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들은 예전 아이들이 상상치도 못할 많은 공부를 한다. 영어, 한자, 음악, 미술, 컴퓨터 등 어른보다 빈틈없는 하루 일과를 보낸다. 이렇게 어린 시절을 보낸 아이가 어른이 되었을 때, 자신의 유년시절이 행복했었다고 기억할까?
 
초등학교 교직생활을 한지 10년째이다. 10년 동안 아이들에게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선생님! 놀아도 돼요?"이다.
 
나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즐겁고 재미있게 보낸 시간이야말로 인생 최고의 보물이라고 확신한다. 어릴 적의 나는 집에 오면 책가방 던져 놓고 바로 밖으로 뛰어나가 놀다가, 해가 빠지면 어머니 손에 잡혀와 밥 먹고, 또 몰래 나가 캄캄해지도록 놀다가 집에 돌아왔다. 그리고는 코 골며 잠자기 바빴다. 그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면 지금도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행복하다.
 
예능 프로그램 '1박 2일'에서 게임을 유달리 못하는 이승기에게 강호동이 이런 질문을 했다. "이승기 씨! 어렸을 때 안 놀아봤어요?" "아파트 주차장에서 축구했는데요!" 이승기가 이런 상황인데 지금 아이들은 오죽하겠는가.
 
아이들은 놀아야 한다. 아이들은 친구들과 서로 오래도록 놀이를 하는 동안 '사랑과 이해와 우정'을 주고 받고, 마음 속에 쌓아간다. 무슨 놀이를 하든 상관없다. 그때그때 상황을 놀이로 여기고 즐겁게 놀 수 있다면 그만이다.
 
아이들은 놀이를 하면서 이 세상에 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있음을 깨우친다. 친구가 나와 생각이나 몸짓이 다를 수 있다는 것도, 배워서가 아니라 놀면서 알게 된다. 놀다 보면 서로 다르니까 조절하는 것을 배우고, 조절하다 보면 자기 고집도 돌아보고, 가진 것을 나눌 수 있다.
 
겨울방학 동안 우리 아이들을 좀 놀게 하자. 행복한 어린 시절의 추억은, 배가 터져라 웃으며 즐기는 중에 우리 몸과 마음 속에 새겨진다. 그 추억이 우리의 삶을 행복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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