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살이 곤충의 사생활(정부희 지음/지성사/323p/3만 원)

영지버섯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신령스런 버섯으로 알려져 왔다. 오죽하면 중국에서는 이름을 영지(靈芝:신령스러운 버섯)라고까지 했을까. 그런데 이 버섯을 먹고 사는 곤충이 있다. '살짝수염벌레'류는 영지버섯 속을 다 파먹고 똥으로 가득 채워놓는다. 딱정벌레과에 속하는 이 곤충은 이름도 낯설지만, 좀처럼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비싼 버섯을 주식으로 삼는만큼 비싸게 구는 곤충이다. 버섯에 기대어 살아가는 곤충의 한 살이를 다룬 책이 출간됐다. 다양한 버섯, 그 버섯을 먹고 살아가는 곤충 이야기들이 흥미롭다. 생생하고 세밀한 사진과 입말로 풀어쓴 자세한 설명이 어우러져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처럼 재미있고 유익한 책이다.
 


▶금서 시대를 읽다(백승종 지음/산처럼/286p/1만 5천원)

금서는 정치·도덕·종교 등의 이유로 책의 간행·열람·유통·소지 등을 금지하는 것이다. 금서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지속적으로 존재했다. 이 책은 조선시대 말부터 1980년대까지 나온 책 중에서 금서가 되었던 책 8권을 소개한다. <정감록> <백석시집> <8억인과의 대화> <태백산맥> <조선책략> <금수회의록> <을지문덕> <오적> 등. 백석 시인은 6·25전쟁 이후 북에 남아있었다는 이유로 시집이 금서가 됐다. 그런데 백석의 고향이며 집이 평안도 정주였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금서 지정은 당시의 냉전이데올로기가 억지로 만들어낸 측면이 있다. 백석의 시는 1987년 해금됐다. 대한민국 시인들은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시인' 1위로 백석을 꼽는다. 금서(禁書)가 아니라, 금서(金書)였던 것은 아닐까.


▶맘대로 마을(이환제 지음, 신지수 그림/파랑새/96p/9천500원)

아이들이 볼 때 어른들은 모든 게 다 자기 마음대로이다. 그래서 아이들은 "어른들은 참 좋겠다, 하고 싶은대로 다 하고!"라고 생각한다. 대영이는 자신이 엄마 아빠의 로봇같아 불만 폭발 직전이다. 옷도 엄마가 골라주는 것으로 입어야 하다니, 한숨이 나올 지경이다. 어느 날 대영이는 아파트 엘리베이터 벽에서 '뭐든지 자기 마음대로 하는 마을' 초대장을 보고 당장 찾아 나선다. 1996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소설, 200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되어, 소설가·동화작가로 활동 중인 이환제 씨의 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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