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정취를 느끼기 위해 얼마 전 친구들과 함께 분산성에 올랐다. 분산성 봉수대에 오르자 김해 곳곳의 경치가 한 눈에 보여 가슴이 후련했다.
 
잠깐의 재충전을 뒤로하고 봉수대 옆 하산 길로 내려오는데 길 중간에 소방서에서 설치한 것으로 보이는 비상구급함이 나무에 걸려 있었다. 소방서에서 등산객들을 배려해주는 것 같아 고마웠다. 호기심이 생겨 구급함을 열어보았다. 아니 이게 웬걸? 구급함의 약품들이 적게는 한 달, 많게는 1년 이상 유통기한이 지나 있었다.
 
의약품을 비치한 것은 정말 고마운 일이다. 그러나 유통기한이 지난 의약품은 오히려 인체에 해가 될 수도 있다. 감사한 마음으로 구급함을 열어보았는데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가을의 정취를 느끼기 위해 산을 찾는 등산객들이 줄을 이을 것이다. 더 많은 등산객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또 위급상황 때 제대로 쓰일 수 있도록 관리당국의 조속한 조치가 필요하다.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