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기관인 장 내부 세균 균형 유지
비만 유발 장내 원인균 대체해 살 빠져
불안정 면역체계 영향 아토피 개선
신경계 면역질환·근무력증에도 효과
임신 때 먹으면 신생아 전달 주장도
띄엄띄엄 섭취하면 효과 떨어져


유산균의 효능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인체의 장 속에는 100여 종의 세균이 있는데 유산균은 장의 연동운동을 도와 소화 흡수를 촉진하고 유익한 균과 해로운 균의 균형 상태를 유지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최근에는 비만이나 아토피에도 영향을 주고 과민 염증반응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뿐만 아니라 임신 때 섭취한 유산균이 출산 과정에서 신생아에게 전달된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되면서 유산균에 대한 관심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 유산균이란?

▲ 유산균은 높은 온도에서는 사멸하기 때문에 60도 이하의 물에 녹여 섭취하거나 요구르트, 치즈, 김치, 된장 등을 통해 꾸준히 섭취량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장은 소화와 흡수 활동이 이뤄지는 소화기관이기도 하지만 면역 세포의 70%정도가 존재하는 매우 중요한 면역기관이기도 하다. 장에 유해균이 많아지면 면역시스템에 장애가 생겨 각종 알레르기나 염증 등을 일으키게 된다. 유산균은 이런 장내 유해균과 유익균의 균형 유지에 관여함으로써 건강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유산균은 글루코오스 등 당류를 분해하여 젖산을 생성하는 세균으로서, 젖산균이라고도 한다. 젖산발효로 만들어진 젖산 때문에 유해균의 생육이 저지되며, 이를 요구르트, 치즈 등 유제품과 김치류, 청주, 된장, 간장 등 양조식품 제조에 이용하기도 한다. 포유류의 장내에 서식하면서 잡균에 의한 이상발효를 방지하는 특성 때문에 정장제로도 이용되는 중요한 세균이다.
 
요구르트 발효유에 사용되는 유산균은 우유에서 잘 생육해 적절한 신맛을 내는 불가리아균과 스트렙코코스균 등 두 가지다. 이 균들은 사람의 장에 서식하는 주균총이 아니며 우유나 치즈에서 주로 발견되는 유산균이다. 문제는 섭취해도 위액에서 사멸해 장까지 도달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섭취한 유산균이 위액에서 죽지 않고 살아서 장까지 도달해 장벽에 정착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이 점에 착안해 장내 정착성이 높은 균주를 개발해 섭취가 용이한 형태로 제품화한 것이 건강기능식품으로 판매되는 정장제 유산균 제품이다. 여기에 사용되는 유산균은 유산간균 락토바실러스 애시도필러스, 유산구균 엔테로코코스, 비피더스균 등으로 요구르트 발효유와는 균주의 종류와 그 기능이 다르다.
 

■ 건강 효과 갈수록 늘어
비만한 사람의 장에 있는 세균은 특수한 장내 세균인 피르미쿠트가 90% 이상을 차지한다. 이 세균을 유산균으로 대체하면 살이 빠진다는 이론이 있다. 실제 쥐 실험에서 피르미쿠트를 접종한 쥐가 보통 쥐보다 체중이 훨씬 증가한다는 것이 확인된 바 있다.
 
유산균은 아토피 개선에도 효과가 있다. 아토피는 외부 물질에 과민반응한 피부에 염증이 생기는 것으로 불안정한 면역체계가 주원인이다. 유산균은 장에 유익한 균으로서 장내 산도를 높여 유해균과 부패 산물을 억제하고 면역물질을 생성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면역 시스템 회복을 도와 아토피를 개선할 수 있다. 실제 유산균 섭취가 아토피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결과에서 밝혀졌다.
 
최근에는 유산균의 염증반응 억제 효과가 신경계 면역 질환에 큰 영향력을 끼친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밝혀냈다. 염증반응은 면역세포가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 해로운 외부물질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혈관확장이나 발열, 통증, 부종 등을 동반하는 면역반응을 말한다. 심하면 중증 질환을 일으킬 수도 있다. 연구진이 개발한 유산균 혼합물 'IRT5'가 장관 면역계에서 과민 염증반응을 억제한다는 연구결과를 토대로 IRT5 유산균 혼합물을 다발성 경화증 모델 동물에 투여했다. 그 결과 조절 T세포가 활성화되는 반면 염증성 T세포는 급격히 줄어드는 것이 확인됐다. 질병의 발병과 진행도 각각 50%와 30%가량 줄어들었다. 마찬가지로 중증근무력증 모델 동물에 유산균을 넣었다. 그 결과 아세틸콜린 수용체라는 단백질을 외부물질로 인식해 분비되는 항체가 50% 정도 감소하는 등 과민 염증반응이 완화된 것을 확인했다. 이는 유산균을 이용해 몸 전체에서 일어나는 염증성 질환을 제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임신 때 섭취한 유산균이 출산 과정에서 신생아에게 전달돼 처음으로 장내 미생물균을 형성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지난달 대한보건협회가 주최한 '유산균과 건강' 국제학술심포지엄에서 경희대 약대 김동현 교수는 "출산 과정에서 엄마로부터 신생아에게 전달된 유산균은 각종 알레르기나 아토피 발생 확률을 떨어뜨린다"고 발표했다. 임산부가 출산 전 유산균 섭취를 통해 장내 미생물균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신생아의 건강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진 셈이다. 제왕절개의 경우 산도(분만할 때 태아와 부속물이 모체 안에서 밖으로 배출될 때 지나는 길)를 지나가는 과정이 생략되므로 유산균 전달 현상은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 유산균 효과를 높이려면
유산균은 살아 있으면 효능이 더 좋다. 하지만 모든 효능이 살아있을 때만 발휘되는 것은 아니다. 면역증강작용, 항돌연변이 효과, 그리고 암을 예방하는 활동은 죽은 유산균도 할 수 있다. 이 효과들은 유산균의 세포벽 성분에 의해 효과를 나타내기 때문에 유산균이 죽더라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유산균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섭취를 중단할 경우 장내 유산균 수가 줄어들고 약 2주 후에는 섭취 전 수준으로 돌아간다. 유산균은 살아 있는 균이므로 사멸률을 줄이려면 구매 후 냉장보관이 필요하다. 높은 온도에서는 유산균이 사멸할 수 있기 때문에 분말 타입의 정장제는 60도 이하의 물에 녹이는 게 좋다. 그리고 유산균의 먹이가 되는 식이섬유, 올리고당 등과 함께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탄수화물은 포도당을 생성하여 유산균 증식을 돕는다. 평소 유산균 섭취를 위해 요구르트, 치즈 등과 같은 유제품과 김치, 된장 등 발효식품을 평소에 즐겨 먹는 것이 좋다.
 
유산균을 꾸준하게 섭취하면 충치 발생이 현저하게 감소되는 효과도 볼 수 있다. 사람의 구강에도 400~500여종 이상의 미생물이 존재하며 구강 균촌을 이루고 있다. 따라서 유산균이 소화관에서와 마찬가지로 구강에서도 구강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다만, 당류가 많이 첨가된 발효유나 유산균 제품의 경우 섭취 후 이를 닦거나 최소한 입 안을 물로 헹구는 것이 치아건강을 위해 좋다.


도움말=문지윤 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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