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우울증
(사이토 다마키 지음·이서연 옮김/한문화/224p/1만3천원)

퇴근하면 생기가 넘치는데 출근하면 우울해진다. 약을 먹어도, 휴식을 취해도 좀처럼 낫지 않는다. 증상이 심각해 보이지 않는데도 일상생활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혼자 힘으로는 그 상태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 이런 상태는 질병일까, 게으름이나 꾀병일까. 이런 증상이 계속된다면 '사회적 우울증'이다. '은둔형 외톨이(히키코모리)' 개념을 처음으로 설명한 일본의 정신의학자 사이토 다마키는, 취업대란·해고불안·노후걱정 등 불안한 내일이 사람들을 우울하게 한다고 지적한다. 우울증이 개인의 탓이 아니라 사회적 시스템 탓에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 치료 또한 사회적 시스템에서 나와야 한다고 주장하는 책이다.
 


▶왕의 하루
(이한우 지음/김영사/392p/1만 5천원)

연산군은 중종반정 당일 박원종의 쿠데타 사실을 알고도 군사를 부르지 않았다. 연산군은 인간에 대한 신뢰감 상실로 생에 대한 애착이 끊어진 상태였다. 만약 연산군이 군사를 동원했더라면 조선의 역사는 어떻게 흘러갔을까. 백성도 자신의 인생에서 결단을 내려야 할 하루는 인생 전체를 좌우하는데, 하물며 왕의 하루는 얼마나 무거웠을까. 이 책은 역사를 결정짓는 핵심인물인 왕의 모든 것을 '하루'의 일상이라는 테마로 보여준다. 조선의 문제적 왕들의 하루를 아침 기침에서부터 내밀한 밤의 사생활에 이르기까지, 은밀한 독살에서부터 피비린내 진동하는 쿠데타에 이르기까지를 다루고 있다.
 


▶세 PD의 미식기행 목포
(손현철 외 지음/부키/240p/1만 4천800원)

'민어를 맛보지 않았다면 목포를 다녀왔다고 말하지 마라, 목포에는 민어의 거리가 있다. 영산포가 있어 드러내 놓고 최고라는 말은 못하지만, 사실 홍어는 목포의 소울푸드이다.' <다큐멘터리 3일> <역사스페셜> <KBS스페셜> <차마고도> 등을 제작해 온 다큐 PD 3인이 목포로 맛의 여행을 떠나, 그 기록을 담았다. 목포는 우리나라 맛 문화 1번지인 전라남도 안에서도 가장 미각적인 도시다. 이 책은 전라도식의 맛을 표현하는 말 '개미'의 집산지이며, 호남 맛의 진수인 목포의 먹거리를 역사와 문화를 버무려 오롯이 보여준다. 일제강점기 부두 노동자의 눈물이 담긴 콩물, 가족과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조기에 이르기까지 베테랑 다큐 PD 세 사람이 전하는 근현대사 유적이 살아 숨 쉬는 목포 구도심을 만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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