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약물이나 수술법에서 장점과 단점은 상존한다. 대부분 의사들은 새로운 약물이나 치료법의 장·단점을 추측할 수 있다. 정작 중요한 건 의사가 환자에게 말하는 태도 혹은 방법이다. 여기에 따라 아래 위 30%까지 '좋은' 혹은 '나쁜' 영향이 초래된다. 여기에서 재미있는 현상이 발생한다. 바로 '플라시보(placebo)와 노시보(nocebo) 효과'이다. 우리 말로는 '긍정적 암시효과'와 '부정적 암시효과'로 번역할 수 있겠다. 의사와 환자 모두 어떤 방법을 사용하는지를 모르는 상태에서 검사를 해 결과를 도출하는 것은 '이중맹검법'이라고 한다.
 
노시보 효과는 라틴어로서 '해로울 거야'라는 의 뜻을 가지고 있으며, 1961년 월터 케네디란 사람이 처음 사용한 용어로 알려져 있다. 이는 아무런 약효가 없는 위약(가짜 약)을 투여한 후 해롭고, 불쾌하고, 부정적인 효과가 나타나는 경우를 의미한다. 수술 전에 의사한테서 들은 부작용과 합병증이 수술 후 실제로 나타나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이와 반대로, 플라시보 효과는 역시 라틴어로서 '좋아질 거야'란 뜻을 가지고 있으며, 성서의 라틴어 번역서인 '불가타 성서'에서 처음 발견됐다. 이는 아무런 약효가 없는 위약을 투여한 후 유익하고, 유쾌하고,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는 경우를 의미한다. 이 경우, 긍정적 암시가 뇌 속에 존재하는 아편 유사물질과 도파민(쾌락과 행복감에 관련된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으로 이용되는 물질)을 분비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이같은 심리적인 요인은 예기치 않은 질병을 초래하기도 한다. 어떤 병은 우리나라에서만 특수한 집단인 군에서 많이 일어난다. 교감신경의 지속적인 항진이 원인인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이라는 질환이다. 50~70세 여성의 팔에 많이 발생하는 이 질환이, 외국의 통계와는 전혀 맞지 않게, 우리나라에서는 20대 젊은 남자의 다리에서 흔히 발생한다. 시험을 칠 때처럼 교감신경흥분이 지속되어 피부와 뼈 등에 이상이 나타나는 보기 드문 난치병이다.
 
환자의 의사에 대한 신뢰수준도 마찬가지다. 먼 길을 마다 않고, 몇 달을 기다렸다가, 이 의사밖에는 나를 치료할 사람이 없다는 생각을 갖고 진료를 받았을 때, 결과는 보통의 경우와 확연히 다를 수 있다.
 
실수로 냉동창고에 갇혔다가 어이 없이 죽은 사람의 사례도 있다. 한 배 안에서 한 사람이 냉동창고에 갇혔다. 그가 남긴 쪽지에는 "서서히 추워져 온다. 숨이 막혀온다"라고 써 있었다. 하지만 냉동창고는 작동이 되지 않은 상태였고, 산소가 부족해질만큼 좁지도 않았다. 위에서 말한 '부정적인 30%'의 악영향이다.
 
가끔 불치 암 선고를 받은 후 이상한 종교단체 덕에 혹은 버섯 등을 먹고 나았다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긍정적인 30%'의 선영향이다.
 
생각해 본다. 긍정과 부정의 힘은 30%씩 해서 최대 60%까지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 누구나 경험했듯이 학교 다닐 때 특정 선생님이 좋으면 그 과목의 성적도 좋아지지 않던가. 칭찬은 사람도 춤추게 하니, '선악개오사(善惡皆吾師)' 즉, 선악이 모두 선생님이란 사실을 기억해 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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