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이 시공사로 나선 김해 외동주공아파트재건축 사업장 공사가 두달째 중단된 가운데 조합이 시공사 교체를 논의할 조합원 총회를 예고하자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서 추진방식이 태영건설을 위한 꼼수라며 반발하고 있다.

재건축조합은 지난달 29일 조합장 명의의 전체 공지를 통해 시공사 변경에 관하여 조합원의 의견을 구하는 총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태영건설에 대한 워크아웃 실사 기간 중 공사가 중단된 김해시 외동주공아파트 재건축 현장. 출입문이 굳게 닫혀 있다. (사진=송희영 기자)
태영건설에 대한 워크아웃 실사 기간 중 공사가 중단된 김해시 외동주공아파트 재건축 현장. 출입문이 굳게 닫혀 있다. (사진=송희영 기자)

 

조합은 공지문을 통해 "태영건설은 자신들의 자금사정으로 결국 공사를 중단했고 공사계약 상 물가상승 조건을 현저히 초과하는 공사비를 제안하는 등 신뢰를 위반했다"면서 "조합은 두 차례에 걸쳐 내용증명으로 공사이행과 계약사항 준수를 촉구했지만 아직 시정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논의 끝에 태영건설만의 재신임총회는 취소하고 전체 시공사를 대상으로 새로운 시공사를 선정하는 방안에 대해 조합원들의 의견을 구하는 총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조합은 총회 당일에 기존 시공사 계약해지와 신규 시공사 선정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

조합 집행부는 지난해 12월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자 시공사 교체를 포함한 정상화 논의에 착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당시 조합은 태영건설의 재건축 공사비 인상안을 시공사 재신임안과 연계해 총회에서 결정할 것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었다.

이는 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와 조합에 사전 고지한 공사비 인상액이 3.3㎡(평)당 627만원으로 본계약 당시 금액(446만5000원)보다 40% 이상 급증하면서 조합원들이 반발했기 때문이다.

배수환 조합장은 "시공사 선정 취소와 신규 시공사 선정을 순차적으로 총회에서 논의한다면 5~6개월이 소요된다. 한 번에 안건으로 올리면 시간을 2개월 정도 단축해 10억원 정도의 금융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조합원들은 조합의 이번 조치가 실효성이 낮다고 말한다. 한 조합원은 "시공사 해지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어떤 건설사가 입찰설명회에 참여하겠나. 경쟁 입찰에 기존 시공사인 태영건설만 참여하는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조합이 말하는 시공사 해지와 시공사 재선정은 태영건설을 위한 꼼수"라고 주장했다.

또다른 조합원은 조합이 듣기 좋은 말잔치만 쏟아내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조합원은 "조합이 태영으로부터 받아내겠다던 최종 공사비 제안액 이야기는 이제 쏙 들어갔다"면서 "시시때때로 조합의 대응이 바뀌고 있다. 공사를 재개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하겠다던 약속은 어디로 간거냐"고 반문했다.
 

외동주공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조합. (사진=송희영 기자)
외동주공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조합. (사진=송희영 기자)

 

이에 대해 배 조합장은 "어떤 건설사가 참여할지 시작도 안했는데 일부 조합원들이 딴지를 걸고 있다"며 "국토부 계약업무 처리기준에 의한 일반경쟁입찰 방식에 따라 특정업체를 배제할 수 없다. 태영건설도 참여할 수는 있지만 기존에 제시한 공사금액보다는 좋은 조건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불확실성 해소 차원에서 총회를 통해 조합원의 의사를 묻고 그에 따라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조합은 시공사 재선정 절차에 따라 이달 말 개최될 이사회와 대위원회의에 안건을 보고하고 승인을 얻은 뒤 다음달부터 공개 입찰을 위한 현장설명회를 개최하겠다는 계획이다.

외동주공재건축조합 사업장은 태영건설이 김해지역에서 시공 중인 유일한 아파트단지로 김해시 외동 705번지 일원 4만7357㎡에 지하3층~지상33층, 총 1135세대를 조성하는 공사다. 올해 1월부터 사실상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김해뉴스 송희영 기자 editor@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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