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23년 민간대관 총 29건
대부분은 체육 종목단체 대관
개별 시민 대관 사실상 '제로'
대관규정 '15인 이상'으로 제한
민간 대관 올해 64만원에 그쳐 
운영비용 연 1억원…적자운영
올해 시설보수로 추경 1.3억원

경남교육청 김해학생체육관 실내. (사진=송희영 기자)
경남교육청 김해학생체육관 실내. (사진=송희영 기자)

 

김해 금싸라기 땅으로 통하는 연지공원에 자리한 공공체육시설 김해학생체육관이 지역민들의 사용에 엄격한 제한을 두며 시민들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김해학생체육관은 1998년 9월 김해시가 부지를 제공하고 경남교육청이 예산을 투입해 지은 공공체육시설로 현재 지역 초·중학교 체육수업과 특기적성·학예활동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정규수업 시간 외 시간에도 시민 개인들에게는 사실상 접근을 제한하고 있어 시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민간 대관 실적 저조…사실상 접근 차단 = <김해뉴스>가 김해교육지원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김해학생체육관의 2023년 5월까지 민간 대관 실적은 단 3건에 불과했다. 2건은 지역 2개 배드민턴 동호회 관련 대관이고 나머지 1건은 김해시체육회 산하 종목단체 행사였다. 이마저도 인근 구봉초등학교 체육수업으로 주간에 체육관을 주 2회 사용했던 신화클럽 1곳에 대한 대관계약이 2월 말로 중단돼 체육관을 사용하는 민간단체는 야간 주2회를 사용하는 연지클럽 1곳만 남았다. 

체육관은 지난해에 총 26건의 대관실적을 보였다. 교육청과 학교 교육과정 행사가 16건, 민간대여 8건, 지자체 2건이었다. 민간대여는 역시 배드민턴 동호회 2건, 김해시체육회 산하 협회 등 단체 6건으로 개별 시민들이 체육시설을 대여한 실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유는 체육관의 대관 규정에서 찾을 수 있다. 현재 시설을 관리하고 있는 김해교육지원청은 1일 2시간까지는 2만원, 2~4시간 4만원 등으로 대관 금액을 책정하고 있지만 개인의 경우 15인 이상이 아니면 아예 신청할 수 없도록 해 실질적으로 시민들의 이용을 막고 있다는 불만들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교육청의 미온적인 민간 대관실적은 수입현황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교육청은 김해학생체육관 민간 대관수입으로 2019년 758만여원, 2020~21년 104만원(코로나 시기), 2022년 196만원, 2023년 5월(현재) 64만원을 기록 중이다. 

반면 체육관 유지를 위한 비용은 일반운영비 등으로 연간 3000~4300만원 안팎의 예산을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 전담 주무관 등의 인건비를 더하면 경비 지출 규모는 1억원 정도다. 한마디로 적자운영을 지속하고 있는 셈이다. 올해는 추경을 통해 시설보수비 1억3000만원도 신청한 상태다. 김해교육지원청은 이번 추경으로 내외벽 도색, 스탠드 보수, 옥상방수, 실내외정비를 실시할 계획이다.
 

김해학생체육관 대관 규정. (사진=송희영 기자)
김해학생체육관 대관 규정. (사진=송희영 기자)

 

 

지역민, 공공체육시설 본질 외면 지적
정규수업 이외 시간대 추가 개방 요구
교육청 "취지에 맞춰 학생 중심 운영"
김해교육지원청 주무관 1인이 전담관리
개방 확대 요구에는 "인원 충원 필요"
체육계 "경영마인드로 탄력적 운영해야"

◇교육당국, "현행 방식 문제 없다" = 김해교육지원청은 학생체육관의 현행 운영 방식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학생체육관의 건립 취지에 맞게 지역 학생들의 체육수업 공간 등으로 적절히 사용 중이라는 설명이다. 윤희정 김해학생체육관장 "추경 이후 시설정비가 완료되면 체육관 활용이 더욱 증대될 것"이라며 "김해지역에서도 스마트 그린학교사업 참여 학교들이 늘어나면서 본관 건물 폐쇄와 임시교실 설립에 따라 체육공간 부족이 예상돼 학생체육관 수요는 증가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런 김해교육지원청의 입장에 시민들은 공공체육시설에 대한 본질은 외면하고 기관 중심의 운영에만 치중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배드민턴 동호회 활동을 하고 있는 시민 이모(52·관동동) 씨는 "학생체육관 활용의 우선 순위를 학생에서 시민으로 바꾸자는 말이 아니다. 학교 수업시간 등 정규시간대에는 학생들이 쓰게 두고 그 외 시간에서 시민들도 사용할 수 있도록 활용기회를 늘려달라는 말인데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라고 반문했다.

김해교육지원청은 정규수업 시간 외 새벽시간이나 저녁시간 사용 추가 허용에 대해서도 난색을 표했다. 현재 1명의 주무관이 시설담당을 전담하고 있기 때문에 별도의 인원 충원이 없다면 사용시간 확대는 어렵다는 반응이다. 윤 관장은 "학생체육관은 지자체가 관리하는 일반체육관처럼 별도의 개인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아니라서 시민 개개인의 사용에는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면서 "체육관 사용의 기본은 학생 교육활동을 위해 우선적으로 시설을 지원해야 한다. 이 외의 시간에 대관절차는 열어두고 있다"는 입장을 되풀이 했다.

이에 대해 진영에 사는 김모(56) 씨는 "진영지역만 하더라도 공공체육시설 건립에 수년이 걸렸다. 새로 짓는 것도 아니고 있는 공공체육시설 개방 시간대를 늘려달라는 시민의 요구도 관리문제를 들어 어렵다고만 하니 기가 찰 노릇"이라며 쓴소리를 날렸다.
 

김해시민들은 김해학생체육관의 민간 대관 확대를 희망하고 있다. (사진=송희영 기자)
김해시민들은 김해학생체육관의 민간 대관 확대를 희망하고 있다. (사진=송희영 기자)

 

◇체육계 "체육시설 놀리면 운영효과 떨어져" = 김해시 체육계의 입장도 시민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시 체육회 종목단체 회장을 맡고 있는 한 인사는 "연습장소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생활체육 종목들이 많다. 평일 새벽시간대나 저녁시간대가 아니더라도 주말 만이라도 체육관 문을 열어 줬으면 좋겠다"며 "지자체 공공스포츠 시설은 시민 개개인이 공평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온라인 예약시스템을 도입했는데 교육청 체육시설은 학생들을 내세우며 한치의 양보도 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해시스포츠클럽 장성동 이사장은 "삼계야구장은 월간 민간 대관이 15~20건, 김해실내체육관은 8~10건 정도로 시민 활용도가 높다"면서 "체육시설은 기본적으로 시간을 놀리면 운영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공공체육시설이라도 경영적인 마인드로 탄력적 운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달 8일 문화체육관광부는 '지자체 공공체육시설 운영 매뉴얼'을 오는 11월까지 제작·배포 하겠다며 사용시간, 사용자명 등 예약현황을 누구나 알 수 있도록 하는 공개 예약시스템 운영에 대한 사항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정책에 시도 교육청에서 운영하는 체육시설은 점검대상에서 빠져 학생체육관은 제외됐다. 

경남교육청에서는 현재 김해학생체육관과 진주학생체육관, 삼천포학생체육관 세 곳을 운영하고 있다.

 

김해학생체육관은 연지공원 공영주차장과 인접해 있다. (사진=송희영 기자)
김해학생체육관은 연지공원 공영주차장과 인접해 있다. (사진=송희영 기자)
김해학생체육관 외관. (사진=송희영 기자)
김해학생체육관 외관. (사진=송희영 기자)

 

김해뉴스 송희영 기자 editor@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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