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중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계에서는 이달 초, '새싹, 바르게 키우기 비행청소년 선도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올해 상반기 접수된 학교폭력 신고사건 중 경미초범에 해당하는 중고생 25명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으로, 외부강사 초청 특강, 학교폭력 전담경찰관 강의, 경찰서 체험 등의 과정이 2일에 걸쳐 총 10시간 동안 진행됐다.
 
그러나 학생들의 반응은 처음부터 신통치 않았다. 경찰서장의 인사말이 시작되자 학생들은 온몸을 비틀며 하품을 하거나 턱을 괴고 조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이어진 특강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 순간 필자는 주입식 교육으로는 학생들의 관심을 끌 수 없다는 판단이 섰고, 학생들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묻기 시작했다.
 
몇몇 학생들은 유치장 견학을 가고 싶다고 했고 순찰차를 타보고 싶다는 학생들도 있었다. 심지어 싸이의 말춤을 춰보라고 요구하는 학생도 있었다
 
필자가 춤 보다는 노래 한 곡 하겠다고 하자 학생들은 환호와 함께 박수로 호응해 줬고, 졸고 있던 학생들도 일어나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노래가 시작되자 따라 부르는 학생들도 보였다. 서서히 마음을 여는 것 같았다.
 
"가정 및 학교생활에 적응치 못하고 대화 단절과 소외감을 갖고 있는 학생들은 군중 속에서 돌출행동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고 싶어 한다. 이는 지극히 정상적인 행동이다."
 
이어진 강사의 얘기에 청소년들의 심리상태를 너무 몰랐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선 경찰서에서는 자체 선도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이다. 선도 프로그램의 취지는 좋지만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
 
청소년 선도 프로그램의 내용에 학생들이 흥미 있어 하는 예체능을 곁들인다면 자연스럽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친구의 소중함도 함께 깨달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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