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뉴스>와 김해상공회의소가 공동으로 진행한 'CEO노트'가 20회를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다. 이들은 열정, 성실, 화합 등 '프로페셔널의 조건'을 두루 갖춘 사람들이었다. 연재를 마감하면서 이들 CEO들이 보여준 경영철학의 공통분모를 정리해 봤다.

■ 기본을 철저히
"신이 바라보고 있다."
 
파르테논 신전 건설을 지휘한 페이디아스(Phidias)가 했다는 이 말은 장인정신을 강조할 때 자주 언급된다. 공사 비용을 아끼려는 아테네 시의 재무담당이 "아래쪽에서 보이지 않는 곳까지 정성을 쏟을 필요가 있는가"라고 묻자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반박했다는 이야기다. 'CEO노트'에서 만난 경영자들 역시 기본부터 철저하게 하는 것이 가장 우선이라고 했다.
 
김철헌(56) ㈜대동중공업 대표는 "커다란 기업이 아니라 천 년 가는 기업을 만들겠다"며 "오래가는 기업은 특별한 비결이 있다기 보다는 기술과 사람, 그리고 공익활동이라는 기본에 충실하다"고 강조했다.
 
김영기(52) ㈜화미주인터내셔날 대표도 '서비스 정신'이라는 미용업의 기본을 가장 먼저 언급했다. 이를 위해 치열하게 교육하고 경쟁하는 시스템을 만들었지만, 때로는 좌절하는 직원들이 나오게 마련인데, 이들과 함께 끝까지 가려고 항상 노력한다고 밝혔다.

■ 목표 설립 후 선택과 집중
CEO들이 그 다음으로 풀어놓은 성공의 지름길은 목표를 세우고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것이었다. 건설업을 하는 박명진(52) 고려개발㈜ 대표는 고향 김해를 경제적 자본뿐만 아니라 문화적 자본까지 풍부한 도시로 만들겠다는 꿈을 제시했다. 강영전(65) ㈜영신화공 대표는 자동차용 고무 실링에 집중해 목표했던 대로 해당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자랑할 수 있게 됐다.
 
CEO들은 일단 목표를 세우고 나면 과감하게 도전했다. 박성기(58) 유진금속공업㈜ 대표는 "선택은 신중하게, 선택한 다음은 과감하게"라는 자세를 바탕으로,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켰다. 1990년대 후반 닥친 외환위기로 수많은 기업이 쓰러지던 시절, 그는 과감하게 품질로 승부수를 던져 수출길을 뚫었다.
 
재료를 갈지 않고 눌러 짜는 원액기를 개발한 휴롬 역시 목표 설정 후 선택과 집중을 한 사례다. 송해복(52) 휴롬LS 대표는 "직원들이 가지고 싶어하는 상품을 만든다는 목표로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다"며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고민하다 제품의 심장인 칼날을 과감하게 바꿨다. 기업은 주변의 말을 듣고 먼저 자신을 바꿔야 다른 사람들의 삶도 바꿀 수 있다"고 설명했다.

■ 가장 중요한 것, 열정
인터뷰를 하고 난 뒤, 몇 번이고 다시 연락해 전달하려는 내용을 정확하게 다시 피력하는 CEO들도 많았다. 이들은 남의 말을 잘 듣는 것은 물론, 인터뷰를 계기로 자신에게 질문을 했고, 앞으로 본인이 어떤 사람으로 기억될지를 점검했다.
 
권육상(57) 부산~김해경전철㈜(BGL) 대표는 경전철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끊임없이 관련 공무원들과 시의원 등을 만나 상황을 설명하고 설득해왔다. 'CEO노트' 인터뷰 과정에서도 지속적인 피드백을 통해 좀 더 매끄러운 기사가 나가도록 노력했다. 또, 아침마다 경전철을 따라 뛰면서 활력을 충전하고, 틈날 때마다 경전철 안에서 시민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는 열정적인 사람이었다.
 
그는 "지금 경전철이 위기에 몰려 있지만 잘 해결하고 나면 훗날 최고의 시간으로 기억될 것"이라며 "나중에 누군가가 이 시기에 무엇을 했는지를 물어왔을 때 당당히 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감식초를 만드는 김종열(52) '스위트 감식초' 대표도 놀라운 열정의 소유자였다. 젊은 시절 단감 농사부터 시작해 규모를 늘려갔고, 낮은 등급을 받은 단감을 활용하는 방법을 고민하던 중 감식초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는 "이제 농업경영은 경험이 아니라 과학"이라며 지역 대학과 공동연구를 하고 외국에도 자주 나가 관련 기술을 공부하고 있다.
 
이렇듯 'CEO노트'의 주인공들은 대부분 식지 않는 열정으로 '자수성가'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젊은 시절의 추억을 물어보면 선뜻 대답을 잘 못했을 정도로 오로지 일과 함께 살아온 사람들이었다. 이들을 통해 김해가 무한한 가능성을 품은 도시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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