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가기 싫어!"
 
지난해 봄, 초등학교에 입학 한지 겨우 한 달 된 아들 입에서 폭탄선언이 터져 나왔다. 학교에 가기 싫다고 말하는 아들의 모습은 단호했다.
 
"아버지가 학교 선생인데, 그런 말을 하면 아버지가 뭐가 되겠니?"라는 말이 나오려는 것을 겨우 참고 아이를 달래 학교를 보냈다. 하지만 이후에도 아이는 '학교 가기 싫다'는 말을 자주 했다. 사실 아들 녀석의 학교생활을 살펴보면 참 가혹하다. 학교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성 함양'과 '학력 신장'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입학하고 나서 잠깐의 적응기가 지나면 아이들은 하루에 4~5시간씩 바른 자세로 앉아 글과 숫자를 배운다.
 
그뿐인가, 글과 숫자의 개념도 다 익히지 못한 아이들에게 '학력평가'라는 시험이 치러진다. 시험 성적을 잣대로 친절하게 도표까지 사용해 아이를 평가한다. 학교가 아이와 부모에게 '낙오'라는 공포심을 심어주는 것이다.
 
아이에게 학교가 가고 싶은 곳이 될 수 있을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이 질문의 답은, 몇 년 전 혁신학교 바람이 불었던 경기도 남한산 초등학교에 있었다. 이곳은 한마디로 '노는 학교'였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마음껏 뛰놀 수 있는, 가고 싶은 학교인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교는 '노는 학교'가 되려 하지 않는다. 그러면 가정에서라도 아이가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면 어떨까?
 
우리 주변을 보면, 공부 스트레스를 주기보다는 아이가 제 나이에 어울리는 삶을 살게끔 하는 부모들이 꽤 많다. 이런 부모들이 다섯 집만 모여도, 가정마다 주 1회씩 간식과 공간을 제공하며 아이들이 놀 수 있는 '부모 표 놀이터'를 만들 수 있다.
 
물론, '우리 아이가 학교에서 또래 아이들보다 뒤처지진 않을까'라는 두려움이 생길 수 있다. 그래도 내 아이를 진심으로 믿어주자. 놀이를 통해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자란 아이는 상급 학교 과정에 이르면 진정한 실력을 뽐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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