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랜드가 흉물로 방치되고 있으나 김해시는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던 김해관광유통단지의 경우 시쳇말로 '돈이 되는' 롯데프리미엄아울렛은 증축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나, 이미 10여 년 전에 마무리됐어야 할 김해워터파크는 오는 2014년 4월에나 완공될 예정이다.
 
재개장 추진하겠다던 가야랜드
시·가야개발 니미락내미락 수수방관

롯데, 워터파크 사업 차일피일 늑장
아울렛은 전국 최대규모 확장 임박

■ 방치된 가야랜드, 김해시는 뒷짐
가야랜드는 1991년에 생겨났다. 부지는 삼방동 산 1번지 가야컨트리클럽 아랫쪽 55만㎡(약 17만평)이다. 결코 만만한 크기가 아니다.
 

▲ 개장 초창기부터 특혜논란에 휩싸였고, 재개장 추진 지연 등으로 김해의 대표적 흉물이 된 가야랜드.
가야랜드는 김해지역의 유일한 놀이공원이었다. 그러나 2010년에 폐장됐다. 단체관람객 위주로 운영되면서 성수기에만 부분 개장하는 등 파행운영을 거듭한 끝에 완전히 문을 닫은 것이다. 지금의 가야랜드는 흉물 그 자체다. 정문에서부터 시설물은 녹이 슬었고, 곳곳에 잡초가 무성해 있다. 직원 몇 명이 개들을 묶어둔 채 놀이기구들을 지키고 있어 볼썽사납다. 신어산의 아름다운 경관을 즐기던 등산객들이 개 짖는 소리에 놀라 황급히 발길을 돌리고 있다.
 
가야랜드가 시민들로부터 외면을 받은 데는 김해시 행정의 잘못이 크다. 김해시는 1984년 가야컨트리클럽을 허가하는 대신, 주변에 시민을 위한 공간을 조성한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하지만 골프장과는 달리 가야랜드에는 적절한 재투자가 이뤄지지 않았고, 김해시는 수수방관 했다. 당연히 특혜 논란이 일었다. 특징 없고, 고만고만한 시설 때문에 가야랜드를 찾는 발걸음은 해마다 줄어들었고, 가야개발은 관람객 감소를 이유로 문을 닫았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김해시는 뒤늦게 재개장을 추진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언제 어떻게 할지는 정해진 게 아무것도 없다"고 밝혀 진정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말들도 서로 엇갈리고 있다. 가야개발 측은 "재개장을 위한 용역을 진행 중이고, 투자 방법에 대해 김해시와 협의를 하고 있다. 지난 8일 조돈화 도시관리국장에게 계획안을 제출했다"고 했다. 그러나 조돈화 국장은 "지금은 가야개발이 재개장과 관련해 계획을 구상 중인 단계"라며 "어떤 내용이 될지는 전혀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가야랜드가 흉물화한 데 대해서는 "장사가 안되니 기업이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한 조치"라고 답했다.
 
이런 가운데, 김해시가 무성의하고 한심한 행정을 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아울렛 빨리빨리, 워터파크 천천히
김해워터파크를 비롯한 김해관광유통단지 사업은 1996년 경남도와 롯데그룹이 협약을 하면서 가시화됐다. 2002년 완공목표였으나 롯데 측이 버티기에 돌입했다. 이 과정에서 비옥한 농지를 상업시설로 바꿔준 데 따른 특혜의혹이 제기됐다. 부산일보 보도에 따르면 롯데 측은 관광유통단지 사업으로 1조 2천억 원의 개발이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대지 수용 시점의 농지보상가격은 ㎡당 4만 3천 원이었지만 이후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다. 시세차익이 막대할 것으로 추측된다.
 
이런 가운데, 롯데 측은 상업시설을 먼저 짓고 다른 시설은 차일피일 미루기를 계속해 왔다. 김해워터파크 공사가 진행 중이지만 "조감도가 바뀔 수 있어 공개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의구심이 이는 대목이다. 김해관광유통단지 공사현장 관계자는 "언론 응대는 본사에서만 한다"면서도 "사견이지만, 발표한 크기대로 개장을 하면 그에 따르는 수요가 있을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사업성 측면에서 내부적으로 부정적 시각이 있다는 사실을 내비친 것이다. 롯데 측 관계자는 "담당자가 자리를 비웠다. 돌아오면 전화를 하도록 하겠다"고 했으나 연락이 없었다.
 
김해워터파크는 장유면 신문리 일원에 2천200억 원을 들여 하루 1만 8천여 명이 들어가는 물놀이 시설이다. 대지면적 12만 2천397㎡(약 3만 7천평)에 3만 7천275㎡(약 1만 1천평)의 워터파크와 597㎡(약 180평)의 부대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지난해 3월 착공됐으며, 현재 본관 2층 지붕 공사가 진행 중이다. 공정률은 35%이다.
 
반면,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은 오는 6월 공사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 경우 대지면적 2만 1천559㎡(약 6천500평)에 건축면적 1만 1천742㎡(약 3천500평), 연면적 5만 7천948㎡(약 1만 7천500평)의 전국 최대 규모 아울렛이 탄생할 전망이다. 이 공사는 지난해 6월 시작됐다.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측은 이번 증축공사가 끝나면 연간 560만 명 이상이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그룹의 아울렛 사업은 지난해에 매출 1조 원을 기록했다. 3만 5천㎡ 규모인 롯데 아울렛 파주점의 지난해 매출액은 3천60억 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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