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물이
(조명숙 지음, 이정아 그림/가교출판/135p/1만 1천원)

"뱀은 징그러운 동물 아니었어?" "뱀이 이렇게 귀여워도 되는 거야?"
 
책 표지를 보는 순간 가장 먼저 든 생각이다. 심지어 이런 뱀이 눈앞에 있다면 살짝 만져보고 싶은 생각까지 들겠다.
 
김해 생림면 도요마을 도요창작스튜디오에서 창작활동을 하고 있는 소설가이며 동화작가인 조명숙이 계사년 뱀의 해에 맞추어 뱀을 주인공으로 한 생태동화를 펴냈다. '웹진 도요'에 연재되는 동안 전국 각지의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아온 작품으로, 이번에 책으로 엮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뱀을 겁낸다. 하지만 사람들이 겁내는 것과 달리 뱀은 먹이를 구할 때라든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람을 먼저 공격하지 않는다. 이 책의 주인공은 피부가 알록달록 꽃처럼 예뻐서 흔히 꽃뱀이라 불리는 율모기(유혈목이)이다. 이른 봄 어느 날 어미 율모기가 긴 겨울잠에서 깨어났다. 어미 율모기는 곧 아기 율모기로 태어날 알을 뱃속에 품고 있었다. 어미 율모기는 은사시나무 아래에 보금자리를 만들고 사람이 살지 않는 외딴집 마당에서 사냥을 하며 지낸다. 그러던 어느 날 외딴집에 사람 가족이 이사 왔다. 어미 율모기는 이사 온 가족 중 남자아이가 던진 돌에 맞아 죽음을 맞게 된다. 죽어가는 어미의 몸속에서 기적처럼 살아남은 단 하나의 알은 먹구렁이에게 맡겨진다. 그렇게 먹구렁이의 굴에서 아기 율모기 '꼬물이'가 태어났다. 꼬물이는 자신이 업둥이라는 것, 엄마가 사람 손에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혼란을 느낀다.
 
이 책의 표지에 실린 꼬물이의 인사말을 보면, 꼬물이가 만나고 싶어질 것이다. "안녕하세요. 호기심 많고 씩씩한 아기 뱀, 꼬물이에요. 온몸이 새까만 먹치, 그러니까 먹구렁이가 우리 엄마예요. 그런데 이상하죠? 내 몸은 알록달록 엄청 예쁘거든요. 일곱 번 해가 뜨고 지면 허물을 벗고 까만 몸이 나온다는데 동생들은 태어나자마자 몸이 까맣지 뭐예요. 두꺼비가 나한테 업둥이니 뭐니 하던데 그게 사실일까요? 쉿, 나랑 닮은 율모기 할머니가 나타났어요! 심술궂고 고약하기로 유명하지만 비밀을 알려줄 지도 몰라요."
 
꼬물이는 할머니 율모기가 시키는대로 사람에게 복수를 하게 될까? 호기심 많은 아기뱀 꼬물이의 모험과 홀로서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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