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문학무크 3집 '불안한 현재, 미래'
부울경 소설가 5명 등 모두 8명 참여

"당신의 불안, 그 정체는 무엇입니까?"
 
<도요문학무크> 3집이 출간됐다. <도요문학무크>는 전반기에는 소설을, 후반기에는 시를 싣고 있다. 생림면 도요마을에서 발간되는 무크지이지만, 전국의 문인들을 대상으로 한다. 이번 호에는 윤후명·표명희·한수영 등 서울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소설가 3명과 부·울·경지역에서 활동하는 소설가 5명이 참여했다.
 
이번 호의 주제는 '불안한 현재, 더 불안한 미래'이다. 이 책의 서문은 "불안은 오늘의 우리 삶에 광범위하게 드리워진 우울한 그림자다"라는 문장으로 시작된다. 우리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불안을 겪기도 하지만, 약육강식의 국제사회나 해가 다르게 변해가는 지구환경 탓에 불안을 겪기도 한다는 뜻이다.
 
이번 호에서 참여 소설가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불안의 정체를 포착해 내고 있다. 수록된 작품은 △윤후명의 '대관령의 시-돌의 말을 듣다(1)' △조갑상의 '목구멍 넘어' △이상섭의 '재첩의 맛' △정인의 '호수 근처' △조명숙의 '하하네이션' △표명희의 '바닥' △한수영의 '지금 어디쯤이에요?' △허택의 '텅 빈 입안' 등 8편이다.
 
조갑상의 '목구멍 넘어'는 장년기 부부의 갈등을 다루고 있다. 이들 부부의 갈등은, 일류대학을 나오고도 공무원 시험에 계속 떨어지는 아들 때문에 발생하고 있다. 아들은 공부만 시킨 탓에 '제 마시던 주스병 마개 하나 못 닫고, 머리 털어 말리고 제 머리카락도 치우지 않고 몸만 빠져나가는 그런 정신 상태'로 청년이 됐다. 남편은 "괴물을 키운 거야"라고 내뱉는데, 마침내 아들도 아내도 자신도 그 괴물에 속해있다는 사실을 절감한다는 내용이다.
 
허택의 '텅 빈 입안'은 불행한 결혼생활을 한 부모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남편으로 인해 상처를 입은 여성의 피폐한 내면을 그리고 있다. 이 여성은 아버지가 준 모습을 바꾸기 위해 성형을 거듭하면서 몸과 마음 모두 망가져 간다. 시시각각 짙어지는 이 여성의 불안이 치밀하게 묘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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