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삼성초등학교 야구팀이 한자리에 모여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 박정훈 객원기자
1995년 삼성초등 교기로 선정
또 한명의 선수, 학부모회 적극 후원
선배들이 만든 구호 외치며 훈련

우리나라에 야구가 처음으로 전해진 것은 1905년. 미국인 개신교 선교사 질레트 씨가 황성YMCA 야구단을 조직해서 야구를 가르쳤다. 12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셈이다. 단일 경기 관람객 수만 따지자면, 우리나라에서 프로야구만큼 인기가 많은 경기도 없을 것이다.
 
미래의 박찬호를, 선동열을 꿈꾸며 오늘도 그라운드에서 땀범벅이 되어 야구 연습을 하는 어린 선수들이 김해에도 있다.
 
김해삼성초등학교(교장 조세윤) 야구팀은 1995년 12월에 창단됐다. 야구는 이 학교의 교기이다. 김해 유일의 초등학교 야구팀이다. 창원지역 3개 팀까지 합해 경남에는 4개의 초등학교 야구팀이 있다.
 
교기 지도를 맡은 허영길 부장, 소상필 감독, 박종규 코치가 선수들을 지도한다. 현재 선수는 19명(1학년 1명, 3학년 1명, 4학년 5명, 5학년 6명, 6학년 9명)이다. 6학년 선수들은 곧 졸업을 하게 되니 13명 선수가 남는다.
 
내년 신학기에는 좋은 선수를 더 보강해야 한다. 대부분의 학교 운동팀은 부모들이 자녀가 운동보다는 공부하기를 원하는 터라 선수 충원이 쉽지 않은 편이다. 다행히 김해에는 리틀 야구클럽 두 곳에서 뛰는 선수들이 있고, 야구하는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선수 활동에 긍정적이라 선수 수급이 그다지 어렵지 않은 편이다.
 
삼성초등 야구팀은 최근의 성적만 살펴봐도 경남은 물론 전국적으로 이름이 높다.

2010년 제39회 전국소년체육대회 경남대표로 출전했고, 같은 해 경남초중학생종합체육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다. 2011년에는 스포츠토토배 전국유소년 야구대회에서 우승했고, 지난해에는 경남초중학생종합체육대회 2위의 성적을 거두었다.

1995년부터 야구를 교기로 지정하여 선수들을 길러온 삼성초등 야구팀이 그동안 배출한 선수도 많다. 야구 명문고로 불리는 부산고와 경남고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많았다.

현재 청소년국가대표인 안중열(부산고) 선수도 삼성초등 출신이다. 올해 롯데구단에 입단한 정준혁 선수, 롯데 김수완 투수, 삼성 라이온즈로 입단해 경찰야구단 외야수로 활약 중인 오정복 선수 등이 이 학교를 졸업했다.

삼성초등 야구팀이 '부산경남 야구의 요람'으로 불려도 전혀 손색이 없는 이유이다.

소상필 감독은 "올해는 성적이 썩 좋지는 못했다. 초등학교 야구가 매년 잘하기는 어렵다. 좋은 선수를 보강하고, 열심히 훈련해서 내년에는 좋은 성적을 올리겠다"고 말했다.

올해 3월에 부임한 조세윤 교장은 야구 영재 육성과 야구팀 운영에 대해 남다른 애정과 관심을 두고, 물심양면으로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야구팀 훈련은 수업이 끝난 뒤인 4시부터 3시간가량 이뤄진다. 기초 체력훈련, 지구력 향상을 위한 장거리 달리기, 유연성 강화 등이 핵심 훈련 프로그램이다. 타격, 투구, 주루 플레이, 팀플레이 등을 중점으로 각종 상황에 맞는 맞춤식 훈련도 한다. 어떠한 경기 상황에서도 선수들이 대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에는 특별 훈련을 한다. 올겨울에는 남해 상주 지방에서 3박 4일간의 전지훈련을 한다. 특히 방학 중에는 다른 지역 학교와 연습 경기를 많이 치른다. 부울경 지역은 물론 광주까지 다니며 게임을 치르고, 이를 통해 실전 감각을 익히는 것이다.

삼성초등 야구팀에는 운동장에서 뛰지는 않지만 중요한 또 한 명의 선수가 있다. 바로 학부모들이다.

학부모들은 당번을 정해 훈련을 지켜보며 선수들을 보살핀다. 학부모회에서 차량도 지원하고, 간식도 준비한다.

<김해뉴스> 취재팀이 방문한 날에는 학부모 회장인 조민식 씨가 와 있었다.

3번 타자인 조황주(5년) 선수의 아버지인 조 씨는 "하루라도 선수들을 안 보면 잠이 안 온다. 잠시라도 학교에 와서 훈련하는 선수들을 봐야, 오늘 할 일을 다했다는 기분이 든다"고 말한다. 조 씨는 사회야구팀에서 선수로 활동할 만큼 야구를 좋아한다.

조 씨는 "야구가 돈이 많이 드는 운동이라고 오해하는 부모님들이 있는데, 삼성초등 야구팀은 기본적인 비용은 학교에서 지원한다. 학원 한 군데 보내는 비용 정도밖에 안 든다"고 말했다.

야구팀 주장인 안휘재(6년) 선수는 "야구 그 자체가 너무 재미있다. 내가 좋아하는 선동열 선수만큼 훌륭한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팀원들이 함께 외치는 화이팅 구호가 무엇인지 물어봤다. 안 선수는 "우리가 부르는 노래와 구호는 선배들부터 전해져 온 것으로 비밀"이라고 손사래를 쳤다. 옆에 서 있던 소 감독은 "나도 잘 모른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삼성초등 야구팀은 창단 당시의 선배들이 만들었던 구호를 외치고 노래를 부르며 한 발 한 발 성장하고 있다. 선배들보다 더 뛰어난 선수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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