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제대 김종국 약학대학장이 대학의 장기 발전계획을 설명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약학관 준공으로 최신식 시설 갖춰
강도높은 교육으로 글로벌 인재 양성
지자체와 시민사회 큰 관심 필요


최근 인제대 약학대 건물인 약학관이 준공했다. 준공식에서 만난 인제대 약학대 김종국(69) 학장의 얼굴에는 현재에 대한 뿌듯함과 앞을 바라보는 각오가 서려 있었다.
 
그는 서울대 교수, 한국약제학회 회장, 대한약학회 회장 등 약학계에서 어지간한 직책은 다 해 본 이른바 유명인이다. 다른 대학에서 약학대학장도 이미 지내봤다. 서울에서 태어나 수도권을 벗어나 산 적이 없는 그는 요즘 일주일에 2~3일은 꼭 김해에 내려와 머문다. 2008년 인제대에 석좌교수로 초빙됐다 3년 전부터 아예 학장까지 맡은 것은 교육에 대한 열정이 아직 뜨겁기 때문이다.
 
"제가 이 나이에 모텔에서 생활하며 학교에 다닐 줄 누가 알았겠어요? 김해 인구가 50만 넘는다고 해서 최소한 관광호텔은 있겠거니 했죠. 인제대 약대가 대학과 지역 발전을 위한 기관차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출발을 알리는 방아쇠를 당기러 왔습니다."
 
김 학장은 인제대 약대는 대학 발전의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성균관대, 중앙대 같은 사립대학이 지금처럼 다방면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약대를 비롯한 핵심전공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인제대 약대는 아직 적자지만 대학 전체를 발전시키는 동력이 될 수 있어요. 우수한 교수를 채용하려면 예산이 많이 들지만, 이렇게 해서 우수한 연구집단을 구성하면 나중에 외부에서 연구비를 가져올 수 있죠. 중요한 것은 역량입니다."
 
김 학장은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약대가 협력하면 지역에 좋은 상승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일단 약대는 유치했으니 앞으로 지역의 약학산업을 육성하는 데 지자체 지원이 있으면 좋겠어요. 멋진 연구기관과 생산시설을 함께 만들면 지자체도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지역에 약대가 있으면 수도권 제약기업도 이전할 수 있습니다. 최근 녹십자가 전남 화순에 공장을 지어서 그 동네 분위기가 좋죠."
 
이전에는 지역에 약사가 부족해 제약산업 발전이 어려웠지만 앞으로는 김해 사람이 김해로 돌아와 약사가 되고 고향에 살면서 일하는 시절이 오기 때문에 수도권과 충분히 경쟁할 만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지역 약대는 산업적인 측면과 복지 차원에서 이바지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김 학장은 "김해에 다문화 가정이 많은데 결혼이주여성들이 시간이 지나면 말은 꽤 해도 약 설명서는 못 읽는다"며 "자칫 잘못하면 큰 사고가 날 수 있어 관련 프로그램을 만들고자 한다. 지자체와 지역사회가 관심을 많이 둬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약대 유치 과정에서 어려웠던 일도 설명했다. "인제대는 사립대라 약대 유치전에서부터 아주 불리한 상황이었답니다. 백낙환 이사장이 발로 뛰며 여기저기 찾아다니지 않았더라면 어려웠을 겁니다. 지역거점 국립대가 있는 진주 등 다른 도시는 지자체가 파격적인 지원을 약속하며 약대 유치에 발벗고 나섰습니다. 그렇지만 김해시는 인제대가 사립이라 어렵다는 입장이었죠."
 
김 학장은 학생들에 대한 높은 기대감도 나타냈다. "인제대 약학대 학생들은 전국 약대 중에서 가장 많이 공부를 한다고 자부합니다. 젊고 패기 있고 실력 있는 교수들이 최고의 강도 높은 교육을 하기 때문이죠. 군에서 훈련할 때 생도보다 교관이 더 빨리 뛰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어요? 생도들이 안 뛸 수가 없지. 더구나 그 생도들이 우수하다면 나날이 발전할 수밖에요."
 
김 학장은 약학관이 생겨서 마음이 한결 놓인다고 말했다. 인제대 약학관에는 24시간 스터디룸, 컴퓨터실, 샤워실, 여학생 휴게실, 발코니 등 편의시설, 실무실습을 위한 약국 등 최신 시설이 다 갖춰져 있다. 컴퓨터에는 약사회 회원들이 사용하는 프로그램이 있어 실제 업무를 보듯 실습할 수 있다. 5개 백병원 약제부장들이 겸임교수로 초빙돼 실무교육을 한다.
 
"기초 인프라는 갖춘 셈입니다. 이제는 철학을 제대로 갖춘 교육이 필요해요. 콘텐츠는 채우기가 어렵지 않습니다. 해마다 미국 식약청(FDA), 환경연구원(EPD), 국립보건원(NHI) 등 세계 최고 약무행정을 경험하는 견학 프로그램을 만들었어요. 우리 약대에 들어오면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고 싶습니다. 인제대 백병원이 글로벌 임상센터를 마련했고, 제약공학과도 있어 약대와 함께 상승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김해는 다른 곳보다 입지도 좋아요. 앞으로 인제대 약대는 동남권을 대표하는 약대로서 위상을 갖추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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