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 소비(Collaborative consumption)'는 남은 것을 남과 함께 나누자는 움직임이다. 물건을 소유하는 일에 집착하지 말고 활용하는 일에 집중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협력소비 주창자들은 산업화가 과시를 위한 소비를 부추긴다고 봤다. 사실 우리는 DVD를 원하는 게 아니라 영화를 원한다. 그렇지만 명화를 담은 DVD를 소유하면 뭔가 있어 보인다는 생각에 남에게 선뜻 주기를 꺼렸다.
 
과시적 소비에 대한 생각은 2008년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급변했다. 평생 몇 번 쓰지도 않을 전기드릴을 계속 집에 둘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요컨대, 협력소비는 필요하지 않은 처지에 놓인 제품을 필요한 것으로 만든다. 인터넷 보급과 모바일 혁명은 필요한 사람을 찾는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이제 언제 어디서든 스마트폰으로 쉽게 차를 빌릴 수 있다. 아반떼 자동차를 빌려 50㎞ 운전하는 비용이 1만 3천 원 정도로 렌트카보다 저렴하다. 차를 세워두는 시간이 많아 빌려줬던 주인이 이제는 차를 팔아버리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협력소비가 수렵과 채취를 함께 하던 시절만큼 '공유경제'를 형성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 가상공간의 네트워크가 얼굴과 얼굴을 맞대는 것만큼 신뢰를 확보할 수 없는 탓이다. 협력소비 커뮤니티들은 이런 부분을 보완하고자 평판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모르는 사람에게 선뜻 차를 빌려주기 꺼려질 때 사후평가를 잘 받은 아이디를 선택하면 걱정을 줄일 수 있다.
 
아쉽게도 김해는 협력소비가 미진한 상황이다. '그린카(greencar)'와 '에어비앤비(airbnb)'는 차와 방을 빌릴 수 있는 협력소비 커뮤니티다. 이웃 부산만 해도 빌려주겠다는 사람들이 있지만, 김해에는 18일 현재 그런 사람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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