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정만큼은 우리가 최고죠." 올해 창단한 진영제일고 검도팀 선수들과 감경동 감독이 환하게 웃고 있다.
올해 7월 창단 교기로 지정
진영중 연계 진영지역 검도 활성화
창단 전 경남회장기 대회 우승
검도 명문고 만들겠다는 포부

신체 보호 장비인 호구를 착용한 뒤 대나무로 만든 죽도를 사용해 상대방을 타격하는 운동, 검도는 우리에게는 익숙하면서도 잘 알려져 있는 운동이다.
 
여기 지난 7월에 탄생한 따끈따끈한 검도팀이 있다. 진영제일고등학교(교장 이승렬) 검도팀이다.
 
그동안 진영중학교의 검도팀 선수들은 같은 진영지역 내에 진학할 고등학교가 없어 가깝게는 김해 시내나 마산으로, 멀게는 진주까지 유학을 가야했다. 때문에 집에서 학교를 다니며 운동을 할 수 있게끔 고등학교 검도팀을 만들어 달라는 요구가 있어왔다.
 
그러나 새로운 운동팀을 창단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재정적인 문제도 있지만, 기존의 학교 관계자들과 학부모들의 동의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검도를 교기로 지정하자는 의견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다. 예를 중시하는 검도를 교기로 지정하면 다른 학생들에게도 직간접적으로 그러한 분위기가 전달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선수들의 기량이었다. "중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냈던 아이들입니다. 선수들이 잘해줄 거라는 믿음이 창단을 결심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였죠" 이승렬 교장이 말했다.
 
이 교장은 진영중에서 진영제일고까지 검도팀이 연계 되면서 진영지역에 검도가 활성화 될 수 있는 밑바탕이 됐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선수들에게 공부와 운동을 병행할 수 있는 좋은 분위기와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학교가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영제일고가 검도팀에 거는 기대는 남달랐다.
 
체육관에 들어서자마자 선수들이 훈련을 멈추고 "안녕하세요"라며 인사를 건냈다. 호구를 쓰고 죽도를 들고 있는 모습이 늠름했다. 현재 진영제일고 검도팀에 있는 학생은 모두 7명, 남학생 6명과 여학생 1명이다. 이들의 지도는 감경동 감독이 맡고 있다.
 
감감독과 선수들의 인연은 깊다. 감감독은 지난해 소년체전 때 진영중에서 이 선수들의 훈련을 도왔다. 초등학교 때부터 일본에 전지훈련을 같이 갔을 정도로 오랜 시간을 봐 온 선수들도 있다.
 
학부모들은 이런 감감독을 믿고 신뢰하며 이번 검도팀 창단 때 감독으로 와줄 것을 강력하게 요청했단다. "이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서 감독직을 수락했어요." 감감독이 말했다.
 
"사실 전국체전에서는 고등부 단체전에 걸린 메달이 1개뿐이라 금메달을 따는 게 어려워요. 경남대표가 되는 것도 힘들죠. 이제 갓 창단했지만 내년까지는 경남대표가 돼서 대회에 출전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감감독의 목표는 이루어 질 듯하다. 진영제일고 검도팀은 창단되기 전에 있었던 제27회 경남회장기 검도대회에서 단체전 우승을 거두며 그 가능성을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7인조 경기에서 6명의 선수가 나서 1게임을 내주고 경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우승을 해 의미가 남달랐다.
 
고등부 검도대회는 2월부터는 개인전이 주로 있고, 4월부터 11월까지가 본격적인 시즌이다. 평일에는 3시간가량을 훈련하지만 짧은 시간 내에 집중해서 하고 있다. 다가오는 동계훈련은 정신력 강화 훈련과 체력 훈련을 중심으로 할 계획이다.
 
감감독은 훈련 때 예의와 정신력을 강화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검도는 예로 시작해서 예로 끝나는 운동입니다. 검도를 하는 선수들이니 학교에서도 예의바르게 행동하도록 해야죠." 감감독은 잘못된 행동으로 선생님에게 지적받는 선수가 있다면 시합을 내보내지 않는 특단의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진영제일고 검도팀 선수들은 선배가 없다. 선수 개개인이 갖고 있는 부담감이나 책임감이 클 듯 했다. 감독 역시 선수들에게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가르쳐 주고 있다, 주말에는 다른 학교로 전지훈련을 가서 선후배 관계를 알려주기도 했다.
 
그러나 감독의 걱정과는 달리 선수들은 "1학년 때 부터 대회에 나갈 수 있으니 좋은 기회잖아요"라고 말했다. 고등학교에 들어와서도 선배들에게 밀려 대회를 나가지 못한다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을 운동만 한 선수들은 그만두고 싶은 생각이 든 적은 없었을까.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도 다음날이 되면 잊어버려요. 운동이 끝나면 오는 해방감도 좋고, 운동을 안 하면 이제는 남은 시간을 어떻게 써야 할 지 모르겠어요." 그들은 미래의 국가대표, 체육교사, 실업팀 선수 등 각자의 꿈을 키우고 있었다.
 
"검도는 끝없이 공부를 해야 하는 운동, 끝나지 않는 운동이라는 것이 매력이죠." 감감독은 어렵게 시작한 만큼 진영제일고를 검도 명문고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요행보다는 기본에 충실하라고 가르칠겁니다. 개인적으로 역량이 뛰어나니 기본만 잘 지킨다면 원하는 성적을 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열정으로 똘똘 뭉친 그들이야말로 내일의 MVP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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