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김해 지역경제 전망

2013년 계사년 새해 김해 지역경제는 새로운 도전과 변화를 맞이할 전망이다. 지역 기업들은 글로벌 경기침체와 내수부진이 계속돼 험난한 길을 걸을 것으로 내다봤다. 부동산은 전례 없는 아파트 물량이 쏟아질 전망이라 투자자들의 예측을 어렵게 하고 있다. 유통시장은 대형마트 간 경쟁에 불이 붙은 가운데 전통시장 육성에 대한 정치권의 입장이 관심사다.

세계경제·내수시장 부진 지속 여파
지역 중소기업 대부분 "계사년 비관적"
새해 1분기 BSI 57로 외환위기 때 수준
7000가구 이상 입주 대기 아파트 시장
투자자 신중한 의사결정 필요할 듯
대형 유통점 규제 향방에도 귀추 주목

 
■ 김해지역 경제기상도는 '안갯속'
한국 경제가 세계 경기침체의 영향을 받는 가운데 김해지역 경기전망 역시 밝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해상공회의소(회장 강복희)는 김해지역 제조기업 100곳을 대상으로 경기전망을 물어봤더니 대체로 부정적이었다고 밝혔다.
 

김해상의가 조사한 2013년 1분기 기업경기전망에 따르면 실사지수(BSI·Business Survey Index)가 57로 나와 이전 3분기 69보다 크게 떨어졌다.
 
김해지역 BSI는 2011년부터 꾸준한 내림세를 나타냈다. 2012년 들어서는 연초 62로 시작했던 BSI가 2분기에 92로 회복되는가 싶었으나, 곧 3분기 89, 4분기 69로 꺾이고 말았다. 이는 같은 기간 전국평균 BSI가 1분기 77, 2분기 99, 3분기 88, 4분기 74를 나타낸 데 비해 대체로 낮은 수준이다.
 
2013년 전망 역시 밝지 않다. 1분기 전국 BSI가 85로 2012년 4분기 74보다 약간 개선됐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김해는 57이라 1997년 외환위기 시절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수치가 나왔고 전국 평균과의 격차도 더 벌어졌다.
 
김해상의는 김해 지역기업의 주요 업종인 조선업과 자동차 관련업계가 환차손 위험이 급증하면서 업계 전망을 어둡게 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10월 10일 1천114원이었던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같은 해 12월 28일 1천66원까지 급락했다.
 
새해 업종별 BSI는 기계·금속 70, 자동차부품 63, 화학·섬유 51, 조선기자재 45 등으로, 대부분 업종에서 어려움을 예상했다. 특히 구조조정에 직면한 조선업 관련기업들은 우울한 한 해를 보내게 될 전망이다.
 
■ 부동산은 아파트 입주 '봇물'
2013년에는 장유 율하지구와 삼계·구산동을 중심으로 전례 없는 수준의 '입주 러시'가 시작된다. 이에 따라 지역 부동산시장이 크게 요동칠지, 아니면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장유 율하지구는 '한림 풀에버' 1천497가구를 비롯해 모두 4천 가구에 달하는 입주 물량이 예정됐다. 삼계·구산지역 역시 '이진 캐스빌' 1천178가구 등 2천682가구가 입주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지역 곳곳에서 소규모 아파트나 빌라가 공사를 마무리하고 있어 실제 입주물량은 7천 가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새해 입주 물량이 '봇물'을 이루는 것은 건설업체마다 2013년을 적절한 입주시기로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우선 김해지역 아파트 시장이 그간 하향 안정세를 그리면서 일정을 미뤄왔던 시행사들이 더는 입주시기를 연기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전문가들은 신중한 태도로 부동산 투자에 임해야 한다고 말한다. 현실적으로 예정된 물량이 나오면 2만 명에 달하는 거주인원이 모두 다른 시·군에서 올 수는 없다. 따라서 기존 아파트에서 빠져나가려는 수요가 많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최근 지역 아파트 시장에서 전세가와 매매가 차이가 좁혀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114는 지난해 12월 김해지역 아파트 1㎡당 매매가격이 11월 12일 188만 원에서 12월 12일 184만 원으로 내렸다고 밝혔다. 반대로 전세금은 같은 기간 121만 원에서 123만 원으로 약간 올랐다. 이는 새 집을 마련하려는 수요자들이 이전보다 신중하게 움직여 전세 선호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이두희 부동산중개사무소장은 "부동산 투자는 어떤 시기에도 기회는 있지만, 올해처럼 예측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투자자들의 신중한 의사결정이 필요하다"며 "실수요자라면 연초에는 상황을 지켜보다가 연말쯤 적절한 분위기에서 매수하면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유통시장 대형자본 규제방향에 '촉각'
몇 년 전만 해도 홈플러스 김해점이 '맹주' 역할을 했던 김해지역 유통시장은 다른 대형마트가 들어왔거나 들어올 예정이어서 '군웅할거'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20여 개에 이르는 크고 작은 전통시장은 새 정부와 지자체 대형유통점 규제정책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메가마트는 지난해 9월 삼정동 삼어지구에 김해점을 열고 본격 영업에 들어갔다. 메가마트 김해점은 전체 바닥면적이 3만 2천486㎡로 경남지역 유통점들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롯데그룹은 기존 장유에 있는 롯데마트와 프리미엄 아울렛에서 공격적인 영업전략을 세우고 올해 6월 부원역세권에 롯데마트를 열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또, 내외동 김해여객터미널 건립 예정지에는 이마트가 입점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대형유통점들이 지역상권에서 거점별로 자리를 잡는 상황이 벌어지자 전통시장 상인들은 정치권에서 적극적인 대책을 세워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새 정부도 지역유통산업발전법을 고쳐 대형유통자본을 규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새로 당선된 홍준표 경남지사도 "대형마트가 전통상권과 상생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분위기에 따라 김해시도 대형유통점 영업시간 규제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조례안 마련을 추진하고 있다. 김해시 관계자는 "기존 조례 문구인 '규제해야 한다'를 '규제할 수 있다'로 바꿔 상위법에 저촉될 소지를 없앴으므로, 가까운 시기에 대형유통점 영업규제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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