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은 특히 종사자들의 따뜻한 마음 씀씀이가 필요한 곳이다. 경남도립김해노인전문병원의 박수진(왼쪽) 사회사업실장이 노인 환자와 미술치료 프로그램을 함께 하고 있다.
전문의 상주 치료·돌봄 병행 요양병원
암환자 호스피스·중증노인질환 중점
김해지역 한달 평균 70~80만원 선 비용
요양원은 노인 환자 돌봄 서비스만 제공

환명의료재단 도립김해노인전문병원
경남 유일 치매거점병원으로 지정
종합병원 협진시스템 … 프로그램 다양
 


"당뇨도 있고 퇴행성관절염 때문에 너무 고생했는데, 여기 의사분들이랑 병원 식구들이 치료를 너무 잘해주고 가족 같이 돌봐줘서 이젠 많이 좋아졌어요. 치료도 그렇고, 무엇보다 마음이 편하니 병도 빨리 낫는 것 같아요."
 
김해의 한 노인전문병원에서 만난 김 모(82) 할머니. 여러가지 노인성질환과 함께 몇년 전 유방암수술을 한 뒤 후유증 때문에 힘들게 투병생활을 했다. 그러다가 노인전문병원에 입원한 뒤 많이 호전됐다고 한다. 기초생활수급자인데다가 돌봐줄 가족 또한 없는 김 할머니에게 노인전문병원은 집이고, 의료진은 자신을 돌봐주는 가족과도 같은 존재가 됐다.
 
중증치매나 뇌경색 등 중증 노인성질환으로 투병하는 환자를 가정 내에서 돌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때문에 치료와 함께 돌봄 서비스를 함께 받을 수 있는 노인전문병원에 대한 선호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노인전문병원(요양병원)과 노인의료복지시설(요양시설)로 나뉘는 노인요양기관별 특징과 차이점 등에 대해 알아보자.


■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요양병원은 의료법에 따라 의사나 한의사 등 전문 의료진이 상주하며 입원 환자를 치료하는 병원시설이다. 요양환자 3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춰야 하며, 장기요양이 필요한 입원환자들이 이용할 수 있다. 따라서 기능상 병원과 요양기관의 기능이 복합적으로 갖춰진 곳이다.
 

입원을 할 수 있는 환자는 중증치매나 뇌졸중 후유장애·파키슨씨병·퇴행성관절염·골절 후 거동불편·만성기관지질환 등으로 간병수발과 함께 복합적 약물치료가 필요한 경우이다. 또 호스피스 치료가 필요한 암환자도 해당된다.
 
치료비는 의료보험 적용을 받는 급여 환자의 경우 본인부담이 20%이며, 식사요금은 50%를 부담하도록 돼 있다. 간병비에 대한 정부지원은 없다. 김해지역의 경우 한달 평균 70만~80만 원을 부담하면 이용할 수 있지만, 요양병원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다. 기초생활수급자는 30만~40만 원으로 본인부담금이 낮아진다.
 
이에 견줘 흔히 요양원으로 일컬어지는 요양시설은 고령이나 노인성 질병으로 혼자 생활하기 어려운 노인에게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복지시설이다. 2008년 7월부터 시행된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 의해 설치되고 있다.
 
입원에 필요한 조건은 치매나 뇌졸중 후유장애·파킨스씨병·퇴행성 관절염·기타 고질화된 만성질환 또는 장애로 간병과 수발이 지속적으로 필요한 사람들 중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등급 1·2등급 판정을 받아야만 이용할 수 있다.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한다.
 
법인시설 설치비를 국가에서 지원받지 않은 요양시설의 경우 요양등급 판정을 받지 않아도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수용인원이 정족수보다 적은 경우이며 본인부담금 전액이 조건이다. 김해지역에서 시설을 이용할 경우 등급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급여는 25만~29만 원선이며, 비급여의 경우 식사비용이 전액 본인부담이다.
 
현재 김해지역의 요양병원은 경남도립김해노인전문병원을 비롯해 25곳이 운영되고 있다. 요양시설은 가야대학교에서 운영하는 가야대요양원(시설장 이재실)을 비롯해 모두 17곳이 운영되고 있다.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에 대한 자세한 문의는 보건복지부 콜센터(국번없이 129)로 하면 자세한 답변을 얻을 수 있다.


■ 경남 유일 치매 거점병원
경남도립김해노인전문병원은 지난해 4월 보건복지부로부터 경남 유일 치매 거점병원으로 지정됐으며, 전국의 치매거점병원 7곳 중 한 곳이다.
 
의료법인 환명의료재단(이사장 허명철)이 2005년 8월 175병상 규모로 개원해 조은금강병원과의 협진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내과와 가정의학과·재활의학과·영상의학과·한방과 전문의를 두고 있으며, 신경과와 정형외과·피부과·치과는 협진을 통해 운영되고 있다.
 
주요 진료 대상은 중풍·관절염·만성노인성질환 등이며, 특화된 치매 프로그램으로 미술심리·인지·원예치료와 함께 운동요법·종이접기·컬러클레이·리본아트·천연비누만들기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 강사들을 초빙해 환자들의 재활을 돕고 있다. 또한 김해시보건소에 등록된 경증치매환자 및 기억력이 떨어지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무료 인지재활프로그램과 함께 치매예방홍보 등도 진행하고 있으며, 무료치매검사의 경우 만60세 이상 김해시민에 대해 검사비용 전액 지원과 함께 치매 진단 후 매달 3만 원 이내 약제비도 지원하고 있다.
 
이 병원의 또다른 특징은 투석환자를 위한 투석실을 조은금강병원과 연계해 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투석이 필요한 환자들의 경우 거동이 불편할 뿐만 아니라 매우 예민하기 때문에 요양병원의 경우 반드시 갖춰져야 할 시설 중 하나라는 게 병원측의 설명이다.
 
박수진 사회사업실장(사회복지사)은 "환자들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 많은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보호자들이 병원 시설 등을 고려해 미리 2~3군데 정도는 둘러봐야 한다"며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를 고려해 종합병원과의 협진시스템이 제대로 마련돼 있는 곳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현분 관리간호부장은 "요양병원을 찾는 환자들의 경우 장기입원이 대부분이라서 의료시설 뿐만 아니라 환자를 위한 다양한 재활프로그램, 가족처럼 대하는 의료진의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런 장기입원 환자들은 사실 가정내 돌봄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은데도 6개월 이상 입원할 경우 기간에 따라 정부지원 금액이 차츰 삭감되는 부분은 제도적으로 보완돼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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