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상공회의소가 지난 3일 신년인사회를 개최했다. 강복희(59) 회장과 직원들의 얼굴에서는 비장한 각오 같은 게 엿보였다. 올해 기업들의 입장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도 도전적인 과제가 많기 때문이다. 강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40여 년간 기업을 해오면서,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는 생각을 해왔다"며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한 해가 되자"고 역설했다. 신년인사회 직전 상의 회장실에서 새해를 맞은 강 회장의 포부를 들어봤다.
 

▲ 강복희 김해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3일 열린 신년인사회에서 올해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40여년 지역에서 기업 해오며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다짐

주호산단·주상복합 아파트 등
지역내 김해상공개발 역할 튼실
상의 회원사 임의가입제 전환
존폐위기 겪은 신협 경영안전 등
본 궤도 오르고 목표 이루면
임기 남았어도 미련없이 떠날 것

 



■ 김해상공개발을 통해 상의 발전의 초석 마련

"김해상공개발이 본 궤도에 오르면 미련없이 떠나겠다."
 
강복희 회장은 "김해상의는 지역 발전의 구심점이 되어야 하며, 봉사한다는 생각으로 회장직을 맡았다"며 "목표한 일들이 마무리되면 임기와 상관없이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2008년 처음 김해상의 회장을 맡았을 때, 강 회장은 재정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 다양한 사업을 벌여 회원사들에 대한 회비 의존도를 낮추고 지역사회에 공헌하겠다는 생각이었다. 이에 따라 강 회장은 2009년 7월 김해상공개발㈜ 설립을 주도했다. 자본금은 51억 5천만 원, 임직원은 24명이다. 김해상공개발은 지금까지 무슨 일을 해왔을까?
 
강 회장은 "김해상공개발에서는 상당한 공을 들여 주호산업단지를 완공했다. 지역기업들을 위한 훌륭한 공장용지가 마련된 것"이라며 "분양가가 3.3㎡당 137만 원으로 저렴한데다, 기반시설도 잘 돼 있고 녹지공간이 넓다"고 자랑했다. 주호산업단지는 진영읍 본산리 11만 5천500㎡에 세워졌고 지난해 7월 26일 예비준공을 신청했다.
 
김해상공개발은 또 진영읍 여래리에 근로자들을 위한 주상복합 아파트 '마루애'를 지었고, 지난해 11월부터 분양에 들어갔다. 지하 3층, 지상 25층 3개 동이며, 모두 265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강 회장은 "김해상공개발에서는 김해지역 근로자들의 주거안정을 위해 직접 명품 아파트를 만들었다"며 "진영 마루애 아파트는 앞으로 김해의 상징적인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요즘 건설 경기가 워낙 좋지 않아 분양과 관련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전부 발코니 확장형으로 설계했고, 고급 마감재를 썼는데도 분양가가 3.3㎡당 598만 원으로 저렴한데다 '명품 아파트'라는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기 때문에 결과는 괜찮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해상공개발은 장유면에 '마루애' 빌딩도 세웠다. 상가 24개, 오피스텔 48개가 들어 선 10층 높이 건물이다. 강 회장은 "당초 이 건물은 다른 회사에서 부도를 내는 바람에 방치됐고, 아무도 뛰어들 엄두를 못 냈던 곳"이라면서 "그런데 김해상공개발이 마침내 장유에서 가장 보기 좋은 건축물로 지었고, 아래층에는 부산은행도 유치했다"고 전했다.
 
■ 남은 사업 마무리에 '총력' 기울일 터
강 회장은 김해상의가 안정적으로 가동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는 데 온 힘을 쏟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상의가 회원 당연가입제에서 임의가입제로 전환되면 지금보다 회비를 적게 낼 수 있다"며 "최소한 상의가 재정적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하겠다는 생각으로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힘은 들지만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김해상의 신협의 경영 안정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한때 존폐위기에 몰렸던 신협은 강 회장 취임 이후 흑자로 돌아섰다. 174억 원이었던 자산은 613억 원으로 늘어났다. 올해는 자산 800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강 회장은 "창원 등 도청소재지에 적을 둔 몇몇 상의들은 지자체의 도움을 많이 받는데, 우리는 그럴 형편이 아니라서 자립을 해야 한다. 다행히 우리 신협은 적자에서 벗어났고, 흑자 규모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개인적인 애로가 없는 건 아니다. 강 회장은 "나도 개인회사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 부분도 소홀히 할 수 없다"면서 "매일 오전 5시에 회사를 둘러보고 진영으로 가 마루애 아파트 분양 문제를 챙기느라 매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그가 운영하는 ㈜흥일산업은 농업용 필름 전문 제조 기업이다. 1974년에 설립됐고, 국내 최초로 삼중 압출 제조법을 도입해 농가소득 증대에도 큰 도움을 줬다. 강 회장은 "흥일산업은 일본에서도 감탄할만큼 기술력이 뛰어나다. 우리 말고도 김해에 세계적인 경쟁력을 자랑하는 국가대표 기업이 여럿 생겼다"고 만족스러워 했다.
 
■ 사회적 책무에 충실한 상의 지향
강 회장은 김해상의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해상의는 올 한 해 동안 자체 운영 중인 일념장학재단에서 기금 10억 원을 조성, 김해지역 근로자들과 그 자녀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강 회장은 "초등학교 2학년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려운 생활을 했지만 잘 살아보겠다는 꿈이 있었다. 공장을 차리고 일본에서 기술을 배워 와 농업용 필름 사업을 하며 고향 김해에 봉사하겠다고 다짐했다"면서 "지금은 기업이 적극적으로 사회공헌을 해야 하는 시대다. 기업 간 연합체인 상공회의소 역시 그렇다"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그러면서 "김해에서 생산되는 농산물과 제품들 중에는 훌륭한 것들이 적지 않다"면서 "김해 시민들도 적극적으로 지역기업들의 제품에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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