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스스로 근로조건 결정 통해
일자리 만들고 소득도 높일 수 있어
해삼제품 중국 수출 나선 해서물산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블루오션 공략


■ 지역에 부는 협동조합의 바람
소상공인진흥원은 지난 20일 김해상공회의소 대회의실에서 협동조합 설명회를 열었다. 시민 130여 명이 자리를 가득 메워 협동조합에 대한 관심을 반영했다.
 
협동조합은 고용 없는 성장의 시대에 조합원들이 스스로 일자리를 만든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협동조합은 조합원이 직원의 근로조건을 결정한다. 그런데 직원 역시 조합원이므로 협동조합이 잘 되면 소득도 저절로 높아질 수 있다.
 
앞으로 협동조합을 만드는 사업자들은 최대 3억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지원대상 협동조합으로 선정되면 우선 총 사업비 80% 이내로 최대 1억 원을 지원해 준다. 이 자금으로 신문광고 등 공동 브랜드 마케팅을 하고 기타 사업비용을 처리할 수 있다. 여기에다 시설을 같이 하게 되면 최대 2억 원을 추가 지원한다.
 
사업계획서 작성 예시는 다음 카페 '스타트 잡'에 있는 협동조합 메뉴로 들어가면 볼 수 있다. 소상공인진흥원 홈페이지 공지사항 608번도 유용하다. 그래도 잘 이해가 안 된다면 소상공인진흥원 김해센터(055-323-4960)로 문의하면 된다.
 
정부는 올해 300개, 내년 400개의 협동조합을 지원하고 오는 2015년까지 약 1천 개의 협동조합을 키울 계획이다. 음식점, 세탁, 제과, 서점, 철물 등 서민 주력 업종 20개는 우선지원 대상이다. 단, 성인용품점이나 입시학원 등 일부 지원 제외 업종이 있으므로 잘 살펴봐야 한다. 참고로 유흥주점 도우미는 제외 업종으로 분류하지 않은 탓에 조합 설립을 신청한 경우가 있다고 한다.
 
올해는 신청기간이 오는 28일까지라 기회를 놓쳤다면 내년과 내후년을 노려볼 만하다. 소상공인진흥원은 지난 1월 말 현재 경남 7개, 전국 300여 개 협동조합 신청이 들어왔다고 밝혔다. 선정된 협동조합은 오는 8월까지 각종 컨설팅을 거쳐 설립과정을 마치게 된다.
 

▲ 배순희 해서물산 대표가 수출 전략품목으로서의 해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블루오션 공략으로 수출길 개척
봉황동에 있는 해서물산(대표 배순희·여·60)은 해삼 관련 제품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한국 해삼은 품질이 좋지만 산지에서 주로 회로 먹고 있고, 고급 음식이라는 인식이 부족하다. 반면, 요리마다 해삼이 들어가는 중국은 값이 싼 해삼부터 상상을 넘어서는 고가의 해삼까지 가격대가 다양하다.
 
배 대표는 지금이 중국에 해삼 수출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라고 했다. 그간 한국 해삼은 삶아서 말린 형태로 대부분 중국으로 밀수출 됐다. 그러나 최근들어 검역이 강화돼 보따리상을 통한 밀수출이 어려워지고 있다.
 
한때 25만t에 이르던 중국의 해삼 생산량은 해안 오염 등으로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다. 대신 소득 증가로 고급 해삼에 대한 수요는 늘어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오는 2020년까지 대량생산과 가공, 수출기능을 모은 해삼 양식단지 50곳을 조성할 계획이다.
 
배 대표는 해삼으로 만든 비누를 보여주며 "중국에 있는 백화점이나 면세점을 공략하면 상당히 비싼 가격에 팔 수 있다"며 "중국 고소득층은 고급 해삼에 대한 욕구가 강해 기꺼이 지갑을 연다"고 설명했다.
 
배 대표는 자신이 직접 해삼의 효능을 체험하고 나서 사업의 계기로 삼았다. 그는 2010년 테니스를 하다 갑자기 쓰러져 심장 수술을 수차례 받았다. 거동이 불편해 간호인 없이는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울 정도였다.
 
그러던 중 인도네시아에서 해산물 사업을 하는 동생의 소개로 해삼을 꾸준히 먹었더니 눈에 띄게 몸이 회복됐다. 그는 해삼이 사업성이 있는 품목이라고 판단하고 2011년 2월 사업을 시작했다. 김해에 공장을 세우고 중국 다롄과 홍콩에도 사업자등록을 했다. 중국 업체와 파트너십을 맺어 수출을 시작했고, 요즘에는 중국 최대 해삼기업과 투자 협상을 벌이고 있다.
 
배 대표는 "해삼은 앞으로 수출 전략품목이 될 것"이라며 "한국이 남해안에서 최고 품질의 해삼을 1만t 이상 안정적으로 생산하게 되면 일자리 창출에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대학 대신 일찍 시작한 직장생활 만족"
경남은행 신입행원 김현지 씨

얼마 전 고교를 졸업한 김현지(18·삼방동) 씨는 경남은행 김해 북부동지점에서 일하는 신입행원이다. 경남은행이 특성화고 출신자 채용을 함에 따라 한일여고 3학년이던 지난해 11월 8일 입사했다. 창원 마산연수원에서 대학을 졸업한 언니들과 함께 교육을 받았고, 지금도 역시 언니들과 함께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특성화고 출신 선발에 당당히 합격
학벌보다는 실속있는 사회 첫발 선택

 
부모와 함께 사는 김 씨는 월급 대부분을 저축하고 있다. 아직 학생인 친구들을 만나면 한턱 낼 수 있어 기분이 좋다고 했다. 그는 "대학은 가야 하지 않겠느냐며 주변에서 걱정을 하기도 했지만, 막상 일을 해보니 일찍 시작한 사회생활이 즐겁다"며 "한국 사회에서 대학교육을 받지 않으면 나중에 지장이 있지 않을까 하고 걱정하던 부모님도 이제는 반기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처음 은행 창구에 배치됐을 때는 일이 서툴러 시행착오도 했다. 다행히 "처음에는 실수할 수 있다"며 다독여준 선배들 덕분에 빨리 일을 배울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처음 창구에 배치받았을 때는 어쩔 줄 몰랐다"며 "다음 고객을 부르는 벨을 눌러야 하는데 겁이 났다. 고객이 다가오면 가슴이 콩닥거리고 얼굴이 빨개지곤 했다"고 털어놨다.
 
경남은행은 신입 행원이 처음 들어오면 일정 기간 창구 앞에 '새내기' 표지를 한다. 아직 미흡한 점이 있으니 이해해 달라는 뜻이다. 김 씨는 "어떤 고객은 신입 행원 표지를 보고 다른 선배 행원에게 가버리기도 해 야속했다"며 "통장을 복사하고 난 뒤 신분증을 되돌려 주지 않은 적도 있지만, 이제는 그런 실수가 없어졌다"고 웃었다.
 
김 씨는 "사회 진출을 빨리 하는 특성화고 학생들은 여러가지 준비를 열심히 한다"며 "펀드운영상담사나 전산세무회계, 컴퓨터활용능력시험 같은 자격증을 준비하고 외모 관리도 한다"고 설명했다.
 
경남은행은 지난해에 특성화고 출신자를 20명 선발했다. 2011년에 처음으로 16명을 뽑았는데 반응이 좋아 채용규모를 늘렸다. 김해지역에는 2011년과 지난해에 각각 1명씩 배치됐고, 그 중 한 명이 김현지 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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