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문화원(이하 문화원)은 과연 정상화 될 것인가.
 
기자는 문화원이 '문화적'이기를 바란다. 진심으로. 이 글은 그런 바람 때문에 쓰는 것이다.

2011년부터 문화원은 늘 같은 방식으로 '비문화적' 갈짓자 걸음을 걸었다. 이사회 소집, 이사회 결렬, 정기총회 무산, 예·결산 미승인, 시 보조금 지급 연기, 이사회 소집, 이사회 결렬…. 그 사이 사이에 이런 일도 가세했다. 성원이 안 된 이사회가 통과시킨 안건에 대한 무효주장 제기, 운영비 정산 시비, 각종 소송….
 
이런 상황이 계속되는 동안 문화원의 위상은 급격히 추락했다. 문화원 회원들은 물론, 일반 시민들도 지쳐갔다. 문화원에서 개최하는 문화학교를 이용하는 시민들과 문화원을 빌려 행사를 치르는 각종 단체 등이 고스란히 피해를 입었다. 시민들은 급기야 "과연 문화원에 문화는 있는가?"라는 질문을 쏟아내기에 이르렀다.
 
다행히 지난 19일, 이사회가 무사히 치러졌다. 21명의 이사 중 19명이 참석했다. 이사회에서는 오는 4월 16일에 정기총회를 열고 새 원장을 뽑는다는 내용의 안건을 통과시켰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이날에도 몇몇 이사들이 지난해 연말에 개최됐던 이사회의 성원 문제 등을 제기했지만, 침묵해 오던 대다수 이사들이 "일 좀 하자"며 일축했다고 한다.
 
기자는 그동안 이사회와 정기총회를 몇 차례 참관한 적이 있다. 그 현장에서 받은 느낌은 '문화'라는 단어를 내세운 단체의 고상한 행사가 아니라, 누가 더 목소리가 크고 누가 더 고집이 센가를 겨루는 난장판이란 것이었다.
 
지난해에 열린 정기총회에서는 일부 회원들이 "사사건건 문화원의 발목을 잡는 이사들이 있는데, 정기총회에서 영구 제명시킬 방법은 없느냐"고 한탄했다. 일부에서는 "이사들의 권한이 이렇게 큰 줄 몰랐다"고 비꼬기도 했다.
 
어떤 이는 "이사회에는 문제가 없고, 문화원 주변을 둘러싼 환경이 문제"라는 식으로 김해시를 비롯한 외부의 개입을 질타하기도 한다. 하지만 문화원이 그 빌미를 제공하는 게 더 문제라는 생각을 한다. 얼마 전, 이사회가 열리기 전에 김해시의 한 관계자는 "이사회와 정기총회의 승인을 받은 예산안을 신청해야 보조금을 지급할 게 아니냐"며 문화원의 지리멸렬을 오히려 답답해했다.
 
어쨌든, 오는 4월 16일에 정기총회가 열린다. 모쪼록 이날 회의가 무사히 치러졌으면 한다.
 
한 마디를 덧붙이자면, 김해의 중년여성들 중에는 문화원에 대해 고마움을 갖고 있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들은 하나같이 "김해에 제대로 된 문화시설이 없던 시절, 우리 아이들이 처음 연극을 본 곳도, 처음 연주회를 본 곳도 문화원이었다"고 말한다. 그들은 또 말한다. "어쩌다가 문화원이 이렇게 돼버렸는지 안타깝기 그지없다. 하루빨리 제 모습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기자 역시 마찬가지다. 문화원에서 열리는 재미있고 알찬 행사를 취재해 문화면 톱기사로 멋지게 올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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