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시대를 철하다
(안재성 지음/돌베개/392p/1만7천원)

신문과 잡지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수록하는 매체이다. 그래서 정제된 언어와 논리적인 분석으로 무장한 책보다는 거칠지만, 그만큼 현실 그대로를 보여주는 날것의 정보이다. 당시의 시대상을 생생하게 전해주는 신문과 잡지에 기록된 우리의 역사는 어떤 모습일까.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직후까지 옛 잡지를 통해 우리의 역사를 읽어보자. 일제시대의 대표적 대중잡지였던 <개벽>에서부터 조선공산당 기관지 <해방일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매체들에서 그 시대 사람들의 삶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기사들을 가려 뽑아 소개한 책이다. 식민지 조선의 시대상을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글들과, 당대의 대표적인 혁명운동가와 유명 인사에 대한 논평과 인터뷰도 볼 수 있다.
 


▶캐주얼 베이컨시 1, 2
(조앤 K. 롤링 지음, 김선형 옮김/문학수첩/338p내외/각 1만3천원)

<해리포터> 시리즈의 작가 조앤 K. 롤링의 신작 소설. 출간되자마자 100만 부 이상 판매되며, 전 세계적으로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해리포터> 시리즈에 이어 또 한 번 세상을 뒤흔들 조짐. 영국의 조용한 시골 마을 패그포드의 지역의원 배리 페어브라더가 40대 초반의 나이로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하자, 마을은 충격에 휩싸인다. 패그포드는 겉으로는 평온하고 따뜻해 보이지만, 그 아름다운 풍경의 이면은 지역의원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마을 주민들의 욕망과 이기심으로 얼룩져 있다. 지역의원 선거를 둘러싸고 마을주민들의 유대감은 서서히 무너져 간다. 삶의 근본적 가치라는 무거운 주제를 흥미롭게 풀어나간 소설이다.
 


▶아버지의 집
(권산 지음/반비/329p/2만5천원)

1700년대에 지어진 고택 '송석헌'과, 안동 권씨 가문의 종손이자 8대째 여기에서 살고 있는 송석헌 관리자 권헌조 옹에 대한 기록을 담은 사진집. '송석헌'은 1991년에 경상북도 민속자료 제95호로 지정되고, 2007년에 국가 지정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된 한옥으로 '영남 지방 사대부 저택의 면모를 고루 갖추고 있는 가옥'이다. 이 고택이 2010년 정부 지원으로 전면 보수에 들어가게 되어, 마지막으로 원형을 기록하기 위한 다큐멘터리가 기획된다. 사진작가 권산 씨는 그 다큐멘터리에 들어갈 스틸사진을 찍기 위해 방문한 송석헌에서 권헌조 옹을 만났다. 300년이 된 집과 83세 권헌조 옹의 삶이 낡은 것, 오래된 것의 가치가 무엇인지를 돌아보게 한다. 사진과 짧은 글들은 사라져가는 것들의 아름다움을 깊은 여운으로 전해준다.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