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치초등학교 폐쇄된 쪽문에서 바라본 노란색 횡단보도 구간. 이곳은 통행이 불가한 곳으로 시민들은 횡단보도를 없애달라고 했더니 재도색했다며 황당해하고 있다. (사진=송희영 기자)
구치초등학교 폐쇄된 쪽문에서 바라본 노란색 횡단보도 구간. 이곳은 통행이 불가한 곳으로 시민들은 횡단보도를 없애달라고 했더니 재도색했다며 황당해하고 있다. (사진=송희영 기자)

 

김해시가 수년 전 출입통제 된 초등학교 쪽문에 횡단보도를 운영하고 그것도 모자라 최근에는 노란색 횡단보도로 재도색까지 한 일이 알려지면서 '탁상행정'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문제의 장소는 김해 구지초등학교 뒷길(구산로5번길)로 이곳은 지난해 12월까지 학교 쪽문이 있던 곳이다. 이 쪽문은 안전상의 이유로 수년째 출입통제 돼 사실상 폐쇄된 상태였다.

시는 이달 17일 이곳에 기존 흰색 횡단보도를 어린이보호구역 전용 노란색 횡단보도로 정비하는 작업을 실시했다.

작업 이후 김해시청 누리집 '시장에게 바란다'에는 북부동 주민 김모씨의 글이 올라왔다. 김씨는 게시글에서 "학교주변 환경개선공사 하면서 문을 없애고 학교 안에 통행로를 만들기에 당연히 횡단보도는 없애겠지 했는데 오히려 선명하게 그려 놓는 건 착오가 있는 듯 하다"며 "와서 보면 누가 봐도 아무 의미도 없는 곳에 생뚱맞게 횡단보도 라인이 그려져 있다"고 제보했다.

구지초 쪽문이 폐쇄된 시기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대략 2016년경으로 추정된다. 2013년 구지초 통학구역 내 구산동 이진캐스빌 입주가 완료되면서 아파트 단지 학생들의 통학 편의를 위해 2014년 이후 학교 뒷편 쪽문이 개설됐다. 그러면서 쪽문을 연결하는 횡단보도도 함께 만들어졌다.

하지만 쪽문을 이용하는 학생들의 안전문제가 거론되자 김해시는 어린이보호구역 개선사업으로 쪽문에서 구산중학교 방면으로 연결되는 50m 정도의 나무테크 보행길을 새롭게 조성하고 횡단보도와 이어지는 길은 폐쇄했다. 이 때가 2016년이다.
 

지난 17일 노란색 횡단보도로 재도색된 구지초등학교 쪽문 구간. 횡단보도 건너편이 막혀 있다. (사진=송희영 기자)
지난 17일 노란색 횡단보도로 재도색된 구지초등학교 쪽문 구간. 횡단보도 건너편이 막혀 있다. (사진=송희영 기자)

 

쪽문 인근에 사는 한 주민은 "이곳으로 이사온 지 3~4년짼데 이전부터 학교 쪽문은 닫혀있던 걸로 기억한다"며 "길도 없는 곳에 횡단보도만 덩그라니 있어서 이상했었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김해시는 7년여간 보행 불가능 지역에 횡단보도를 운영해오다 이달에는 예산을 투입해 도색 정비까지 마친 것이다.

김해시 담당자는 "통행로 폐쇄를 몰랐다. 작업자들도 통행로 폐쇄 사실을 알려주지 않아 전혀 알지 못했다"면서 "시에서 임의로 폐쇄할 순 없고 경찰과 협의를 통해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구지초등학교 나무데크 보행로 측면에서 바라본 횡단보도 구간. (사진=송희영 기자)
구지초등학교 나무데크 보행로 측면에서 바라본 횡단보도 구간. (사진=송희영 기자)

 


김해뉴스 송희영 기자 editor@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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