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괴물(Patent Troll)은 개인이나 기업으로부터 기술을 사들여 로열티 수입을 챙기는 회사다. 제조설비가 없는 대신, 기술을 사고 팔며 협상과 소송을 벌이는 인력을 운용하는 특징이 있다.
 
특허괴물의 '트롤'이란 말은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괴물에서 왔다는 설이 유력하다. 실제로 일반적인 기업 간 소송보다 큰 금액을 뜯어가고 승소율도 높아서 특허괴물은 기술기반 기업에게 무서운 존재다.
 
보통 기업 간 특허분쟁은 최근 삼성-애플 간 다툼에서 보듯 맞소송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므로, 패하더라도 돌이킬 수 없는 상황만은 비켜갈 수 있다. 하지만 특허괴물은 일방적 공격이 가능하므로 합의를 하더라도 큰 금액을 받아내고야 만다.
 
미국에서는 특허소송 40%가 특허괴물과 관련이 있고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애플과 구글이 가장 큰 먹잇감이고 삼성과 LG도 해마다 천문학적인 돈을 낸다. 한국기업들은 특허괴물이 공격하면 냉정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주도권을 내주는 경향이 있다. 지적 재산권에 대한 인식이 아직 부족한 탓이다.
 
특허괴물은 어감도 좋지 않은데다 윤리적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지만, 나름 긍정적인 역할도 한다. 무엇보다 언제 상업화될지 모르는 기술을 개발하는 연구자들이 안정적으로 활동하도록 돕는 측면이 있다. 또, 제품을 개발하는 기업이 특허분쟁에 휘말리지 않도록 회피설계를 자문하고, 특허를 사고 팔 일이 생기면 적절한 가치를 평가해 준다.
 
글로벌 특허괴물로의 도약을 꿈꾸는 김석계 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는 "대형 특허괴물은 한 사람당 부가가치 창출이 200억 원을 넘는다. 천연자원이 부족한 한국은 지식기반산업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며 "윤리적 논란이 있지만 누군가는 차지할 시장이고, 입지 영향도 적게 받으므로 김해에서도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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