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스타일 댄스경연축제'의 첫번째 출연팀인 경남안전문화시민연대가 '한류경남스타일'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 김정은 kimjjung@
김해여성복지회관 지난 19일 개최
가수 싸이 인기곡 패러디 경연
모두 10개 팀 참가 각양각색 공연
김해 '그린가야예술단' 도지사상
올해 첫 행사에 시민 호평 쏟아져

"우린 우리스타일! 그게 김해스타일!"
 
김해여성복지회관 주최 '경남스타일 댄스경연 축제'가 지난 19일 오후 2시 내외동 연지공원 김해학생체육관에서 열렸다. 체육관 안은 응원나온 시민들과 구경 나온 시민들로 만원사례였다.
 
이 댄스경연 축제는 전세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패러디한 것으로, 별도의 '경남스타일'을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주최측은 이왕이면 어린이부터 노인들까지 모든 세대가 함께 즐기자는 의미에서, 주제를 '누구나 놀러와 2030~7080 세대 소통 공연축제'로 잡았다. 춤 자체는 물론 다른 세대와의 소통과 이해를 바탕으로 한 댄스를 중시한다는 것이었다.
 
이번 축제에는 모두 10개 팀이 참가했다. 스타일은 그야말로 각양각색이었다.

첫 번째로 나선 팀은 경남안전문화시민연대의 '한류경남스타일'. 임진왜란을 극적인 요소로 집어넣고 등장인물들은 모두 고전 의상을 입은 채 무대를 열었다. '강남스타일'의 사극판이었다.
 
두 번째로 등장한 진해청소년수련원의 댄스동아리 '리벤지'는 자신들이 직접 준비한 음악을 배경으로 춤 실력을 유감없이 선보였다. '진해스타일'이었다.
 
내동초등학교의 '블랙 퀸'은 '언니는 김해스타일'로 깜찍한 춤실력을 선보였다. 김해도서관, 연지공원, 수로왕릉 등 김해지역의 지명이 들어가도록 노래 가사를 바꾸는 센스도 발휘했다.
 
구산초등학교의 '빛나는 별'은 태극기를 들고 나와 '독돈 한국스타일'을 외쳐 관객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가사를 쉽게 바꾼 덕에 많은 사람들이 노래를 따라 불렀다.
 
33명으로 구성된 '그린가야예술단'이 무대 위에 오르자 무대가 꽉 차버렸다. 이 팀의 공연은 김해 사람과 김해를 표현하느라 애를 쓴 흔적이 역력했고, 관객들에게 유쾌한 웃음을 선사했다. 새벽시장 할머니, 야쿠르트 아줌마, 김해의 농민, 유권자들을 찾아다니는 정치인들이 차례로 등장해 객석은 웃음바다가 됐다. 이 팀은 공연 직후 '우린 우리스타일 그게 김해스타일'이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당당하게 공개했다.
 
김해동화구연협회의 '김해동화스타일'에는 동화의 주인공들이 총 출동했다. 호랑이, 토끼, 산신령, 인어공주, 마녀, 김해도서관의 북버스(Book Bus)까지. 노래가사는 '이 때다 싶으면 요정으로 변하는 여자'라고 재치있게 바꾸었다. 산신령 분장을 한 전효석 씨는 75살로 최고령 참가자였다.
 
가야중학교의 춤 동아리 'p&s'가 무대에 오르자, 객석에서는 여학생들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심사 항목에 관객의 호응도가 있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학생들은 공연이 시작되기도 전에 "얼마나 크게 소리를 질러야 해?"라며 단단히 각오를 다졌다. 이들은 함성은 물론, 일제히 일어서서 말춤을 함께 추기도 했다. 이때문에 일부 관객들은 참가 팀의 공연이 아니라 여학생들의 언행을 관람하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는 공무원들도 참가했다. 경남인재개발원에서 선보인 공연은 '경남공무원스타일'. 관객들은 "스타일이라는 말이 공무원이란 말 뒤에 붙으니 묘하게 웃긴다"며 관심을 보였다. 춤에는 썩 자신이 없었던지 팀 이름을 '몸치스'라 했지만, 팀원 12명은 열성으로 춤을 추었다. '몸치스'는 공연이 끝난 후, 귀에 쏙쏙 들어오는 말투로 경남인재개발원을 소개하기도 했다.
 
진해에서 온 '제이재즈댄스팀'은 뛰어난 춤 실력을 선보였다.

마지막 팀은 같은 어린이집에서 만나 7년 넘게 가까운 이웃으로 지내온 가족 구성원들의 모임 '동상키즈'의 '가야스타일'. 이 팀에는 최연소 참가자가 있었다. 2살짜리 남자아기 김세영. 세영이는 멀뚱한 표정으로 무대 제일 앞에 서 있었는데, 그것만으로도 시선집중이었다. 세영이는 객석을 바라보다가, 다시 언니 오빠가 춤을 추는 걸 바라보다가 하는 '관망스타일'이었다. 그러던 세영이가 흥에 겨워 엉덩이를 실룩거리자 객석에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세영이가 손을 한번 들면 비명이 쏟아졌고, 제자리에서 한 바퀴 아장아장 돌면 함성이 울려퍼졌다. "아이고, 가만히 서 있어도 이쁘네." 세영이를 지켜보던 할머니가 말했다. 그는 "요 근래 들어 이렇게 신나게 웃어보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공연이 끝난 후 관객들은 무용가 최선희 씨의 지도로 다 같이 말춤을 배웠다. 비보이 공연단체인 '스텝크루'의 축하공연은 수준 높은 안무로 관객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심사위원을 맡은 마산MBC의 '아구할매' 임나혜숙 씨는 "얼라부터 할매까지 김해 사람 싸~악 다 여 모있네"라며 아구할매식 심사평을 했다.
 
2살부터 75살까지 참가했으니 세대 공감도 성공, 참가자도 객석도 신나게 웃고 즐겼으니 축제도 성공이었다. 댄스경연축제가 끝난 후, 대회장을 빠져나오던 시민들마다 "이거 매년 하면 좋겠다. 좋으면 쭈~욱 밀고 나가는 게 김해스타일 아이가!"라고 감상을 털어놓았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는 '그린가야예술단'이 최우수상인 도지사상을 받았다. 상금은 20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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