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상인들 지난 11일 반대 기자회견
김 시장은 "필요하다" 기존입장 확인
경영사정 악화 신세계 편들기 논란도


신세계그룹이 내외동 시외버스터미널 부지에 백화점과 대형마트를 함께 지을 움직임을 본격화하자 전통시장 상인들이 심하게 반발하고 있다.
 
외동전통시장 상인들은 지난 11일 김해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형유통점의 입점을 강력하게 막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김맹곤 김해시장은 이들의 기자회견에 앞서 직접 프레스센터를 찾아 "신세계와 전통상인 간 상생협약 추진기간인 오는 4월 15일까지는 건축허가를 하지 않겠다"면서도 백화점이 필요하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윤정원 교통환경국장도 "김해 인구가 52만 명에 이르렀기 때문에 백화점 건립은 필요하다"고,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해시는 신세계 그룹이 지난달 27일 대형유통점인 이마트의 크기를 기존 1만 9천835㎡(6천 평)에서 9천917㎡(3천 평)로 줄이고 백화점을 신축하는 내용으로 건축허가를 신청했다고 최근 밝혔다. 김해시 관계자는 "시로서는 허가를 안 해줄 근거가 없다"며 "허가를 해줄 경우 1년 안에 착공하면 되는데, 신세계로서는 일정을 미룰 이유가 없기 때문에 즉시 착공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외동전통시장 상인들은 "신세계가 부도덕한 기업임이 드러난 마당에 김해시가 대자본 앞에 쉽게 무릎을 꿇어서는 안 된다"며 김해시의 강력한 대처를 주문하고 있다. 최근 신세계는 부도덕한 기업 행태가 폭로돼 여론의 따가운 화살을 받고 있다. 우선 자사의 대형유통점인 이마트의 직원들을 불법사찰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직원들의 사생활을 감시한 과정이 기록된 문건이 공개돼 파문이 일기도 했다. 검찰은 신세계 일가의 배임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를 하고 있다. 신세계 백화점과 이마트가, 정용진 부회장의 동생인 정유경 씨가 지분을 보유한 제빵업체에게 입점 수수료를 낮춰주는 방법으로 부당이익을 넘겨준 혐의이다.
 
김애순 동상동전통시장 부녀회장은 "'반값 피자'와 '반값 안경테' 등으로 상징되는 대형유통자본의 전통상권 잠식과 몰염치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데, 김해시가 왜 자꾸 대형유통점 편을 드는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세계가 악화된 여론을 무릅쓰고 약탈적인 영업을 계속하는 것은 경기침체와 경쟁심화에 따른 다급함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신세계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0%, 당기순이익은 96% 줄었다. 이마트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도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8.2% 떨어졌다.
 
실적 감소는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신세계 주가는 지난해 말 21만 8천500원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10.8% 내렸다. 이마트 주가도 지난해 말 23만 8천 원으로 14.7% 떨어졌다.
 
새누리당 우미선 시의원은 "대형유통자본과 김해시의 행정이 미리 짜맞춘 것처럼 맞물려 돌아가고 있어서 결국 이마트는 들어서고야 말 것"이라며 "백화점까지 들어서면 전통시장뿐만 아니라 기존의 상권까지 위협받게 되므로 이들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에서는 대형유통점이 지역경제에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김해시 관계자는 대형유통자본의 지역경제 공헌도와 관련, "사실 별로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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