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는 우리를 둘러싼 대내·외적 환경이 급변하고 있고, 정치·경제·사회 등 모든 부문에 있어 한치 앞도 예측할 수가 없다. 국경이 없어진 세계 각국의 도시들은 무한경쟁에 돌입하였으며, 격동의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세계의 도시들은 끊임없는 도전과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50만 명이 넘는 중견도시 김해시의 실상은 어떠한가? 김해시는 국내 15위 도시로서 몸집만 컸지 정치·행정·경제·사회·교육·문화·관광 어느 분야를 들여다 봐도 도시 발전의 추진 동력인 혁신 자체가 멈추어 버린 듯하다.  현재의 김해는 새로운 인구유입으로 사회적·문화적 변화가 엿보이기도 하지만 아직 전근대적이고 비효율적인 끼리끼리의 문화와 정서의 틀 속에 갇혀있다. 지난해 7월 변화와 창조라는 슬로건을 걸고 출범한 김해시도 8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긍정적 신호가 보이지 않는다.

김해시의 재정자립도는 전국 평균에도 훨씬 못 미치고 있어 중앙정부의 교부세, 보조금과 경상남도 재정에 의존하고 있는 형편이다. 김해는 중소기업수와 외국인 노동자수가 국내 2위라고 하지만 영세한 업체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경제를 견인할 추동력은 낮다.

더 심각한 것은 교육이다. 중·고등학교의 학력 수준이 매우 낮다는 것이다. 김해는 전국 기초자치단체 순위에서 100위권 이내에 들어가는 교과가 하나도 없다. 서울대학교 진학율도 타 지역 대비 거의 4분의 1 수준이다. 이와 같은 교육의 현실은 중학교 최상위권 졸업생들이 부산·창원 등 외지로 진학하는 역외유출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 종합대학교가 있지만 글로벌 시대에 맞는 창의적 인재를 길러내는 데는 교육인프라가 부족하고 고등교육환경 또한 취약하다.

문화관광분야는 고대 가야의 왕도로서의 특수성을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고, 연계성 없이 늘어 놓은 노점상 같은 기분이 든다. 실제 존재했던 제4국으로서, 강력한 철기문화를 보유한 해상강국인 이 지역에서 이미 많은 유물·유적이 속속 발굴되고 있음에도 역사적인 유적지 탐방이나 관광명소로서의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지 않아 김해만의 역사문화적 향기와 색깔은 거의 없다.

국가 간, 지역 간, 도시 간의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격차가 심화되는 등 세계는 불균등(spiky) 시대에 접어들었다. 김해시는 부산, 창원,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등으로 에워 쌓여 있는 샌드위치 도시로서의 위기감을 인식하고 혁신과 다양성에 기초한 생존전략을 서둘러서 수립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첫째, 도시발전에 그 도시를 통치·운영하는 정치인·행정가들의 사고와 행동양식은 매우 중요하다. 획일적이고 폐쇄적인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 다양성과 혁신이라는 가치를 존중하고 이를 극대화함은 새로운 성장을 위한 창조적 전환이다.

둘째, 김해의 재정자립도는 취약하기 때문에 세입재원의 확보를 위한 특단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 김해시는 기존에 있는 기업에 새로운 첨단기술을 접목시키든지 국내 또는 국외에서 기술력 있는 기업들을 적극 유치하여 인재들이 모여드는 기술과학도시로서 토양을 만들어 가야 한다.

셋째, 김해의 학력수준 저하 원인을 지역 내부에서 찾아야 한다. 창의적이고 리더쉽 있는 교장, 열정적인 교사, 애정을 가진 학부형, 그리고 김해시의 적극적인 지원과 관심은 이러한 난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넷째, 김해의 곳곳에 산재되어 있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개발하여 상품화시켜야 한다. 가야는 해상강국이고 철의 왕국으로서 발굴된 토기, 철기나 장신구 등에서 우리 선조들의 문화예술의 우수성이 인정된 만큼 김해 문화의 정체성과 특별함을 새로운 가치로 창출할 필요가 있다. 문화는 고부가가치를 만들어 내는 산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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