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들이 선정한 올해의 사자성어는 '거세개탁(擧世皆濁·온 세상이 모두 탁하다)'이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웅변하는 한자성어다. <김해뉴스>도 '김해의 모든 소식, 아름다운 신문'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지나간 신문을 보는 일은 언제나 의미심장하다. 임진년 기사를 톺아보면서, 계사년에도 진짜와 가짜를 분별하고, 선과 악을 가려 좋은 보도를 하겠다는 각오로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독자위원과 취재보도팀 기자들이 방담을 통해 한 해의 보도를 훑어봤다.

▲ <김해뉴스> 독자위원들과 취재보도팀 기자들이 지난 20일 본사 회의실에서 '2012년 10대 뉴스'를 선정하기 위해 방담을 하고 있다. 박나래 skfoqkr@

스포츠·레저단지 특혜 의혹 특종
수돗물 파문 관련 시 행정 질타
시리즈 '인물열전' 독자에 큰 반향
청소행정구역 개편 문제 지속 보도
역대 지역 총선 표심 분석 신선
제노포비아·민항기 사고 10년 등
지역내 크고 작은 사안 심층 보도
사회문제 감시자 역할 더욱 충실
초심·땀냄새 가득한 기사 바라

▶전대식 취재·보도팀장(이하 전)=지난해에 <김해뉴스>는 '김해복합스포츠·레저시설 조성사업' 관련 특혜 의혹을 특종보도 했다. 벽두부터 송은복, 김종간 전 김해시장드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시작되면서, 이 사안은 다시 세인의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검찰이 무혐의로 사건을 종결지으면서 의혹 해소는커녕 찜찜한 구석만 남긴 채 끝나버리고 말았다.
 
▶장정임 독자위원(김해여성복지회관 관장·이하 장)=이 사건은 시민들에게 커다란 충격을 안겨주었다. 개인적으로도 관심이 많았다. 다른 지역신문들이 이 문제에 대해 침묵할 때 <김해뉴스>만 탐사보도를 했다. 수사 결과에 대해서는 여전히 이해되지 않는다는 반응들이 많다.
 
▶윤남식 독자위원(교육운동가·이하 윤)=김해시가 난개발 방지를 위해 산지경사도를 11도로 낮춘 이후 공장지가가 상승했다는 기사(1월 11일 자)도 행정의 난맥상을 보여준 사례로 기억될 만하다.
 
▶이영준 독자위원(김해문화의전당 전시교육팀장·이하 이)='수돗물에서 알루미늄 성분이 검출됐다'는 내용의 관련 보도(2월 29일자)도 파문이 컸다.
 
▶김명규 기자(이하 김)=수돗물 파문이 불거진 뒤, 한 달 정도 지나 김해시가 수돗물 명칭 공모전 등을 통해 '물 관리'에 나섰다. 그러나 시민들은 정수기를 사용하고, '이름을 안 좋게 지어야 시가 정신을 차린다'면서 시의 수도행정을 질타하기도 했다.
 
▶박현주 기자(이하 박)=연재가 끝난 '인물열전'도 올 한 해 독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특히 '현대무용가 박외선' 편이 보도(6월 18일자)된 이후 마산여고와 이화여대 동문 그리고 후학들이 기념비 건립을 추진하고 있고, 얼마 전엔 박 씨의 제자가 무용발표회도 가졌다. 하지만 기념비를 건립할 장소가 마땅치 않아 고민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최윤영 기자(이하 최)=신어산 7푼 능선에서 발견된 '형제흔들바위' 기사(7월 4일자)의 반향도 상당했다.
 
▶김=보도가 나간 뒤로, 시민들이 밧줄을 잡고 바위에 올라가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안전사고 위험이 있다. 보도 당시, 김해시 공원녹지과에서 흔들바위로 향하는 등산로를 정비한다고 했지만, 예산 문제로 인해 내년 초나 돼야 공사가 시작될 것 같다.
 
▶전=<김해뉴스>는 '청소행정구역 개편'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보도를 했다.
 
▶김=김해시가 청소업체를 3개에서 5개로 늘리면서 청소행정에 대한 불만이 오히려 높아졌다. 환경미화원 업무량도 예전보다 늘었다. 얼마 전 김해시는 청소구역 개편과 쓰레기종량제가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는데, 정작 시민·청소업체·환경미화원 등 모두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청소행정구역 개편에 따라 청소용역비가 오히려 더 늘었다는 비판도 나온다.
 
▶전=4월 총선, 12월 대선으로 정치 기사가 자주 표지 기사로 다뤄졌다.
 
▶윤='김해지역 역대 총선 표심'을 분석한 기사(4월 4일 자)는 데이터를 활용해 그동안의 표심과 우리 동네의 정치 지형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신선했고, 공이 많이 들어간 기사였다. 시민단체가 실시한 '시의회 의정활동 모니터링'을 활용한 보도도 인상깊었다.
 
▶장=모니터링이 아쉬웠던 건 시정질의, 조례발의 건수 등 양에 치우친 평가에 그쳤다는 점이다. 향후 의정 활동의 질을 분석하는 보도도 필요한 것 같다.
 
▶서기량 기자(이하 서)='여성친화도시 1년-선언만 있고 내용은 부족'이란 기사(8월 8일자)도 눈에 띄었다. 이 보도를 통해 시가 전담 기구 강화와 예산 편성에 나서겠다는 반응을 이끌어냈다.
 
▶전='50만 대도시 김해에 없는 것'이란 기사(6월 20일자)가 10대 뉴스 중 1위를 차지했다.
 
▶박=독자들의 반응이 상당했다. 취재 당시 전화로 설문할 때에도 대부분 '이런 질문은 처음 받아본다'는 반응이 주류를 이뤘다. 내년에 관련 후속 보도를 준비해 얼마만큼 바뀌었는지도 살펴보면 좋겠다.
 
▶이='김해에는 없는 것'도 괜찮지만 '김해에만 있는 것'도 찾아보자. 곳곳에 유명 작가들의 작품이 설치돼 있지만, 해당 작가가 누군지조차 잘 모르는 시민들이 많다. 이처럼 '김해의 숨은 자산'과 '김해의 상징'을 발굴하는 기사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명='김해의 상징'으로, 김수로왕릉이 있다. 이제는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지역의 근현대사 인물들을 적극 발굴해야 할 것 같다.
 
▶이=김해 출신 '고 김오랑 중령' 관련 보도(11월 14일자)는 올 연말 지역에서 가장 많이 회자된 사안이다.
 
▶박=독립운동가 배치문 선생의 경우, 김정권 전 새누리당 의원의 견해를 물었더니 김 전 의원도 "미처 몰랐다"며 후속 조치에 대해 고민하겠다고 답했다. 참 군인으로 평가받는 고 김오랑 중령도 김해인의 정신을 상징하는 인물로 승화시켜야 한다. 이런 저런 스토리를 찾으면 새로운 김해의 상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장=<김해뉴스>가 김해의 어두운 부분과 공직자의 비리를 확실하게 파헤쳐 줬으면 한다. 다른 신문들은 대부분 파고들지 않는다. <김해뉴스>가 김해시민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면 좋겠다.
 
▶윤=그런 측면에서 '왜곡된 제노포비아 명과 암'(5월 2일자)과 '중국민항기 추락사고 10년'(4월 4일자) '김해문화원 파행운영 1년 6개월 종지부 찍나?'(8월 1일자) 같은 기사들이 기억난다.
 
▶박='대성동 고분군에서 발견된 금동 유물'(8월 22일자)도 파장이 컸다.
 
▶명=올해 들어 '가야' 관련 기사가 많았다. 정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지지부진한 '가야역사문화 복원정비사업'(9월 5일자)도 내년엔 재개될지 잘 지켜봐야 겠다.
 
▶최='닻 올린 김해학'(12월 12일자)은 보도로만 그칠 게 아니라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장·윤='김해학'이 단순히 선언에서 끝나지 않도록 <김해뉴스>가 후속 보도를 잘 할 필요가 있다. '<김해뉴스>가 김해학을 자리잡게 했다'는 평가가 나오도록 힘써 달라.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 유도가 필요하다.
 
▶전=경제 관련 기사 중에서는 어떤 게 기억에 남아 있나?
 
▶최=메가마트가 들어서면서 김해의 유통지도가 다시 그려지게 됐다. 동김해지역 주민들의 소비패턴도 바뀐 것 같다. 하지만 중소 영세상인들이 그만큼 영향을 많이 받았다. 이런 부분에 대한 보도도 꾸준히 나왔다.
 
▶박=취재하고 기사를 쓰다 보니 김해에 대한 애착과 애향심이 튼실해지는 것 같다. 기자들도 지금껏 잘 몰랐던 김해를 알아가면서 '김해를 공부한다'고 생각한다. 전국지에는 김해 소식이 거의 없다. <김해뉴스>를 들고 부산에 가면 김해 출신 출향인들이 굉장히 좋아한다. 그때마다 책임감과 보람을 느낀다.
 
▶장=<김해뉴스> 때문에 숨통이 트인다. <김해뉴스>의 모토는 '김해의 모든 소식, 아름다운 신문'인데, 새해에도 시민과 독자의 입장에서 사회문제 고발에 힘써 주길 바란다. 김해 시민들을 놀라게 하는 보도, 생각만 해도 신이 난다. 학생기자와 시민기자 문제에 대해서도 고민을 하면 좋겠다.
 
▶전=인터넷과 스마트폰 등 뉴미디어 탓에 주간신문은 '뉴스 속보성'에서 뒤처진다. 후속보도와 뒷이야기에서 기사의 가치가 나오는 것 같다. 수많은 매체가 쏟아내는 익숙한 뉴스들을 뒤집어 보고, 더 깊이 있게 취재해 보도하는 게 <김해뉴스>의 의미가 아닐까?
 
▶최=지역밀착형 신문이니 인터넷에 나오지 않는 뉴스를 많이 찾아야 한다. 예를 들면 우여곡절 끝에 결혼한 부부나 최고령 경찰 승진자 같은 지역밀착형 뉴스 발굴을 위해 더욱 더 노력해야겠다. 내년엔 이런 뉴스들이 '10대 뉴스'에 포함되면 좋겠다.
 
▶장·윤·이=<김해뉴스>는 초심을 유지하면서 땀냄새 나고 사람냄새 나는 기사를 많이 써달라. 독자와 시민들이 <김해뉴스>에 거는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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