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설립된 신설법인…모회사는 마루레저
대동면 풍력사업 위한 특수목적회사 성격
본사는 진영아웃렛 아웃도어 매장 3층에
"해당부지, 마루레저 대표가 증여받은 땅"
"지난해 풍향계측기 설치, 사전조사 마쳐"

산 위에 조성돼 있는 풍력발전단지 / 이미지투데이
산 위에 조성돼 있는 풍력발전단지 / 이미지투데이

 

김해시 대동면 일대에 풍력발전단지 허가를 결정하는 산업통상자원부 전기심의위원회 심의가 22일로 예정된 가운데 사업주체인 ㈜김해풍력발전의 실체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김해뉴스>는 수소문을 통해 ㈜김해풍력발전에 대한 취재를 시작했지만 이 회사에 대해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심지어 풍력발전단지 관련 시의회 5분 자유발언을 한 시의원도 "회사에 대해서는 정확한 정보가 없다"고 했다.

대동면 김해풍력발전사업반대대책위원회도 마찬가지였다. 대책위 관계자는 "어떤 업체인지 잘 모른다. 직원들이 찾아온 적도 없고 주민들도 너무 조용해서 의아할 정도"라면서 "다만 4~5년 전부터 이 지역에서 골프아카데미와 풍력사업을 추진하려던 업체와 관련이 있다는 정도로만 알고 있다"고 했다.

<김해뉴스>는 일단 대법원 인터넷등기소를 통해 회사 본점 소재지와 설립에 대한 기본정보를 확인한 뒤 주소지를 방문해봤다. 소재지는 일명 진영아웃렛 거리에 있었다. 해당 주소지를 찾았지만 유명 아웃도어웨어 아웃렛 매장과 주변에 콘테이너 사무실이 몇몇 있을 뿐이었다. 재차 주소를 확인하고 매장 직원에게 마루레저 사무실을 아냐고 묻자 같은 건물 3층이 사무실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은 직원이라 잘 모른다"고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김해풍력발전 본점 소재지로 등록된 곳. 진영 아웃렛거리에 위치한 건물 1층에는 유명 아웃도어 매장이 있고 김해풍력발전과 마루레저는 3층에 사무실이 있다. (사진=송희영 기자)
 ㈜김해풍력발전 본점 소재지로 등록된 곳. 진영 아웃렛거리에 위치한 건물 1층에는 유명 아웃도어 매장이 있고 김해풍력발전과 마루레저는 3층에 사무실이 있다. (사진=송희영 기자)

 

이후 이뤄진 마루레저 관계자와의 통화에서 ㈜김해풍력발전에 대해 조금 상세히 알 수 있었다. ㈜김해풍력발전은 대동면 일대에서 풍력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마루레저가 세운 일종의 SPC(특수목적회사) 회사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지난 3월 설립된 ㈜김해풍력발전은 모회사인 마루레저와 함께 김해 진영읍의 한 아웃렛 매장에 본점 소재지를 두고 있었다. 자본금 1천만원인 이 회사는 사업목적으로는 풍력·태양광·신재생발전사업 개발 및 운영, 전기·소방사업 등을 올려 뒀다. 

모회사인 마루레저는 지난해 매출 11.6억원, 영업손실 1.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대부분은 의류도소매와 부동산 임대를 통해 발생됐다.

마루레저 관계자는 "진영 사무실은 일주일에 한번 정도 방문한다"며 "업무는 통상적으로 부산 대현동 사무실에서 보고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대동면 풍력발전단지 조성 예정지에 풍향계측기를 설치해 사전 조사를 마쳤다"며 "조사결과 풍력발전시설 설치에 충분한 바람을 확인했다"고 했다.

김해풍력은 대동면 덕산·예인리 일원에 6MW 풍력발전기 13기를 설치하겠다며 현재 산업부에 허가신청을 내놓은 상태다. 신청서 상 완공까지 5년 정도의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풍력단지 조성을 위한 자금 소요는 총 1950억원으로 김해풍력은 이 중 1500억원 정도를 정부 융자를 통해 조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루레저 관계자는 "예정부지 14필지 중 13필지는 마루레저 대표가 선친으로부터 증여받은 땅이고 1필지는 현재 김해시 소유의 땅"이라며 "산업부에서 발전허가가 나면 사업실행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발전업 허가 취득 후 대기업에 사업권을 매각할 것 아니냐는 풍문에 대해서는 "도대체 어디에서 그런 근거 없는 이야기들이 나오는지 모르겠다. 그런 계획은 전혀 없고, 대기업을 접촉한 사실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풍력발전단지 조성과 함께 김해시공모사업으로 추진해왔던 골프아카데미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018년 당시 마루레저가 해당 부지에서 추진하려던 풍력발전과 골프아카데미 사업은 3.2km에 달하는 진입로 개설과 환경단체의 반대 등으로 중단된 바 있다.
 

지난 13일 김해풍력발전사업반대대책위원회 허남호 회장이 반대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송희영 기자)
지난 13일 김해풍력발전사업반대대책위원회 허남호 회장이 반대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송희영 기자)

 

이에 대해 대책위 허남호 위원장은 "천혜의 자연을 민간업체가 훼손하게 내버려둘 순 없다"면서 "22일 세종시 정부종합청사에서 집회를 통해 전기심의위원회가 김해풍력의 허가신청을 철회 또는 적어도 보류할 수 있도록 주민들과 힘을 모아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김해뉴스 송희영 기자 editor@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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