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갑을장유병원의 CT촬영실 모습. 영상진단장비의 비약적 발전은 각종 질환의 조기발견으로 이어져 인간 수명 연장의 꿈을 현실화시키고 있다.
X-레이 사진 신체 구조물 구분 어려워
CT는 횡단면과 입체영상으로 진단
전이암 추적 등엔 '펫-CT' 활용되기도
MRI는 자기장과 고주파 이용해
방사선 노출 위험 없고 불쾌감도 제로
비용 비싸 선뜻 검사받기 힘든 점 보완
의료보험 혜택 받을 수 있는 범위 늘려

1895년 11월 8일 독일 뷔르츠부르크에서 빌헬름 콘라트 뢴트겐은 인간의 생로병사와 관련된 중요한 발견을 하게 된다. 바로 엑스(X)선이다. 이를 이용한 영상 진단장비가 엑스레이라고 하는 X선 촬영기이며, 오랜 동안 인간의 각종 질환을 진단하는 데 유용한 도구로 활용돼 왔다. 오늘날에는 영상진단장비의 비약적 발달과 함께 시티(CT:컴퓨터단층촬영장치)와 엠아르아이(MRI:자기공명단층촬영장치)가 진단의 정확성 및 질환의 조기발견율을 높이는 데 일등공신이 되고 있다. 하지만 이 두 가지 장비의 차이와 적용 질환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처방받는 환자들은 극히 드물다. 흔히 CT를 찍어본 후 더욱 자세한 영상자료가 필요할 때 MRI 촬영을 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두 장비는 원리 자체가 다르며 장점과 단점 또한 다른 별개의 검사 수단이다.
 

■ 방사선을 활용한 CT
엑스레이는 뼈나 장기의 밀도에 따라 투과 정도가 다른 X선을 필름에 감광해 뼈나 골조직의 이상 유무를 판단하는 데 활용된다. 따라서 흉부나 뼈 조직의 이상 유무를 알아보는 데 가장 널리 사용되는 장비이다. 엑스레이 사진은 비용이 싸고 빠르게 찍을 수 있는 반면, 평면 영상이어서 혈관이나 인대·근육 등 밀도가 비슷한 구조물들을 자세히 구분하기 어려워 병변 위치와 질환의 깊이를 정확히 파악하기 힘든 단점이 있다.

▲ 오른쪽 뇌 쪽에 급성 뇌경색이 발생한 환자의 MRI와 CT 사진. 왼쪽 MRI 사진에서는 주위 뇌 조직과 비교해 뚜렷히 구분되는 선명한 밝은 신호를 보이지만 오른쪽 CT 사진에서는 주위 뇌 조직과의 차이가 뚜렷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CT는 이런 엑스레이 사진의 단점을 개선한 영상장비이다. 신체 횡단면을 여러 겹 촬영하면 입체영상을 얻을 수 있어 엑스레이 사진에서 정확하게 확인하기 힘든 신체 내부 구조물의 상태를 정밀하게 확인할 수 있다. 촬영 시간이 짧아 폐·심장·내장 등 움직이는 장기의 영상을 얻는 데 적합하다. 뇌출혈과 뇌경색 등 뇌졸중, 뇌종양 진단 등에도 사용되며, 미세한 골절까지 찾아낼 수 있어 뼈 내부구조 촬영에 많이 사용된다. 최근 개발된 고해상도 CT를 보면 16, 64, 128 256채널 등으로 채널 수가 표시되는데, 이는 방사선 발생장치에서 발생한 X선을 받아 영상으로 만드는 검출기의 수를 의미하며, 이 검출기의 수(채널 수)가 많을수록 한 번 호흡을 참은 상태에서 촬영할 수 있는 신체의 범위가 넓어져 촬영시간의 단축 및 움직이는 장기를 보다 선명하게 촬영할 수 있게 된다. 이 고해상도 CT는 종단면, 횡단면 뿐만 아니라 모든 각도의 영상 및 모든 단면 재구성이 가능하기 때문에 단면 및 입체 영상에 있어서는 MRI보다 월등한 영상 가변성을 보인다.
 
하지만, CT는 촬영 기법 및 장비에 따라 일반 방사선 사진보다 적게는 100배에서 많게는 1천배 이상의 방사선에 노출되게 되므로 반복할 경우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
 
몇 년 전부터는 '펫(PET) CT'가 주목받고 있는데, 정상세포보다 빨리 자라는 암세포의 포도당 섭취량이 많다는 점에 착안해서 만든 장비이다. 방사성 의약품을 포도당에 붙여 혈관에 주사해 대사 상태를 촬영한다. 따라서 이 검사는 포도당 대사가 좋은 악성 종양, 간질, 알츠하이머병, 염증성 질환의 진단에 유리하다. 또 암이 확인된 뒤 전이암의 위치 추적과 치료효과 판정, 재발 여부를 평가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 자기장을 활용한 MRI
MRI는 방사선이 아니라 자기장과 고주파를 이용하는데, 인간의 몸 구성 성분 중 70%가 물이라는 데 착안해서 만든 영상 장치이다.
 
3차원 영상을 얻을 수 있고 횡단면과 종단면 등 다양한 각도로 신체 내부를 볼 수 있다. 따라서 근육이나 연골, 인대, 혈관 및 신경 등 연부조직의 질환을 보다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
 
MRI는 자기장을 사용하기 때문에 검사 이후 통증이나 불쾌감이 없으며 뼈나 공기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CT나 초음파로 검사하기 힘든 질병도 찾아낼 수 있다. 검사 대상 질환은 뇌종양·뇌출혈·뇌경색·치매·간질·안구종양·유방암·폐암·간암·자궁암·전립선암 등과 디스크·척추압박골절·오십견·인대손상·관절염·연부조직종양·골수염 등 거의 대부분의 연조직 질환 진단에 이용되고 있다.
 
엠아르에이(MRA) 검사란 것도 있다. 뇌혈관의 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장비인데, MRI와 동일한 기계를 사용하지만, 진단 목적이 다른 것이 특징이다. MRA는 뇌혈관 질환이 의심되는 경우 MRI 검사와 함께 진행한다.
 
갑을장유병원 영상의학과 김형필 전문의는 "통상적으로 MRI는 뇌나 근육·힘줄·인대·연골 등의 연조직을 더 자세하게 관찰할 수 있고, CT는 골절 등 뼈의 병변과 복부 및 흉부의 장기들을 관찰하는 데 더 많이 활용되고 있다"며 "하지만 환자의 의심되는 질환에 따라 검사 방법이 달라지는 것이기 때문에 특정 장기에 따라 특정 검사방법이 정해져 있는 것처럼 생각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 의료보험 혜택 범위 늘어나
CT와 MRI는 비싼 비용 때문에 선뜻 검사를 받기 힘들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국민건강보험 적용 범위가 넓어져 환자의 비용 부담이 다소 줄어들었다.
 
CT의 경우 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검사를 하면 일부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국민건강보험 적용이 가능하다. 다만, 검사 결과 정상 소견일 경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일부 보험적용을 해주지 않는 경우는 있다.
 
MRI는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경우가 CT에 비해 많지 않다. 뇌혈관질환과 척추질환(염증성척추병증, 척추골절, 강직성척추염) 및 관절질환(외상으로 인한 급성 혈관절증, 골수염, 화농성 관절염, 무릎관절 및 인대의 손상) 등의 진단 때 1회에 한해 급여처리가 가능하며, 진료상 추가 촬영이 필요할 경우 별도의 인정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다만, 사보험(의료실비보험)의 경우는 검사 종류와 무관하게 담당의사가 진단에 필요하다고 판단해 시행하는 영상검사의 경우 모두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도움말=갑을장유병원 김형필 영상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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