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400억원 들여 3곳 정비사업
"인공시설로 자연상태 훼손" 지적
시 "물 끌어오더라도 진행할 것"


김해시가 막대한 사업비를 들여 삼방동의 신어천, 장유면의 대청천, 율하천에서 생태하천 복원사업에 나서고 있지만 무늬만 생태하천일 뿐 실제로는 주민 휴식공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3일 김해시에 따르면 시는 2011년 4월부터 국비 92억 원, 시비 39억 원 총 131억 원을 들여 신어천 생태하천 복원공사를 벌이고 있다. 이 공사는 9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으며 오는 6월이면 마무리될 예정이다.
 

▲ 생태하천 복원이라는 이름을 내세워 실질적으로는 친수공간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삼방동 신어천 공사 현장.

신어천 복원사업은 총 길이 1.5㎞ 하천의 중류부인 충절교와 관천교 사이에 곡사분수와 조명시설을 설치하는 내용의 공사다. 제2삼방교 상부 구간에는 가야저수지와 연결한 인공폭포를 만들어 인근 주민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제2삼방교 하부 구간에는 하천벽면을 따라 목재 데크로드를 설치해 시민 산책로를 조성할 예정이다.
 
김해 동부지역 주민들은 신어천 생태하천 복원사업 완공이 다가왔다는 소식을 반기는 분위기다. 김은지(33·삼방동) 씨는 "김해 서부지역의 해반천과 같은 휴식공간이 동부에는 없어 늘 불만이었다. 신어천 생태하천 복원사업이 완공되면 신어천을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는 시민의 휴식공간이 조성되기 때문에 기쁘다"고 말했다.
 
김해시는 신어천뿐만 아니라 대청천에서도 생태하천 조성사업을 벌이고 있으며, 율하천은 내년부터 생태하천조성사업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대청천은 국토교통부의 생태하천 조성사업에 선정돼 사업비 국비 102억 원과 시비 67억 원 모두 169억 원을 들여 지난해 9월부터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장유면 삼문리 대청계곡~조만강 합류지점의 총 7.3㎞ 구간에서 호안의 콘크리트를 걷어내 자연석으로 교체하고, 하천 주위 자전거도로와 산책로 등을 조성해 내년에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율하천도 국비 60억 원과 시비 40억 원 총 100억 원을 들여 내년 말까지 생태하천으로 복원될 예정이다.
 
▲ 지난해 9월부터 공사 중인 대청천.
이처럼 김해시가 모두 400억 원을 들여 3개 하천을 생태하천으로 복원하겠다는 사업에 나섰지만 실제로는 생태하천이 아니라 주민을 위한 휴식공간 조성에 더 가깝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2월 대청천 생태하천 조성사업 공사구간 탐방에 나선 대청천생태하천조성시민모니터링단은 "대청천 하천 바닥에 자연석이 모두 사라져 어류가 숨을 곳이 부족하다. 중류부 도심지역에서 하천으로 유입되는 각종 생활하수와 오폐수를 차단하는 시설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대청천 상류부 계동교~대청2교 구간의 하천 둑에 수십 년간 자생해온 자연수림을 베어내고 있다. 이는 생태하천 조성이 아니라 자연상태를 훼손하는 정비사업에 지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이하 마창진환경연합) 관계자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생태하천 복원사업은 단기적이고 가시적인 형태로 진행돼 생태하천복원 사업이 오히려 생태계 파괴하고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다고 한다. 마창진환경연합 이보경 국장은 "여름에 물이 마르는 건천은 자연스러운 자연현상이다. 그런데 흉물스럽다는 이유로 기계를 이용해 물을 끌어와 하천의 수량을 계속 유지하려고 함으로써 오히려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창원 남천의 사례를 소개하며 "생태하천 복원사업 후 야생동물이 숨을 공간이 없어져 생태하천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인제대학교 토목도시공학과 박재현 교수는 "생태하천 복원사업이 벌어지는 하천 대부분이 도심에 있다. 그러다보니 친수공간을 바라는 주민의 요구를 무시하기 어렵다. 도심 하천을 진정한 생태하천으로 복원하고 조성하기 위해서는 시민 모니터링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 또 주민교육, 홍보활동 등을 통한 주민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해시 환경정책과 관계자는 "단순히 생태하천으로 복원만 하려면 자연하천 그대로 놔두는 것이 가장 좋다. 시민들은 삶의 질이 높아지면서 친수 공간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생활하수 오염의 위험이 있는 곳에는 비점오염원 처리시설을 설치해 이를 막을 계획이다. 하천에 흐르는 물이 없으면 하천이 썩어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물을 끌어오는 작업으로 비용이 들어도 이를 감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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