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채용박람회를 취재하면서 '인풋(Input)'과 '아웃풋(Output)'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인풋과 아웃풋은 '미스매치(구인구직자간의 시각 차가 큰 고용상황)'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주촌면 선지리에 위치한 A중소기업의 사례는 김해지역 구인업체의 사정을 제법 잘 반영하고 있다. 이 업체의 이 모 이사는 오랫동안 인사업무를 맡고 있는데, 그가 전하는 현실은 이렇다. 제조업의 특성상 A기업의 취업 분야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뉘어진다. 사무직과 생산직, 연구직이 그것이다. 그런데, 세 직종의 경쟁률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각 분야 별로 1명을 모집한다고 했을 때 사무직과 생산직, 연구직의 경쟁률은 각각 1대 15, 1대 0, 1대 0이다.
 
A기업의 사례에서 보듯 채용 현장에서는 사무직의 지원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생산직의 경우엔 경력자를 제외하고는 신입직원을 뽑기가 하늘의 별 따기이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외국인 인력 얘기가 나온다.
 
고급인력이랄 수 있는 연구직 채용도 요원하기만 하다. 김해지역엔 이 같은 고급인력이 많지 않은데다, 부산과 창원지역에 사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출퇴근 문제 때문에 3천만 원 이상의 비교적 높은 연봉을 제시해도 사람을 구하기가 힘들다.
 
문제는 6천500여 곳에 달하는 김해지역 중소기업들이 주로 생산직 인력을 원한다는 것이다. 이날 채용박람회에서도 사무직 모집 비율보다 생산직 모집 비율이 월등히 높았다.
 
여기에는 태생적인 이유가 있다. 인문계 고교 수가 상업계 고교 수보다 훨씬 많은 데서도 알 수 있듯이, 젊은 인력들의 목표는 사무직에 맞춰져 있다. 번듯한 사무직이 아니면 취업했다고 말하기 힘들 정도라고들 한다. 대학들 역시 이런 분위기와 무관치 않은 듯하다.
 
이 같은 미스매치는 김해로서는 득보다 실이 더 많을 수밖에 없다. 적지 않은 인력이 원하는 일자리를 찾아 다른 곳으로 나가다 보니 지역의 인재들이 유출될 수밖에 없고, 또 중소기업들은 중소기업들대로 구인난에 허덕이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따라서 김해는 이 같은 미스매치를 해소해야만 희망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 방법은 바로 '인풋과 아웃풋의 조정'이다. 우선 생산직 인력을 지역에서 체계적으로 확보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생산직에 가도 얼마든지 자신의 꿈을 실현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고, 자부심을 가질만한 근로조건 개선을 단행해야 할 것이다. 인문계와 실업계의 비율을 조정하는 등의 조치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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