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지역 대표 배구팀인 화정초등학교 배구팀원들이 교내 체육관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경남 5개팀 중 김해 유일팀
팀워크 위해 선수 많은 대화 나눠
경남최초 전국소년체전 동메달

"김해에서는 저희가 유일한 배구팀입니다."
 
2003년에 개교한 화정초등학교(교장 김재실)는 이듬해인 2004년에 남자배구팀을 창단했다. 남자 초등배구팀은 경남에서 김해를 포함해 5팀이 있다.
 
한 팀을 제대로 키워내기 위해서는 3~4년 정도 투자해야 한다. 선수를 선발하고 기본기를 가르치고 제대로 팀워크를 맞춰나가기까지의 시간이다. 학교의 전폭적인 지지와 지원이 없으면 성적을 내기가 힘들다.
 
현재 화정초 배구팀은 석상업 감독과 이태호 코치의 지도아래 6학년 6명과 4학년 2명, 3학년 2명이 선수로 뛰고 있다.
 
올해 화정초 배구팀은 3월에 있었던 재능기 전국초등 배구대회에서 준우승을 했다. 이후 2012 연맹회장기전국초등학교 배구대회 동메달을 땄고, 이번 소년체전에서도 동메달을 차지 했다. 경남에 있는 초등학교 배구팀으로서는 3년 만의 메달이었다.
 
"이번 소년체전이 올해 치른 경기 중 가장 기억에 남아요. 8강전에서 초등부 랭킹 1위 팀인 녹동초와 붙어 이겼거든요. 사실 모두 다 질 거라고 예상했던 경기였어요. 지난해에 6번 붙었는데 모두 졌었거든요." 이태호 코치가 말했다.
 
첫 세트를 잘 따내고도 연달아 패배를 맛보다보니 어느새 화정초 배구팀에게는 징크스가 생겼다. 때문에 소년체전 때도 첫 세트를 이기고도 불안했다. 하지만 결국은 2대0으로 이겼다.
 
"붙을 때마다 지던 팀이었는데, 마지막 시합에서 이기니까 기분이 좋았어요. 그날 컨디션도 좋았고, 서로 좋은 말도 많이 해줬어요." 조형원(13) 군이 말했다.
 
올해 화정초 배구팀이 상위권의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이유는 공격력이 좋았기 때문이다. "공격수들이 힘이 좋고, 선수 대부분이 160cm 후반대로 키도 크죠. 배구센스와 운동감각도 좋아요." 석상업 감독의 분석이다.
 
특히 올해 6학년 선수들은 4학년 때 함께 뽑혀 호흡을 맞춰왔다. 학부모들의 지지와 호응도 좋았다. 선수들은 좋은 멤버들과 코치의 훌륭한 지도, 개개인의 뛰어난 집중력을 좋은 성적이 나오는 이유로 꼽았다.
 
배구는 6명이 하나가 돼 조직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스포츠인 만큼 팀워크가 중요하다. 훈련을 하다보면 각자 생각하는 방법이 달라지고, 이에 의견충돌이 생기기도 한다. 이태호 코치는 경기에서 이기고 지고를 떠나서 선수들끼리 서로 대화를 많이 하라고 조언한다. 선수들도 서로 의견이 안 맞을 때면,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간다. 서로의 의견에 맞춰주기도 하고, 안되면 코치에게 의견을 묻기도 한다.
 
초등학교 운동팀인 만큼 선수 수급이 가장 어려운 문제다. 운동을 하는 것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아 대부분의 학부모들이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키가 크고 운동신경이 좋은 학생들을 찾기도 쉽지 않다. 모래알에서 진주를 찾는 격으로 각 학교를 다니며 스카우트를 해야 한다.
 
"학생들에게는 자신의 꿈을 이루는 좋은 과정입니다. 배구가 잘 맞는 학생에게는 진로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후에 운동을 안 하게 되더라도 취미나 특기로써 즐길 수 있으니까요. 무엇보다 아이들이 얻는 성취감이 큽니다." 학부모들이 무조건 운동을 반대하기보다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줬으면 하는 것이 석 감독과 이 코치의 바람이다.
 
선수들도 배구는 재미있는 스포츠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하다 보면 중독성이 있어요. 한 게임 한 게임 할 때마다 '상대방을 이겨야겠다. 잘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겠다'는 생각이 드니까요." 민병현(13) 군이 말했다.
 
다만 아쉬운 것이 있다면 김해에서 유일한 배구팀이라 선수생활을 계속 하기 위해서는 다른 지역의 중학교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보통 경남에서는 진주나 함안 쪽으로 가게 되는데, 현재 6학년 선수들 중 4명의 선수는 국가대표를 꿈꾸며 중학교 배구팀으로 진학할 계획을 갖고 있다.
 
"여름방학 때 진학할 학교에 미리 가봤는데, 형들이 잘해줘서 잘 적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우리는 우승을 못했지만 후배들이 열심히 해서 경남에서 최초로 우승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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