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자기하고 밝고 예쁜 인테리어에 2010년 개관 후 소리소문 없이 입소문
책도 보고 우쿨렐라 강습도 할 수 있어 주부들에게도 인기 만점 도서관작은도서관은 비바람 맞으면서 천천히 뿌리내리는 나무와도 같아요. 작은도서관에 대해 이렇게 근사한 정의를 내리는 사서를 본 적이 있는가! 주촌면 서부로 1637번길 주촌복지회관 2층에 '주촌디딤돌작은도서관'이 있다. 복지회관을 건립했을 때, 햇볕이 가장 잘 드는 2층을 도서관 공간으로 만들었다. 2010년 7월 29일 개관.
다른 공간을 빌린 게 아니라 원래부터 제 자리였기에 인테리어도 멋지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파스텔 톤의 색조가 주로 사용됐고, 공간도 넉넉해서 편하게 눕거나 앉을 수 있다. 도서관은 겉으로 보기에도 아기자기하고 예쁘다. 도서관 문을 열고는 "여기 어린이집이에요?"라고 묻는 사람들도 있단다.
도서관 한 쪽 벽은 그림책 <넉점반>(윤석중 시, 이영경 그림, 창비 펴냄) 속의 그림이 차지하고 있다. 예쁜 여자아이가 엄마 심부름으로 시간을 알아보러 갔다가 개미들에게 한눈을 팔고 있는 장면이다. 그 그림 아래에서 진짜 예쁜 여자아이 둘이 책을 읽고 있었다. 김현아(가야초등·4년) 윤아(가야초등·2년) 자매는 엄마 차를 타고 외동에서 왔다. 두 자매 앞에는 호치민, 김대중, 오프라 윈프리, 빌 게이츠 등의 이야기를 담은 위인만화 시리즈가 여러 권 놓여 있었다. 두 자매의 엄마 이정숙(35·외동) 씨는 막내 요섭(5)에게 그림책을 읽어주고 있었다. 주촌의 도서관까지 온 이유를 물었더니 "조용해서"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주촌디딤돌작은도서관은 '도서관 알뜰이용자'들에게는 소리소문 없이 입소문이 난 도서관이다. 이 씨는 "이 도서관은 조용하고, 밝고, 예뻐서 아이들도 나도 좋아한다"며 "김해지역 작은도서관은 책두레 통합시스템 안에서 운영되니까 어디를 가도 되지만, 여기는 특히 신간이 많아 마음이 간다"고 말했다.
김 사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어머니들이 여러 명 들어왔다. 그들은 책두레 통합시스템을 이용해 책을 반납하기도 하고, 대출할 책을 신청하기도 했다. 김영(58·여·내동) 씨는 "이 도서관에서 운영하는 성인 프로그램 '우쿨렐라' 강습을 끝내고, 회원들과 함께 책을 빌리러 왔다"고 말했다. 우쿨렐라반 회원들은 "음악도 하고, 책도 볼 수 있는 좋은 시설을 마련해 준 김동기 면장님께 감사하다고, 꼭 신문에 실어달라"고 신신당부했다.
이 도서관은 주촌복지회관 주변의 공장과 회사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에게도 소중한 장소이다. 도서관에 갈 시간이 없는 그들에게 이 도서관은 김해 공공도서관과 연결되는 소중한 통로이기 때문이다. 주촌디딤돌작은도서관은, 작은도서관이 지역 어린이들만의 공간이 아니라, 김해 통합도서관 책두레 시스템의 주요 기점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실감하게 해주었다. 문의/055-329-00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