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다치지 않았느냐(윤현주 지음/산지니/318p/1만 5천원)

윤현주 부산일보 논설위원이 칼럼집을 펴냈다. <김해뉴스>의 상무 겸 편집국장으로도 재직했던 윤현주 위원은 25년간 언론인의 외길을 걸어왔다. 이번에 펴낸 칼럼집은 기자적 시각으로 논어를 해석하고, 이를 현실에 적용한 글을 모아 엮은 책이다.
 
'논어'는 공자와 그 제자들의 언행이 담긴 유교 경전이다. 이 책은 일반인들에겐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는 '논어'를 현실과 연결시키면서, 재미있고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준다. 저자의 풍부한 현장 경험과 '논어'에 대한 지식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어, 쉽고 재미있게 읽히면서 동시에 시사교양 칼럼의 맛을 제공한다.
 
책 제목 <사람 다치지 않았느냐>는 논어 향당편 제 12장에서 따왔다. 공자의 집 마구간에 불이 났다. 공자는 조정에서 퇴근해 집에 돌아와 이 일을 보고받고 난 뒤 가장 먼저 이렇게 물었다. "사람이 상했느냐?" 공자의 인본주의 사상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이야기다. 공자가 살았던 춘추전국시대에 말의 가치는 컸다. 일반인들은 말을 가지지도, 타지도 못했다. 적어도 대부 이상의 신분에게나 허용된 교통수단이었고, 또 사회적 신분의 상징이었다. 그리고 전쟁이 났을 때는 전차를 움직이는 강력한 엔진 즉, 전투력의 원천이었다. 전쟁이 빈번했던 그 시대에 꼭 필요한 무기가 말이었다. 사회계층별로 소유의 한계도 정해져 있었을 정도였다. 그래서 이런 경우 말은 죽지 않았는지, 재산 상의 피해는 없는지부터 확인하기 십상인데, 공자는 사람이 다치지 않았는지만 물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이야기를 통해 자원이 부족하고 국토가 좁은 우리나라에서의 인재의 중요성을 이끌어내고 있다. 값비싼 말보다 사람의 안위에 대해서만 물었던 공자의 인본주의 사상에서, 21세기 글로벌경쟁 사회에서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이 책은 인성과 창의를 강조하는 교육이 왜 필요한지, 이 시대가 요구하는 참된 리더십은 무엇인지, 우리의 정치는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사회 양극화 해소와 경제민주화는 왜 필요한지 등의 시대적 명제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공자의 지혜를 빌어 제시한다. 개인의 행복이나 사회 정의의 기본은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인본주의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는 책이다.
 
저자는 "그간의 '글빚'을 사회에 환원하는 의미로 책 판매 수익금 전액을 지역의 두 NGO단체에 불우 청소년 활동기금으로 기부한다"고 밝혔다. 출판기념회는 오는 11월 6일 오후 6시 부산일보사 10층 대강당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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