목 중 가장 많은 메달이 걸린 곳은 어딜까? 올림픽의 꽃이라 불리는 육상이다. 하지만 40여 개의 금메달이 쏟아지는 트랙에서는 한국 선수들의 활약을 기대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육상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다.
 
석봉초등학교(교장 이재돈)는 교기로 지정돼 있지는 않지만, 육상에 남다른 애정과 관심을 쏟고 있다. 육상의 매력을 진정으로 알기 때문이다. "사실 육상은 비인기 종목이라 힘든 부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육상은 정직한 운동입니다." 노력한 만큼 꾸준히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이재돈 교장의 설명이다. "분위기나 컨디션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다른 종목과는 달리 육상은 그런 경우가 적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정한 목표를 달성하는 데 큰 의미가 있는거죠."
 
그러고 보면 육상만큼 짜릿한 스포츠가 없다. 100m 전에는 3~4위로 달리다가 결승선을 5m 남겨두고 빠르게 치고 올라오면서 1위로 들어오면, 그 순간 달리는 사람과 보는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쾌감이 있다. "한 명씩 제치고 결승선을 통과할 때의 짜릿함, 이것이 육상의 매력 아니겠니?" 육상팀 감독인 심규열 교사의 말에 자리에 모인 선수들은 모두 동감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소년체전에서는 육상에서 김해선수가 금메달을 따는 것이 드물다. 그만큼 육상선수를 전문적으로 키우는 학교도 적다. 그러나 육상 대회에는 거의 모든 학교가 참가하고 있다. 기본적이고 중요한 종목이지만 그만큼 주목받지 못하는 종목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 환경에서 석봉초는 본격적으로 육상 키우기에 나섰다.
 
석봉초에는 100m, 200m, 800m, 400m 계주, 멀리뛰기, 높이뛰기, 포환던지기 까지 8종목에 선수가 골고루 분포돼 있다. 현재 6학년 12명과 5학년 12명 총 24명의 학생들이 심규열 교사에게 훈련을 받고 있다. 정식 운동선수들이 아니라서 훈련은 학생들의 자율에 맡긴다. 하지만 쉬는 날에 불러내도 자발적으로 나오는 학생이 대부분이다. 지난 추석연휴에도 나와서 연습을 했을 정도로 적극적이다.
 
일주일에 2~3회 정도 훈련을 하지만 대회를 앞두고는 매일 훈련을 한다. 전국대회 수준의 선수들은 좀 더 꾸준히 훈련을 하고 있다. 보통은 스트레칭을 1시간 정도 하고 본 훈련을 1시간 정도 한다. 그 다음 자기 종목과 관련한 기술에 대해 배운다. "아직 어려서 그런지 알려주는 대로 잘 받아들여요. 학습효과가 좋아서 기록도 계속해서 좋아지고 있죠." 심 교사가 말했다. 비록 아마추어지만 대회를 준비하고, 주문하는 대로 잘 따라와 주는 학생들이 기특한 심 교사다.
 

석봉초는 최근에 열린 제32회 김해 초중학생 종합체육대회에서 개교 이래 처음으로 우승을 했다. 특히 문준서(13)군은 전국소년체전과 KBS배 전국육상대회 및 교보생명컵 꿈나무 육상대회 금메달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100m와 200m에서 2관왕을 달성했다.

"이왕이면 '열심히 해서 우승했다'는 성취감을 심어주려고 해요. 육상을 통해서 목표의식을 심어주고, 그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노력하는 과정이 하나의 공부니까요." 이재돈 교장은 육상팀을 잘 키워서 육상의 매력에 대해 느끼게 해주고, 더 나아가 지역사회에 육상을 알리고 퍼뜨리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자체적으로 4월에 대회를 열어 선수를 뽑았지만, 올해는 11월에 선수를 뽑을 생각이다. 동계훈련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석봉초는 육상에 재능있는 선수들을 발굴하고, 내년 대회를 좀 더 체계적으로 준비할 계획이다. "앞으로도 훌륭한 육상선수를 꿈꾸는 학생들이 많이 생겨나지 않을까요?"
 
훈련의 시작과 끝은 언제나 힘찬 화이팅 소리가 함께한다. 오늘도 석봉초 운동장에는 화이팅 소리가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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