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물교양의 탄생
(박숙자 지음/푸른역사/411p/2만 원)

외국 문물이 쏟아지듯 들어오던 식민지 조선에 서양의 문학작품들도 들어왔다. 당시에 들어온 작품에는 '세계명작'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이 책은 서구 문학이 세계문학으로 둔갑하는 과정과, 이 세계문학을 필독서로 읽었던 식민지 세계를 조명한다. 세계문학전집 한 질쯤은 '소장'하는 게 교양 있는 자들의 미덕이라 여기는 풍조는 식민지 조선이나 지금이나 별 다를 바 없다. 호화롭게 양장된 원서의 세계, 세계문학전집은 지금도 엘리트 세계의 교양으로 받아들여진다. 읽지도 않고 꽂아놓기만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좋은 책'이 자본주의 체제의 울타리 안에서 어떻게 왜곡되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인생은 야구처럼 공부는 인생처럼
(이종훈 지음/인물과사상사/270p/1만 3천 원)

전교 755명 중 750등이던 야구선수가 법조인의 삶을 살기까지의 사연을 털어놓은 책. 이종훈 씨는 어린 시절부터 야구를 좋아해 고등학교 3학년때까지 야구선수로 살았다. 그러나 172㎝에서 더 자라지 않는 키와 늘지 않는 야구실력 때문에 야구선수의 꿈을 접었다. 그는 고2 기말고사 때 처음으로 공부라는 걸 했다. 워낙 기초가 없어 중학교 과정부터 '맨땅에 헤딩하듯' 공부를 시작했다. 사법고시에 합격하고 로펌회사에서 근무 중인 저자는 "타고난 꼴찌는 없다!"고 말한다. 전교 꼴찌였던 이종훈 씨가 공부를 시작하면서 겪었던 좌절감, 그리고 이를 극복해 내게 된 과정을 통해 공부 못하는 학생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어 쓴 책이다.
 


▶키질 하던 어머니는 어디 계실까
(김영조 지음/인물과사상사/371p/1만 3천 원)

"'등등거리'는 소매가 없어 등배자(藤褙子)라고도 부르는데 등나무 줄기를 가늘게 쪼개서 얼기설기 배자 모양으로 엮어 만든 것으로 여름철 모시 적삼 밑에 받쳐 입습니다. 등등거리를 입으면 땀이 흘러도 옷이 살갗에 직접 닿지 않아 적삼에 배지 않고, 등등거리가 공간을 확보해 주기에 공기가 통하여 시원합니다." 우리 선조들이 여름에 더위를 피하기 위해 만든 '등등거리'에 대한 설명이다. 이렇게 우리 문화의 다양한 모습을 2004년부터 9년째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인터넷 한국문화편지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에 써서 1만여 명에게 전해온 김영조 씨가 펴낸 책. 풍속에서부터 먹거리, 옷과 꾸미개, 민속품, 미술, 국악, 조선 철학, 24절기와 명절에 이르기까지 각 장에서 옛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재미난 말로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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