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문화원 이사 전원 해임 사상 초유 사태 파장

"그동안 참을 만큼 참았습니다. 더 이상은 묵과할 수 없었습니다!"
 
김해문화원은 지난 16일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회원들은 '21명 이사 전원 해임'이란 사상 초유의 결단을 내렸다. 지난 2년여 동안 반문화적 파행을 거듭해온 '김해문화원 사태'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회원들의 절박한 심정이 빚어낸 참극이었다.
 
끊이지 않는 고소·고발·자리다툼 반발
정기총회에서 기타토의로 해임안 상정
반문화적 단체 오명 탈피 자구책 단행
일부 이사들은 "오히려 잘된 일" 반색


김해문화원은 2011년부터 각종 고소, 고발이 난무하는 등 극심한 내홍을 겪어왔다. 이로 인해 김해의 '민간 문화 컨트롤타워'로서 김해문화원의 의의와 권위는 실종돼 버렸고, 오히려 '반 문화적 단체'라는 조롱을 받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당연히, 김해문화원이 주관해 오던 각종 문화사업은 중단되거나 축소 추진됐다. 회원들은 가슴앓이를 하면서도 이사들이 자정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했으나 과정과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집행부는 집행부대로 추진력 있는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 내부적으로 반목과 갈등이 심화됐지만, 조기 수습책이나 화합 책을 마련하는 데 실패했다. 이 와중에 한고희 전 문화원장은 중도사퇴의 불명예를 감수하면서 문화원을 떠나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소 고발과 자리다툼은 사그라들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던 차에 문화원의 진정한 주인인 일반회원들이 대동단결해 혁명적 조치를 취하고 나선 것이다. 회원 A 씨는 "김해문화원을 둘러싼 잡음이 들려올 때마다 몹시 괴로웠다. 문화원의 발전을 위한다면서 사사건건 문화원의 발목을 잡으며 목소리를 높여온 일부 이사들은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정기총회는 '2012년도 사업결과 보고와 수지결산 승인의 건' '2013년도 사업계획과 수지예산 승인의 건' '김해문화원 정관 안과 임원선거 관리규정 일부개정 승인의 건' 등을 위해 소집됐으나, 회원들이 기타토의 때 전격적으로 거사를 단행한 것이다. 대부분의 이사들이 퇴장한 뒤, 회원들은 다수의 찬성으로 기타안건으로 상정된 이사 해임 안을 가결했다. 회원 A씨는 "정기총회는 각자 생업에 종사하느라 한 자리에 모이기 힘든 회원들이 1년에 한 번 함께 하는 자리다. 이사 해임안이 상정되는 순간, 문화원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를 알았다. 아마 다른 회원들도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오죽하면 회원들이 박수를 치고 환호성을 질렀겠나"라고 말했다. 회원 B씨는 "회원들이 이사 해임안을 가결시키는 과정을 지켜보던 한 이사가 회원정족수를 확인하겠다며 단상 위에 올라가 회원들의 사진을 찍으려 했다"며 "회원들의 뜻을 완전히 무시하는 이런 식의 행동에 회원들이 더 분노했다"고 밝혔다.
 
해임된 이사들 중에는 이사 해임안 통과를 환영하는 경우도 있다는 후문이다. 회원 C 씨는 "이사 해임안이 가결된 뒤, 평소 친분이 있던 이사에게 미안하다고 했더니 '이사 해임안 통과는 잘된 일이다. 그동안 내가 그만두면 지금껏 문화원의 일에 계속 시비를 걸던 이사들만 남게 될까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다'고 털어놓더라"고 전했다.
 
한편, 당초 예정돼 있었던 원장 선거는 등록한 후보가 없어 치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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