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막과 수정체 사이 채우고 있는 방수
과다생성·비정상적 배출로 인해
안압 상승으로 시신경 눌려
시야 서서히 좁아지며 쉽게 만성화돼
자각 증세 느낄 때면 대부분 말기
정기검진 통한 조기발견이 최선
넥타이는 느슨하게 … 유산소운동 도움


40대 중반의 김영환(가명) 씨는 최근 들어 눈이 침침해지자 노안이 일찍 온 것이 아닌가 싶어 안과를 찾았다. 그러나 검사 결과 뜻밖에도 녹내장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평소 시력만큼은 자신있어 하던 김 씨에게 녹내장은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안압 상승 때문에 시신경이 눌리거나 혈액 공급에 장애가 생겨 시신경 기능에 이상이 초래되는 것이 녹내장이다. 선천적인 경우도 있지만 40대 이후가 되면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부산 굿모닝성모안과 제승연 원장의 도움말로 녹내장에 대해 알아본다.
 

■ 실명의 3대 원인 중 하나
안압은 눈이 정상적인 구조와 기능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눈 속의 압력이다. 이는 각막과 수정체 사이를 채우고 있는 투명한 액체의 양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는다. 흔히 방수라고도 하는 이 액체는 수정체 주위의 모양체에서 만들어져 섬유주라는 배출관을 통해 눈 바깥으로 배출되며, 노폐물 제거와 함께 안압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역할도 한다.
 

이런 방수가 너무 많이 만들어지거나 배출이 비정상적으로 이뤄져 안압이 상승하게 되면 시신경을 압박해 녹내장의 원인이 된다. 최근에는 정상범위의 안압이라 할지라도 녹내장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시신경 혈류 공급 장애나 유전학적 원인 또는 면역학적 원인 등으로 발생할 수도 있다.
 
제승연 원장은 "녹내장은 당뇨망막병증·황반변성과 함께 실명의 3대 원인으로 손꼽히는데, 40세 이상 한국인의 4% 정도에서 발생할 정도로 흔한 안과질환"이라며 "눈 안의 시신경이 녹내장성 손상을 보이고, 이로 인해 시야가 점점 좁아지다가 결국 실명에 이르게 되는 무서운 질환이므로 40세 이후부터는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 증상과 종류
녹내장은 어린아이에서 노인까지 모두 생길 수 있으나, 40세 이후에 특히 많이 나타난다. 그리고 가족력이 있는 경우와 당뇨병·고혈압 등 전신질환이 있는 경우, 고도근시가 있는 경우는 녹내장 발병 위험이 높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발병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녹내장의 발생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어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검진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
 
녹내장의 형태는 일반적으로 만성녹내장과 급성녹내장으로 나뉜다. 만성녹내장은 대부분의 환자들이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하다가 시야가 좁아지는 말기에 이르러서야 시력저하를 느껴 병원을 찾게 되는데, 이미 녹내장 말기에 이르러 결국 실명에까지 이르는 경우도 많다.
 
급성폐쇄각녹내장은 안압이 급속도로 높아지면서 심한 안통과 시력저하·오심·두통·구토 등의 자각증상을 동반하며 전체 녹내장의 약 10% 정도를 차지한다. 무엇보다 조심해야 할 것은 내과 또는 신경과 질환으로 오인해 시간만 지체하고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는 것이다.
 

■ 치료와 예방법
녹내장 치료는 높아진 안압을 떨어뜨려 시신경 손상을 막는 것이 급선무인데 종류에 따라 레이저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고 개개인의 상태에 따라 치료방법이 달라지기도 한다. 또 약물치료·레이저요법·수술 등 치료 방법마다 장단점이 있으므로 환자의 상태에 따라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을 의사와 충분히 상의한 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번 손상된 시신경은 원상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예방과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급성폐쇄각녹내장이 생기기 쉬운 앞방(각막과 수정체 사이의 공간)각이 좁은 사람들은 어두운 곳에서 장시간 고개를 숙인 채 일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담배는 혈액순환을 방해해 시신경으로 가는 혈류에 장애를 일으킬 수 있고, 술과 커피는 많이 섭취하면 안압이 높아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한 넥타이를 너무 세게 매거나, 목 부분에 압력을 가하면 안압이 올라갈 수 있다. 따라서 목 부분이 편안한 복장을 하는 게 좋다. 물구나무서기나 배에 힘을 많이 주는 운동도 안압을 높일 수 있으므로 녹내장 환자는 주의해야 한다. 걷기나 수영과 같은 유산소 운동은 도움이 되며, 채소와 과일을 골고루 먹는 것이 좋다.
 
녹내장은 일찍 발견할수록 치료 예후가 좋다.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살아가는 동안 시력을 유지하면서 큰 불편없이 지낼 수도 있다. 따라서 40세 이상의 성인이라면 누구나 1년에 한 번씩 안과 검진을 받는 것이 녹내장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제승연 원장은 "녹내장은 완치되는 병이 아니고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평생 안압을 조절해야 하는 질환"이라며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질환이 계속 진행되기 때문에 꾸준한 약물치료로 시야 손상을 최소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도움말=굿모닝성모안과 제승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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