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사기꾼
(스텐 티 키틀 외 지음, 류동수 옮김/애플북스/296p/1만 5천800원)

미국의 여러 일간지에 '손탁 커넥터'를 다룰 줄 아는 공인 전기기술자를 찾는다는 광고가 게재됐다. 광고가 나간 후 170명이 그 기기를 잘 다룰 줄 안다며 지원을 했다. 그 중 55명은 '손탁 커넥터' 전문기술자로 인증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 중 절반은 그 기기를 10년 이상 다룬 경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 기기에 대한 설비 프로젝트 목록을 제출한 이도 다수였다. 그러나 '손탁 커넥터'는 이력 다듬기와 위조하기가 어떻게 확산되는지를 조사하기 위해 만든 가공의 기계였다. 이 책은 사기가 횡행하게 된 사회적 이유, 성공과 출세라는 욕망의 코드, 법과 시스템의 허술함, 인간의 기본적인 심리 등을 인문학적 분석과 통찰을 통해 들여다 본다. 저자는 이런 식의 사기는 사회구조에서 탄생했다고 보고 있다.
 


▶바다맛 기행
(김준 지음/자연과생태/272p/1만 6천원)

제철 음식이 맛도 영양도 풍부하다. 농산물에 저마다 파종시기와 수확시기가 정해져 있듯이, 해산물에도 각기 맛있는 시기가 정해져 있다. 바다에 사는 생물들은 때에 맞춰 연안을 찾아와 산란을 하고 다시 바다로 나간다. 바다 생물도 농작물처럼 '제철'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생태환경을 잘 알고 있는 어부는 바다와의 오랜 교감을 통해 이들이 가장 맛있는 시기를 골라 건져올린다. 전남발전연구원에 재직 중인 김준 씨가 바다맛의 제철을 전해준다. 생명을 품은 바다, 바다를 가꿔온 인간이 함께 만들어 온 맛의 세계를 통해 어촌 문화도 엿볼 수 있다.
 


▶로봇친구
(오세나 글·그림/장수하늘소/46p/1만 2천원)

무슨 물건이든 사는 순간부터, 그 물건은 오래된 것처럼 여겨지고 새로운 물건에 눈이 가는 게 사람 마음이다. 아니다. 우리가 이렇게 변한 건 그리 오래 전이 아니다. 한 세대 전만 해도, 물건을 살 때는 몇 번이고 생각해서 꼭 필요한 것만 샀고 오래 두고 썼다. 그런 시절을 까맣게 잊고 이렇게 낭비해도 좋은 걸까. 어른들이 이러니 아이들은 더하다. 멀쩡한 장난감, 학용품을 두고도 싫증났다고 함부로 버리고 새것만 찾는다. 이 그림책은 어린이들에게 물건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작가의 따스한 시선을 담고 있다. 뚱보텔레비전, 뚜껑을 여는 세탁기, 뻐꾸기시계, 살 부러진 우산 등 우리 곁에서 묵묵히 제자리를 지키며 제 할 일을 하던 소중한 물건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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